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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고 불러도 보고 또 봐도, 어머니는 가슴

전북작가회의 수필집 '어머니가 핀다'
작가 29명, 어머니에 대한 추억 담아
2019 통권 26호 '작가의 눈'도 펴내

“가장 따뜻한 말, 그리운 말, 가슴 애잔하고 애틋한 말, 미안하고 죄스러운 말, 겨울이면 찬물에 퉁퉁 불은 손 같은 말, 허기진 삶에 따뜻한 밥 같은 말, 따뜻한 아랫목보다 차가운 윗목이 자연스러운 말…. / 엄마, 그리고 어머니. / 부르고 불러도, 보고 또 봐도 어머니는 가슴이다. 그리고 어머니는 꽃이다.”- ‘안도현 雜文’ 중.

‘어머니’가 전북작가회의 회원들의 글에서 꽃으로 피어났다. 전북작가회의가 펴낸 네 번째 테마수필집 <어머니가 핀다> 를 통해서다.

글 쓴 작가는 기명숙, 김도수, 김성철, 김영주, 김저운, 김헌수, 문화영, 박서진, 박월선, 배귀선, 복효근, 안성덕, 오용기, 오창렬, 유수경, 이강길, 이세영, 이소암, 이은송, 이종민, 이진숙, 임희종, 장마리, 장창영, 조석구, 진창윤, 최자웅, 한지선, 황숙등 회원 29명.

기명숙 시인의 수필 ‘슬픔은 검은 흙으로 피었다’는 눈물 왈칵 쏟아지도록 아프다. 전남 나주 부잣집 막내딸로 태어나셨다는 엄마는 고달픈 시집살이를 했고, 기 시인은 엄마와 외모도 성격도 판박이였지만 불화했다고 고백한다. 모진 병에 걸려 생사 갈림길에서 딸의 상처를 걱정하는 엄마의 사랑을 확인하는 순간 극적으로 화해했고, 그 다음 날 새벽 엄마는 시인의 손을 꼭 잡은 채 돌아가셨다고 했다. 너무나 사랑해서 미워했던 엄마, 살아계실 때도 돌아가신 후로도 너무 보고 싶은 엄마, 슬픔은 검은 흙으로 피었다고 했다.

김저운 작가는 어머니 장례식을 치른 후 정리한 유품 이야기를 들려준다. 세 딸네 집 전화번호가 삐뚤빼뚤 힘 주어 쓰인 작은 수첩, 머리 기름때 묻어 있는 은비녀와 옥비녀…. “가시내야, 그만 좀 울어.” 밤마다 어머니의 옛날이야기를 들으며 울음이 많았던 작가에게 작은 언니는 성질을 내기도 했지만, 어머니는 어깨 토닥이며 기다렸단다. 문학의 길을 걷게 된 것도 다 어머니의 유산이라고.

전북대 영문학과 교수로 있는 이종민 작가는 어머니와 관련된 세 통의 음악편지를 띄웠다. 고향살이의 두 마음을 전하는 ‘이현의 농 - 어머니’, 철대문과 멍석 아홉 장 이야기를 추억하는 ‘어머니도 아시다시피’, 어머니의 첫사랑과 공방살을 그린 스트라이젠드의 ‘추억’ 등. 글 중간중간에 QR코드를 삽입, 독자들이 유튜브를 통해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돕는 점도 새롭다.

이외에도 작가들은 각각 엄마 또는 어머니에 대한 시리거나 따뜻한 추억을, 처연하게 또는 재치있게 소환하고 있다.

 

테마수필집 <어머니가 핀다> 와 함께 펴낸 2019 통권 26호 <작가의눈> 에는 전북작가회의 소속 회원들의 지난 한 해 글농사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특집으로 ‘전북 문화유산, 작가의 눈으로 바라보다’를 엮었고, 새로 발굴된 고 이정환 소설가의 유고 시도 가족의 도움으로 특별하게 실었다. 이외에 제12회 불꽃문학상 수상자 장은영 작가와 수상작, 제10회 작가의눈 작품상 수상자 문병학 시인과 수상작 등을 소개하고 있다.

이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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