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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판 강제징용 아픔 풀어낸 역사 음악창작극 ‘꼬마’

문화통신사, 3~4일 국립무형유산원 대공연장서 2회 공연
“일제침략·태평양전쟁 소용돌이서 한 인간의 고통 어땠나”
‘조선인’ 뜻하는 스페인어 ‘COMO’ 희망 없던 위안부 소녀 상징

“누가 뭐라 해도 난 꼬마입니다. 조선인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깊고 아름다운 마리아나 해구, 그 깊이만큼이나 우뚝 솟은 사이판섬의 한 절벽에서 ‘천황 폐하 만세’를 외치며 사라져야 했던 조선인들이 있었다.

1941년 일본의 침략으로 아비규환이 된 태평양과 동남아시아. 이후 미군과의 전쟁 과정에서 패망을 예감한 일본군은 ‘천황 폐하 만세’를 외치며 80m 절벽 아래로 몸을 내던진다.

일명 ’자살절벽’. 하지만 그 아래로 사라진 비명 속에 강제징용된 조선인과 어린 위안부 소녀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3일과 4일 오후 7시 30분 전주 국립무형유산원 대공연장 무대에 오르는 역사 음악창작극 ‘꼬마’는 일제강점기 사이판에서 벌어진 강제징용의 역사를 배경으로 한다.

이 작품의 제목 ‘꼬마’는 ‘조선인’을 뜻하는 스페인어 ‘COMO’에서 온 말이다. 사이판 전쟁 당시 아무런 힘도 희망도 없는 나날을 견뎠던 위안부 소녀의 모습이자 그 시대를 건너온 모든 조선인의 초상이다.

액자식으로 구성된 이번 작품은 2019년 현재 ‘꼬마1’과 1944년 7월 ‘꼬마2’의 시간을 교차해 보여준다. 1994년 당시 18세에 불과했던 위안부 소녀(꼬마2)가 겪었던 전쟁에 대한 기억은 2019년 현재 93세가 된 위안부 할머니(꼬마1)에게 같은 무게로 남아있다.

‘황국신민’이 되길 강요했던 일제강점기 1939~1945년, 사이판으로 강제동원된 조선인은 약 5000명에 이른다. 이들은 사탕수수 재배농장과 비행기 활주로·다리 건설현장 노동자, 군무원, 위안부로 머나먼 이국땅에서 철저하게 착취당했다.

특히, 죄 없는 조선인을 자살로 몰고간 아픔의 현장은 ‘조선인이라면 피할 수 없었던 최후’라는 점에서 울분을 불러일으킨다. ‘꼬마’가 사이판섬 마피산의 한 동굴에서 자신이 떠나와야 했던 고향 순창의 ‘갈미 바위’를 묘사하는 장면은 ‘독립’의 필요성과 가치를 일깨워준다.

천승환 작가는 지난 7월 직접 사이판으로 가 아픈 역사의 현장을 사진에 담았다. 이 사진은 공연장 앞에 전시할 계획이다. ‘진짜 있었던 일’이라는 역사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서다.

한편, 이번 작품은 ‘INTERACTIVE ART COMPANY 아따’가 주최·주관하며 전북문화관광재단의 ‘2019 무대작품제작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티켓 문의는 010-7324-2527.

김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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