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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전북일보 신춘문예 당선자 뒷이야기] "사람 냄새 나고 위안이 되는 글 쓰고 싶어요"

소설 최아현, 다양한 여성상 보여주고 파 / 시 김헌수, 약자·낮은 곳의 시선 담을 것 / 수필 김영주, 누군가 내 글 읽고 큰 힘 얻길 / 동화 이경옥, 누구나 공감하는 글 쓰고파

겨울이면 눈처럼 ‘신춘문예 열병’이 찾아온다. 이 열병은 흠씬 앓지 않고는 낫지 않는다. 스스로를 치열하게 갈고 닦는 습작 기간, 수없이 도전하고 좌절하는 기다림의 시간을 견뎌내야만 한다. 그래야 비로소 ‘새봄’을 맞이한다.

 

비 오는 크리스마스이브, 당선 소식을 알리는 전화 한 통으로 남들보다 일찍 새봄을 맞은 이들이 있다. ‘전북일보 2018 신춘문예’에 당선된 김헌수(51·시), 최아현(23·소설), 이경옥(57·동화), 김영주(53·수필) 씨가 그동안의 준비 과정과 앞으로의 활동 계획 등을 들려줬다.

 

김헌수 씨에게 시는 ‘숨구멍’과도 같다. 시는 삶의 동기를 부여하고, 성취감을 느끼게 했다. ‘사는 맛’이 났다.

 

그러다 2010년 전북여성백일장 차하로 당선되면서 본격적으로 시를 쓰기 시작했다. 전북여성백일장 모임인 문학동인 글벗에서 활동하다 2015년 우석대 대학원 문예창작학과에 진학했다. 10여 년 간 신춘문예 문을 두드렸고, 결국 문이 열었다.

 

그는 “짓밟아도 얼어붙어도 봄이 되면 멀리 날아가는 민들레 홀씨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소리 없는 아우성’을 외치는 약자의 시선, 낮은 곳의 시선을 담아내고 싶다”며 “각박한 세상 속에서 따뜻한 시, 사람 냄새나는 시를 쓰고 싶다”고 밝혔다.

 

최아현 씨는 생애 첫 신춘문예 응모에 덜컥(?) 당선됐다. 아직도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겠다고 할 정도.

 

전주대 역사문화콘텐츠학과 학생으로 소설은 이제 막 배우는 단계다. 홀로 습작하고 이를 몇몇 지인에게만 보여줬기 때문에 부모님은 물론이고 지인 대부분이 소설 습작 자체를 몰랐다고 한다.

 

그는 ‘여성 간의 연대’에 큰 관심을 보였다. “여성이 주인공인 이야기를 쓰고 싶어요. 제가 자라면서 그런 글을 많이 접하지 못했거든요. 조금 더 다양한 여성상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그래서 더 많은 걸 꿈꾸는 사람들이 늘어났으면 좋겠어요.”

 

15년간 독서 지도를 한 이경옥 씨는 3년 전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다. 15년간 매달 읽던 동화였다. 자신을 위한 ‘치료’ 또는 ‘치유’ 목적이었다. 그는 동화를 쓰면서 스스로 정화되는 걸 느꼈다고 한다. 그 글을 읽은 아이들의 상처도 치유되길 바랐다.

 

그는 동화에 대해 ‘누구나 읽어도 공감할 수 있는 글’이라고 정의했다. 아이들 시점에 맞춰 단어를 선택하기 때문에 엄격하고 정제된 글이라는 것. 그 자신도 누구나 읽고 공감하는, 마음의 위안을 얻는 동화를 쓰고 싶다고 했다. 동화 안에 담긴 ‘철학적 사유’도 강조했다.

 

김영주 씨는 2014년 학부형에서 학생이 됐다. 그는 우석대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14학번, 그의 아들은 우석대 문예창작학과 12학번이다. 그의 나이 쉰, 대학원 진학을 결심했다. 멀리 떨어져 사는 딸을 늘 마음 아파하셨던 아버지는 등록금으로 딸의 도전을 지지했다. 그는 메모지를 들고 다니면서 글을 썼다. 종이가 없을 때는 영수증 뒷면도 메모지로 활용했다.

 

그는 사물의 이면을 바라보는 ‘예민한 감성’을 지녔다. 꽃을 꽃이라고 보는 사람, 꽃을 장미꽃이라고 보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꽃대의 상처를 보는 사람이다. 신춘문예 당선은 이 예민함을 피곤한 성격이 아닌, 축복받은 창작 도구로 받아들이게끔 했다.

 

그는 위안이 되는 글을 쓰고 싶다고 했다. “세상 사람들은 마음 속에 장애를 하나씩 가지고 있어요. 남들이 별 것 아니라고 하지만 나에게는 큰 장애죠. 누군가 내 글을 읽고 힘을 얻길 바랍니다.”

문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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