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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전북일보 신춘문예 예심] 20~30대 청년 응모 대폭 늘어…순수문학에 빛들까

4개 부문 842명 2168편…글쓰기 인구 증가 등 영향 /  청년 작품들 신선함 좋지만 깊이 있는 사유 키워야  /  시·수필 완성도 높아…소설은 사건화·퇴고 아쉬움

▲ 전북일보 신춘문예 예심이 실시된 지난 14일 전북일보사 7층 회의실에서 심사위원들이 출품된 작품들을 심사하고 있다. 박형민 기자

‘2018 전북일보 신춘문예’의 응모자 수가 크게 늘었다. 2년 전 응모자 수의 두 배 이상이다. 특히 예년에 비해 20대·30대 참여자의 비율이 늘어났다. 예심 심사위원들의 말처럼 10년의 순수예술 암흑기를 지난 현재, 다시 순수 문학인을 꿈꾸는 청년들이 일어서기 시작했다는 신호인걸까.

 

더욱 긍정적인 점은 응모작이 많아졌음에도 전반적인 글쓰기 기술은 일정 수준이었다는 것. 소설을 제외한 나머지 분야는 본심에 올릴만한 수작(秀作)들도 함께 증가했다.

 

‘2018 전북일보 신춘문예’공모에는 모두 842명이 2168편을 응모했다. 응모자와 작품수 모두 지난해(609명, 1587편)보다 크게 늘었고, 2016년(418명, 1037편)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에 달한다.

 

연령별로는 여전히 50대 이상 장년층의 응모가 많았지만, 20대·30대 응모자가 대폭 늘었다. 전체 비율의 약 40% 이상이었다. 소수의 10대와 90대 참가자도 있었다. 지역별로는 전북, 충청, 강원, 대구경북, 경남, 부산, 전남, 광주, 제주 등 전국 각지에서 작품을 보냈고 서울·경기권이 예년에 비해 많았다. 미국, 호주, 캐나다 등 해외에서도 작품을 보냈다.

 

지난 14일 오후 전북일보사 회의실에서 ‘2018 전북일보 신춘문예’ 예비심사가 열렸다. 심사는 ‘전북일보 문우회(신춘문예 당선자 출신 작가들의 모임)’의 박태건 시인, 문신 문학박사, 장은영 동화작가, 김형미 시인, 정숙인 소설가, 최기우 극작가가 참여했다.

 

이들은 응모자가 대폭 늘어난 기본적인 원인으로 사회·평생교육원, 문학시민강좌 등으로 문학 저변이 넓어짐에 따라 글쓰기 인구가 늘어난 것을 꼽았다. 동시에 ‘문화계 블랙리스트’ 등으로 순수예술이 탄압받던 지난 10년간 공무원 시험 응시·일반 취업 등으로 눈을 돌렸던 대학의 문학 전공생들이 원하는 목표를 되찾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시 부문은 출품작만 1370편에 달했다. 생활 문학도 많아 편차는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작품 완성도가 높았다. 읽는 재미가 있는, 트렌디한 작품이 많아 청년 문학도들이 많이 늘어난 것이 느껴졌다는 평가다. 박태건·김형미 위원은 “신선함으로 시단을 자극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시정권이 바뀌고 사회가 나아져서인지 시대·현실, 공동체 문제를 고민하기 보다는 개인사에서 머물러 아쉬웠다”고 말했다.

 

매년 응모작들의 수준이 뛰어난 수필은 올해도 기대를 충족시켰다. 문신 위원은 “전반적으로 일정 수준 이상이었고 다양한 소재, 젊은 감각을 잘 살린 작품이 많았다. 하지만 삶의 질곡을 통해 나오는 성찰이 부족한 모습도 보였다. 성찰을 강조하기 위해 전형적인 패턴이 나오기도 했고, 아직 경험·사유의 힘이 문장 안에 거둬지지 않은 듯한 작품도 있었다”고 말했다.

 

“동화는 설익은 작품도 적고 전체적인 수준이 높았다”는 게 장은영 위언의 평가다. “일상에서 만나는 문제들을 아이다운 상상력으로 풀어낸 작품, 어른들이 세워놓은 편견을 단숨에 무력화 시키는 유쾌하고 기발한 작품이 많았고, 동시에 따뜻한 시선도 놓치지 않아 심사를 하면서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의인화, 환경, 노인문제, 다문화, 이혼 등 주변 생활부터 우주, 로봇, 미래사회 등 판타지까지 소재의 스펙트럼도 넓어졌다.

 

최근 작품 수준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던 소설이 올해는 주춤했다. 최기우·정숙인 위원은 “광화문, 세월호, 콜센터, 외국인노동자, 다문화, 노숙자, 자살, 고독사, 매창, 동학, CCTV 등등 경향을 파악하기 어려울 만큼 다양한 소재가 다뤄졌지만, 각각의 소재를 사건화하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퇴고가 충분히 이뤄진 작품이 많지 않아 아쉬웠다”고 말했다.

 

당선작은 본심을 거쳐 2018년 1월 2일자 전북일보 신년호에 발표되며, 당선자에게는 개별 통보한다.

김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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