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기술이 미래 자동차산업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보스턴 컨설팅 그룹은 2035년이면 세계적으로 판매되는 자동차 4대 중 1대는 자율주행차로 전망했다. 완전 자율주행차는 1200만대, 부분 자율주행차는 1800만대에 달한다는 분석이다.
자율주행차 개발을 위한 완성차업체와 IT 업체의 기술 개발 및 인프라 투자, 실증도 활발하게 이뤄지는 분위기다. 미국의 미시간 주 정부가 2015년 미시간대학을 비롯해 GM, 포드, 도요타, 보쉬 등 자동차업체와 세계 최초의 자율주행차 실증 도시인 M-City를 구축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M-City는 대규모 부지(4만평)에 실제 도시와 같이 차량, 신호등, 보행자, 지하도, 일반 도로, 고속도로, 원형 교차로 등을 마련해 자율주행차의 성능을 안전하고 정확하게 검증한다.
전북도도 새만금과 상용차 인프라를 연계해 최소한의 비용 투입으로 상용차 자율주행 신산업을 선점·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상용차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할 상용차업체, 연구기관, 새만금 항만과 도로 등 인프라가 충분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상용차 자율주행 기술에 주목하라
미국 MIT가 지난달 발표한 2017년 10대 혁신기술 가운데 ‘자율주행 트럭’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MIT는 구글이나 테슬라 등 IT 업체가 개발하는 승용차가 아닌, 자율주행 트럭에 집중했다. 미국 MIT는 운전자가 탑승하지 않은 자율주행 트럭이 안전성 실험 운행 등을 거쳐 5~10년 후면 적용될 것으로 예측했다.
실제 유럽 자동차업체는 자율주행 기술을 활용한 트럭 군집주행에 초점을 맞춰 기술 개발, 실증을 추진한다. 최초의 도심형 자율주행 전기버스인 ‘퓨처 버스’(Future Bus)를 공개한 벤츠는 지난해 8월 도로에서 20㎞ 운행했다. 볼보는 지난해 8월부터 스웨덴 광산의 지하 갱도 7㎞ 구간에서 완전 자율주행 트럭을 실험 운행하고 있다.
지난해 4월 네덜란드에서는 벤츠와 스카니아, 볼보 등 6개 회사가 참가한 ‘2016 유럽 트럭 플래투닝 챌린지’가 개최됐다. 독일과 스웨덴, 덴마크 등 유럽 전역에서 출발한 군집주행 트럭이 10~15m의 거리를 유지하면서 600~2000㎞ 주행하는 데 성공했다. 올해는 네덜란드 로테르담 항구에서 군집주행 트럭이 유럽 각 지역으로 향한다. 2019년에는 일본 상용차업체인 히노, 이스즈 등도 3대 이상의 화물차 군집주행을 진행할 계획이다.
군집주행은 여러 대의 차량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어 앞 트럭의 움직임에 따라 뒤에 있는 트럭이 따라가는 시스템이다. 선두에서 주행하는 트럭은 핸들링, 가속, 감속, 제동 등의 주행상태 정보를 다음 차량에 제공한다. 뒤에 있는 트럭은 레이더, 카메라, 센서 등을 이용해 앞트럭의 위치·방향·속도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자동으로 따라간다.
△상용차 자율주행과 새만금, 시너지 효과 기대
글로벌 경기 침체와 국내 자동차산업 성장 둔화로 국내 자동차 생사량은 2012년 456만대에서 지난해 422만8000까지 정체된 상태다. 전북의 상용차 생산량도 지난해 6만5000대에 그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북 자동차산업은 도내 제조업 출하액의 25%, 종사자 수의 21%를 차지하는 주력산업이다. 특히 전북은 상용차산업의 강자다.
현대자동차와 타타대우상용차는 전북에서 국내 중대형 상용차 생산량의 94%를 생산한다. 상용차 완성·부품업체는 군산시·익산시·완주군을 중심으로 집적화 단지를 형성하고, 특장차 완성·부품업체는 김제시를 중심으로 집적화 단지를 이루고 있다.
또 전주시·군산시·김제시·완주군에는 자동차산업과 관련된 연구기관이 곳곳에 포진해있다. 대표적으로 자동차융합기술원과 전자부품연구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국탄소융합기술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등이 있다.
전북은 자율주행 기술을 완성하기 위해 필요한 실증 인프라 측면에서도 강점을 지니고 있다. 33㎞의 새만금 방조제 하부의 수변도로와 새만금 신항만, 새만금 내부를 잇는 동서 2축·남북 2축 도로, 새만금·포항 고속도로는 자율주행 실증을 위한 최적의 인프라로 꼽힌다. 내년에 완공되는 국내 유일의 상용차 주행시험장과 연계한다면 테스트베드 투자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상용차 자율주행산업 육성을 위한 국가사업화 필요
지난해 10월 산업연구원은 ‘전북 미래비전 및 발전전략 구상 용역’을 통해 15조원 규모의 새만금 자율주행차 선도도시 조성사업을 발굴했다. 자율주행차의 실증·연구 단지, 근로자 주거 단지, 자율주행차의 교통 시스템을 갖춘 새만금 복합단지 조성을 제안했다.
이와 관련해 전북도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총 3000억원을 투입해 ‘상용차 자율주행 기반 글로벌 전진기지 조성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새만금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부품업체 집적단지 조성, 상용차 자율주행기반 기술 개발 지원, 실증·연구 인프라 구축 등을 담았다. 국내외 산학연 연구소를 유치해 협업 센터를 구축하고 제품 설계부터 개발, 평가·실증, 사업화까지 일괄 처리한다는 구상이다.
또 새만금 내에 상용차 자율주행 실증단지를 조성하기 위해 이 지역을 규제 프리존으로 지정한다는 복안이다.
전북도는 “새만금과 주변지역에 구축된 상용차 인프라를 활용하면 상용차 자율주행 실증단지 구축에 따른 막대한 투자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며 “특히 새만금은 상용차 자율주행차 실증을 위한 주행 공간이 확보돼 있어 사업을 추진하기가 상대적으로 용이하다”고 밝혔다.
상용차 자율주행 기반 글로벌 전진기지 조성사업이 국내 상용차산업의 돌파구가 되려면 대선공약 사업화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선 후보들과의 공조 체제를 통해 새만금 자율주행차 선도도시를 선언한 전북의 정책적 추동력을 확보할 때다.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