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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안 출신 문화사학자 신정일 첫 시집 '꽃의 자술서' 펴내

“길을 걷다 섬광처럼 스쳐지나가는 생각이 있었다”
진안 출신 문화사학자 신정일 첫 시집 '꽃의 자술서' 펴내
우리땅걷기 이사장, 황토현 문화연구소 설립해 동학 재조명 힘써

문화사학자 신정일
문화사학자 신정일

 “길을 찾을 수 없을 것이라는 절망감에 몸서리치다가 길을 찾고서야 ‘길만 있어도 행복하다’고 여기던 그 순간을, 비로소 시(詩)로 만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진안 출신 문화사학자 신정일 씨가 첫 시집 <꽃의 자술서> (도서출판 작가)를 펴내며 ‘시인’으로서의 출발선 앞에 섰다.

사단법인 ‘우리 땅 걷기’ 이사장을 맡고 있는 신정일 시인은 언제부턴가 묵묵히 산을 오르고 강과 우리나라의 옛길을 올랐다. ‘도보여행가’의 책무를 다하고 싶었던 이유일까. 그는 산과 강을 걷는 것에서 그치지 않았다. 자신의 생각을 줄기차게 글로 담아냈다.

“길을 걷다가 무심코 만나는 어떤 생각이나 사물을 통해 섬광처럼 스치고 지나가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다가온 생각의 실체를 찾기 위해서 글을 썼습니다.”

이 책은 총 4부로 나눠져 65편의 시를 수록했다. 길을 시의 행간처럼 걷고 또 걸으며 만행을 자처했을 시인의 발걸음이 그려진다. 길 위의 인생을 살아온 ‘길의 시인’은 시편마다 자신의 생과 인생역정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표제시 ‘꽃의 자술서’에도 그리운 사람들, 가난, 배고픔으로 보여지는 절절한 고독과 해답 없는 질문들이 화두처럼 짙게 배어 있다.

도종환 시인은 신정일 시인을 두고 “이 땅의 산천이 길이자 책이었고, 길에서 만난 모든 사람과 사물이 나의 스승이었다는 것을 깨달은 사람”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신정일 시인에게 산과 강, 그리고 길은 이 나라의 역사이자 민중들의 삶 그 자체였다. 우리나라 국토교과서인 <신 택리지> 가 그 산물이다. 250여년 전 실학자 이중환 선생이 20년간 찾아 헤매 완성한 <택리지> 를 11권에 걸쳐 새롭게 펴냈다. 그가 부산에서 통일전망대까지 걷고 쓴 이 책은 오늘날 소백산 자락길, 변산 마실길, 전주 천년 고도 옛길 등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태기도 했다.

이덕일 역사학자는 “신정일 선생의 <신 택리지> 는 사람들에 대한 무한한 애정으로 이 땅 구석구석을 누구보다도 많이 걸었던 그의 발이 쓴 국토교과서”라며 “그의 삶은 모두가 침묵하던 그 시대의 발언과 마찬가지로 정당한 확신이자 선구자의 길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신정일 시인은 중학교 중퇴 후 독학으로 문학·고전·역사·철학 등을 섭렵한 뒤 수십년에 걸쳐 우리 땅 구석구석을 걸었다. 1980년대 중반에는 ‘황토현 문화연구소’를 설립해 동학과 동학농민혁명을 재조명하기 위한 사업을 펼쳤으며, 1989년에는 문화유산답사 프로그램을 만들어 현재까지 ‘길 위의 인문학’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의 산과 강, 옛길을 걸어왔으며 이를 바탕으로 <동학의 산, 그 산들을 가다> , <나를 찾아가는 하루 산행> , <신정일의 한강역사문화탐사> , <금강> , <영산강> , <섬진강> 등 책으로 펴내기도 했다.

김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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