“한국대표로 세계무대에 진출하는 거요? 예상 못했어요. 모두 얼떨떨해 하다가 무대에서 펑펑 울었죠. 축하파티요? 파티 할 시간이 어디 있어요. 본선이 코앞인데 죽을 각오로 연습해야죠.”
전북지역 청소년들로 구성된 댄스팀 ‘소리질러(Su Wa Li Zilla)’가 세계출전권이 걸린 한국예선 학생부에서 우승해 오는 25일부터 31일까지 미국 LA에서 열리는 WOD(World of Dance)에 한국대표로 출전한다. WOD는 세계 27개국 81개팀, 10만 여명의 댄서들이 참가하는 국제적인 대규모 댄스경연대회다.
오는 25일 출국을 앞두고 하루 10시간씩 맹연습중인 ‘소리질러’를 지난 20일 전주의 한 안무연습실에서 만났다.
2014년 창단한 ‘소리질러’는 춤을 좋아하는 도내 고등학생들이 모여 결성한 댄스팀이다. 장한나(전주성심여고3) 박민주(호남제일고3) 신연수(근영여고1) 김은지(김제여고1) 박하영(김제여고1) 진도운(전주전일고2) 백승훈(삼례공고2) 금혜민(호남제일고3) 소지은(중앙여고3) 유원준(전주신흥고2) 김아영(군산중앙여고3) 김지수(완주고3) 이슬(군산여상고3) 이재강(전주생명과학고2) 조민혁(정읍고2) 유현호(전주영생고2) 백주홍(전주예고2) 배강륜(전주예고3) 등 18명이 그 주인공. 성별과 나이, 학교, 성격도 모두 다르지만 춤에 대한 열정 하나로 아름아름 모였다.
“처음 모였을 땐 서로 성격도 다르고 개성이 강하다 보니 친해지기 힘들었어요. 몇 년 동안 서로 동작을 알려주고 합을 맞추면서 이제는 팀워크가 강점이 됐죠.”
이들 모두 춤을 전문적으로 배워본 적이 없었지만 한국문화나눔협의회 지원으로 전문댄스팀의 지도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의견충돌로 싸우거나 더딘 실력 성장에 좌절하기도 하고 부상투혼도 많았지만 지금은 전국 청소년 댄스 경연대회 대상, 대한민국 청소년동아리 경진대회 대상 등 각종 댄스경연대회 상을 휩쓸 정도로 탄탄한 실력을 자랑한다.
매년 연초가 되면 팀원이 함께 올해 열리는 대회를 찾고 그 중 참가할 대회를 정한다. 목표를 정하면 여기에 맞는 무대 테마와 콘셉트, 안무 내용, 음악 등을 기획한다. 올해는 더 큰 무대로 나가보자는 취지로 WOD의 문을 두드렸다. 전국에서 28개팀이 모였고 그 중 ‘소리질러’가 본선진출권이 걸린 대상과 베스트퍼포먼스상을 받았다.
본선 진출의 비결을 묻자 대회 성격에 맞춘 치밀한 공연 기획 덕분이라고 입을 모았다. 리더인 장한나양은 “미국 정서에 친숙한 ‘토이스토리’ 만화를 바탕으로 중간 중간 한국적인 콘텐츠를 가미했는데 심사위원들이 흥미롭게 본 것 같다”고 말했다. 팀원들은 본선에서도 한국과 미국의 재밌는 콘텐츠를 결합해 화려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한편 고난도 안무기술도 더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이정아 우석대 교수의 도움 아래 다양한 동작을 익히고 있다.
연습은 순조로웠지만 약 7000만원에 이르는 대회 참가 경비 마련이 문제였다. 다행히 전북문화관광재단의 메세나 사업을 통해 1000만원 지원 받고 이들의 가능성을 알아본 곽민종 한국문화나눔협의회 이사장도 일부 지원을 약속했다.
“소중한 기회를 얻은 만큼 무대에서 우리가 준비한 것들의 200%를 보여주고 후회 없이 내려오고 싶어요.”좋은 성과를 거둬 다시 인터뷰 하겠노라고 기약하는 학생들에게서 유쾌하지만 비장함이 느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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