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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춘 시집 ‘하늘나라 우체통’ 발간

갓 구운 빵을 손으로 찢어 먹는 것, 서랍 안에 반듯하게 접어 돌돌 만 속옷이 잔뜩 쌓여 있는 것….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수필집 <랑겔한스섬의 오후> 에서 소개한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의 준말)의 사례들이다. 조촐하고 소박한 생활 감각을 중시하는 이 태도는 현대인들의 새로운 삶의 가치관을 나타내는 상징이기도 하다.

황의춘 시인의 시집 <하늘나라 우체통> 은 이 소확행의 속성이 짙게 드러나는 작품이다. 시인은 조촐하고 소박한 삶을 희구한다. 소재 역시 사회, 국가, 세계와 같은 거대 담론보다 자신이 직접 체험한 일상적 관념이나 사물, 사건에 주목한다. 그리고 연민과 동정의 정서를 바탕으로 현실 속 삶의 갈피를 무덤덤하게 기록해 나간다.

“삶은 외줄 타기다// 줄에 걸린 바람에/ 육탈肉脫이 시작되면// 햇살 한 조각에/ 두엇 살점 내어주고// 넉넉지 못한/ 초가살이도 내어주고// 흰 뼈에 새긴/ 그리움도 내어주리” (‘초분’ 전문)

전북대 양병호 교수는 “시인은 현실을 구조적이거나 분석적으로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 다만 현실과 시대를 살아내는 사람들의 삶의 애환을 나지막이 읊조릴 뿐”이라며 “이를 통해 가혹한 현실을 견디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위로한다”고 평했다.

시인은 1990년 계간 ‘시와 의식’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석조문학, 청하문학, 군산문협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문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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