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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전북일보 신춘문예 심사평 : 동화] 우주여행으로 생 마친다는 전개 참신

/안도 시인·아동문학가
/안도 시인·아동문학가

올해 신춘문예에서 동화는 106명이 117편을 응모했다. 이를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출신 김근혜, 이경옥, 장은영 동화작가들의 예심을 거쳐 9편이 본심에 올려졌다.

전북일보 신춘문예 올해 응모 동화들을 보면 대부분 애완동물, 치매 및 노인문제, 다문화 등의 소재가 많았다. 이 외에도 가족 간의 사랑, 현실비판, 자연보호, 이웃돕기 등의 주제에다가 아이들의 마음세계를 양념처럼 담은 작품들이었다.

동화의 본질은 어린이를 위해 쓴 문학의 한 갈래로써 동심을 바탕으로 하여야 한다. 따라서 동화를 창작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점은 대상이 어린이임을 항상 유념해야 한다. 그러므로 동화는 아이들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그런데도 올해 신춘문예에서는 성인들의 이야기지 아이들을 위한 동화는 거의 없어서 아쉬웠다.

본선에 올라온 9편중에서 ‘깜장묵 베프’, ‘홀씨요정 들레’, ‘뻥튀밥 귓밥’, ‘우주인 할아버지’ 4편을 최종심에 올려 몇 번을 읽고 또 읽었다.

‘깜장묵 베프’는 다문화 가정이야기인데 제목부터 아무리 통용되고 있는 외래어라고 하지만 ‘베스트 프렌드’도 모자라 ‘베프’라는 줄임말이 동화에서까지 난무하고 있어 심히 걱정스럽다. ‘홀씨요정 들레’는 고향집에 민들레를 남겨놓고 향수를 느끼려는 이야기인데 여기서도 제목 홀씨는 식물이 암컷과 수컷의 교배 없이 이루어지는 생식을 위하여 형성하는 세포로 민들레는 홀씨가 없어 잘못된 표현이다. 이 두 작품은 내용에서도 일상의 이야기를 너무 작위적으로 꾸며서 신선감이 떨어진다.

‘뻥튀밥 귓밥’은 허풍이나 거짓말 따위의 속어인 ‘뻥’을 소재로 나쁜 소리를 많이 들으면 ‘왕귓밥’이 생긴다는 내용의 신선한 전개를 했는데 산만한 구성과 과다한 주제의식이 노출되었다. 반면 ‘우주인 할아버지’는 요양원에 계신 할아버지의 기저귀를 손쉽게 갈기 위해 입은 옷을 우주복으로 명명하고 일상을 우주와 결부시켜 마지막에는 우주여행으로 생을 마친다는 전개가 참신해서 당선작으로 뽑았다. 그러나 동화적 감각은 좋지만 이상과 현실의 관계 설정이 모호해서 주제가 빈약했다.

앞으로 신춘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어린이들에게 미래세계에 대한 비전을 심어줄 뿐만 아니라, 현실에 대한 흥미와 호기심을 불어넣어 창의력을 증진시키는 어린이 세계를 주제로 삼았으면 한다. 우리의 삶에서 작가의 상상력을 끌어들이면 좋은 동화가 많이 나올 수 있다.

/안도 시인·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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