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창렬 시집 〈꽃은 자길 봐주는 사람의 눈 속에서만 핀다〉
‘나와 너 사이로 바람 분다면/ 눈 녹고 꽃 피는 일이 우리 사이의 일이겠다/ 그런 이유로 마냥 봄인 날들,/ 피는 꽃의 향기는 네게 닿고/ 꽃 향이 내게 올 때 너도 함께 묻어오겠다/ 너와의 사이라면 바람에 꽃잎 지는 것도 나는 춤이라 여기고/ 낙화도 하냥 꽃이라 하겠다 쓸어내지 않겠다’(오창렬의 시 ‘바람 지날 만한’ 중)
오창렬 시인이 10년 만에 시집 <꽃은 자길 봐주는 사람의 눈 속에서만 핀다> (모악)를 펴냈다. 꽃은>
사람과 사람 사이를 시·공간을 아우르는 시어로 메우는 오 시인. 사이는 간격이기도 하고 여지, 어떤 지점이기도 하다. 시인은 이곳과 저곳 ‘사이’에 무수한 이야기를 담아낸다. 나의 이야기이면서너의 이야기를 말하는가하면, 내 이야기도 네 이야기도 아닌 것을 말하기도 한다. 김완준 모악 출판사 대표의 말대로 ‘펼치면 천일의 시간이지만 접어놓으면 딱 하룻밤 이야기’ 같은 시집이다.
박성우 시인은 오 시인의 작품을 두고 “시인의 격과 결을 고대로 닮은 고요하고 고결한 시편들”이라고 말했다. 잘 여문 시의 씨앗에서는 꽃냄새와 샘물냄새와 사람냄새가 난다.
오태환 시인은 “그리움의 정서가 촘촘히 배어 아스라한 빛깔로 채색된 시집”이라고 평했다.
‘명륜당에 앉아 황금빛 우러르는 사람들, 세상이 아름다워지는 데 한 사람이면 충분하다는 걸 끄덕끄덕 배우는 눈빛에 반짝, 반짝, 금물이 든다’( ‘미인’ 중)
여러 겹의 무늬가 겹쳐 있는 오 시인의 작품은 한 편 한 편 읽어갈수록 시의 무늬와 색감이 차곡차곡 쌓여간다. 이는 독자의 가슴속으로 고여 들면서 짙어진다. 오 시인은 남원에서 태어나 전주에서 살고 있다. 1999년 계간시지 <시안>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2008년 시집 <서로 따뜻하다> 를 펴냈다. 제8회 짚신문학상을 수상했고, 2009년 개정교육과정·2015년 개정교육과정 고등학교 문학 교과서 등에 시 ‘부부’, ‘가을밤’이 수록됐다. 서로> 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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