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즈려밟지 말고 지르밟자] '내리누르다' 의미는 '지르-'가 바른 말

나 보기가 역겨워/가실 때에는/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우리다.// 영변에 약산/진달래꽃/아름따다 가실 길에 뿌리우리다.// 가시는 걸음 걸음/놓인 그 꽃을/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나 보기가 역겨워/가실 때에는/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

 

우리들의 영원한 애송시 김소월의 시 <진달래꽃> 이다. 그런데 소월님의 시 가운데 걸음마다 놓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라는 대목이 나온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이 ‘즈려밟다’가 “위에서 내리 눌러 밟다”라는 의미의 바른말인 줄 알고 있다. 하지만 ‘즈려밟다’는 바른말이 아니다. ‘즈려밟다’와 함께 많이 쓰이는 ‘지려밟다’도 바른말이 아니다. <표준국어대사전> 은 ‘즈려밟다’의 바른말은 ‘지르밟다’라고 밝히고 있다. 이때의 ‘지르-’는 ‘내리누르다’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신이나 버선 따위를 뒤축이 발꿈치에 눌리어 밟히게 신다”를 뜻하는 말이 ‘지르신다’이고, “아랫니와 윗니를 꽉 눌러 물다”를 의미하는 말이 ‘지르물다’이다.

 

우리는 시에 쓰이는 잘못된 시어들 때문에 혼동을 많이 한다. “어느새 내 마음 민들레 홀씨 되어/강바람타고 훨훨 네 곁으로 간다”는 시가 있다. 그런데 민들레에는 홀씨가 없다. 홀씨는 포자라고도 하며 고사리, 이끼, 버섯 등이 포자로 번식한다. 홀씨는 바람에 날려서 퍼지며 민들레의 씨도 바람에 날려 퍼지기 때문에 홀씨라고 하는 것 같은데 이는 큰일 날 소리다. 민들레는 꽃식물이고 종자로 번식하지, 포자(홀씨)로 번식하지 않는다. “민들레 홀씨”가 아니라 “민들레 속 씨 깃털”이 두둥실 날아가듯이 민들레의 꿈도 널리 퍼지길 기원한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정치일반전북 2차 공공기관 이전 범도민 추진위원회 출범

정치일반김관영 ‘현금 제공’ 악재…민주당 전북지사 경선판 급격 ‘요동’

국회·정당조국혁신당, 군산·익산·정읍·고창 단체장 후보 단수공천

정치일반안호영 의원 “전북도지사 경선 계속”…단일화는 4일 판단

사건·사고경찰, ‘인사 비리 의혹’ 최경식 남원 시장 불구속 송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