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호남 몫 내정됐으나 친박 김선동으로 전격 교체 / 여 지도부 퇴진 성명 동참에 정치적 보복 관측도 / 전북 김광수 의원만 참여…예산 확보 난항 우려
새누리당 정운천 의원(전주을)이 국회 예산안조정소위에서 제외됨에 따라 새누리당의 전북홀대가 너무 심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당초 새누리당이 내세웠던 약속과는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지난 8월 호남출신의 이정현 당 대표를 내세운 뒤, 전북 인사와 예산을 배려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7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정부 예산안 심사를 앞두고, 이 같은 공약은 결국 공염불이었다는 게 드러났다.
새누리당은 애초 호남 몫으로 정운천 의원을 예결위 예산조정소위 위원으로 사실상 내정했으나 지난 6일 친박계 김선동 의원(서울 도봉을)을 정 의원 대신 예결위 소위에 포함시켰다.
정 의원이 예결위 소위에서 배제된 것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최순실 게이트’로 위기에 몰린 친박계가 내년 국가 예산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전북을 배제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새누리당에서 예결위에 포진된 의원들 7명중 6명이 친박으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김선동 의원은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정무비서관을 지낸 대표적인 친박계다.
이와 함께 정 의원이 지난달 31일 비박계 의원들의 ‘친박계 지도부 퇴진 성명’에 동참한 것에 대한 새누리당 지도부의 정치적 보복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예산안 조정 소위 위원은 당 원내대표와 원내수석, 예결특위 간사 등이 논의해 결정한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호남 의원이 둘 밖에 없으면 상황이 이렇더라도 정치적 동반자적 입장을 고수해야 하는데, ‘친박’에 함몰돼 버렸다”며 “결국 전북 예산 홀대 극복, 균형인사 등용 등의 공약은 말뿐이었다”며 비판했다.
정 의원 역시 당 지도부의 이 같은 방침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정 의원은 “당으로부터 예결위 소위 약속을 받은 상태였는데, 주말에 아무런 통보도 없이 갑자기 결정이 바뀌었다”며 “전북 홀대를 극복해달라는 도민들의 절절한 마음을 또 외면하고 무시하는 것 아니냐”며 질타했다.
전북도 관계자도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간 전북도에서는 새누리당과 더불어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국회의원들이 국회 예결위 소위에 배정될 것으로 예상, 기대감이 높았던 상태였다. 특히 여당 의원이 정부 예산안의 증액과 삭감권한을 갖고 있는 예결위 소위에 들어가는 것에 대해 전북도의 정부 예산안 반영에 긍정적일 것으로 기대했었다.
그러나 민주당의 이춘석 의원(익산갑)은 예결위 소위를 같은 당 이개호 의원(담양·함평·영광·장성)에 양보했고, 정운천 의원은 당 내부에서 배제되면서 전북에서는 국민의당 김광수 의원(전주갑)만 예결위 소위에 참여하게 돼 홀로 예산 확보에 매진해야 하는 상황이다.
전북도 관계자는 “도의 국가예산팀도 정부와의 관계를 고려해 여당 의원인 정운천 의원실과 적극적으로 공조해서 예산확보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며 “의원실에서도 예산확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힘써줘서 이번 예산확보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는데,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해서 당황스럽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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