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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 장영란·김광화 부부 〈밥꽃 마중〉 발간

농사 지으며 만난 60여 곡식꽃·채소꽃 소개

“벼꽃이 피고 지는 걸 볼 때면 많은 생각이 스쳐간다. 언제부터인지 쌀이 흔한 세상이 되었다. 요즘은 그 소중함을 대부분 잊고 산다. 화려한 요리에 가려지고, 먹기 편한 빵에 밀려나고 있다. 이게 단순히 먹을거리 문제만으로 끝날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모든 것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흔한 걸 소중히 여기지 않는다면 그 대가를 우리 스스로가 고스란히 치르게 될 것이다. 쌀에 대한 푸대접은 곧 생명에 대한 푸대접이나 다름없다.”

 

무주로 귀농한 장영란·김광화 부부가 농사를 지으며 만난 60가지 곡식꽃과 채소꽃을 글과 사진으로 남긴 9년간의 기록이 한 권으로 책으로 엮어졌다. <밥꽃 마중> (들녘).

 

저자는 우리 밥상에 매일같이 올라와 사람을 먹여 살리는 이 꽃들을 ‘밥꽃’이라 이름 붙이고, 사람의 ‘목숨꽃’이라 여겼다. 밥꽃이 어떤 과정을 통해 사랑을 하고 꽃을 피우는지, 밥꽃(농작물)은 언제 어디서 들어왔는지, 이들의 가계(家系)는 어떻게 이어져왔는지 등 공부하는 과정이 뒤따랐다. 한자와 우리말이 뒤섞여 어려운 식물 용어를 되도록 한글말로 정리하는 과정도 거쳤다.

 

요즘 꽃이나 식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정작 우리를 먹여 살리는 꽃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고 있다. 또 배추, 무 등 우리가 먹는 대부분의 작물은 수확한 이후 밭을 갈아버리고 씨를 다시 사다가 심는다.

 

저자는 이런 구조가 반복되다 보면 ‘언젠가는 우리가 먹는 것이 자연에서 왔다는 사실조차 잊게 될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밥꽃에 대한 작업은 이러한 안타까움에서 시작됐다.

 

20여 년간 맛본 수확의 기쁨만큼이나 뭉클하고 알싸한 식물의 세계. 작물이 열매를 맺고 꽃을 피우는 ‘한살이’는 우리 인생의 모든 페이지와 같다. 인생의 중반을 훌쩍 넘긴 이들 부부가 논 한복판에서 만난 작은 밥꽃 한 송이에 감동하게 되는 것은 알싸한 우리네 인생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저자 장영란은 경북 상주 출생으로 한양대 경제학과를 졸업 후 청소년노동자를 위한 부천실업고등학교 교사로 일했다. 1998년 무주로 귀농, 전망 좋은 산기슭에 손수 흙집을 지어 살고 있다. 논농사와 밭농사를 짓는 틈틈이 <굴렁쇠> , <귀농통문> , <웰빙라이프> 등에 농사, 교육, 부부 연애, 치유에 관한 글을 연재했다. ‘정농회’ 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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