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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호 전북도립국악원 교육학예실장 전통문화바라보기] 경기도 도당굿과 이동갈비

장말도당굿
장말도당굿

경기도 도당굿은 한국전쟁과 새마을운동의 영향으로 한동안 단절되었다가 1990년에 중요무형문화재 제98호로 지정된 전통문화이다. 보통 굿이라 하면 여자 무당의 사제가 전체적인 굿의 연행을 이끌어 가지만, 경기도 도당굿은 남자 무당인 화랭이들의 역할이 주종을 이루며 소리와 재담, 재주놀이 등을 통해 강신여무(降神女巫)인 미지와 함께 굿을 이끌고 나아간다. 이러한 화랭이는 남자 세습무(世襲巫)로서 신라의 화랑(花郞)에서 어원이 유래되었다.

경기도에서는 당제 즉 도당굿과 함께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며 마을 제사로 산신제를 지내기도 했다.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울대리의 산신제는 음력 3월과 9월에 큰 소를 잡아 제의에 쓰고 연행이 끝나면 마을 집마다 소고기를 돌려 함께 음복하였다. 때론 돼지를 제물로 잡아 쓸 때도 삶아 음복을 하고 남은 고기를 마을로 가지고 내려와 마을 사람들과 함께 나누어 먹었다. 1970년대 말 이후 제수를 마련하고 산제를 지내는 비용이 감당하기 어려워지자 비용 부담을 꺼리면서 도당굿과 달리 지역의 산신제는 안타깝게 점점 사라져 갔다. 이렇듯 제의에 십시일반으로 비용을 함께 모아 육류를 올렸던 정성은 다른 지역에 비해 남달랐으며 특히 소의 가치는 특별했다. 도당굿과 더불어 과거의 산신제에서는 이러한 소고기를 최고의 제수 음식으로 올리고 음복했던 것이다. 하물며 개인적으로 소고기를 사 먹으려면 쉽지 않은 것을 마을 단위에 큰 소를 잡아 치성을 드리고 음복하였으니 예나 지금이나 소고기가 귀한 정성의 음식인 것은 사실인 것 같다.

경기도 양주에서 가까운 포천군 이동면에는 소고기 중 갈비로 유명한 ‘이동갈비’가 있다. 이동갈비는 1980년대 초반 경기도 포천군 이동면에 조그만 식육 식당을 하던 네 곳(이동갈비, 백운갈비, 장암갈비, 느티나무갈비)이 맛의 유명세를 타면서 포천군 일동면과 이동면에 250여 군데의 갈빗집을 생성하고 집성촌으로 만든 유명한 먹을거리다. 이동갈비에는 생갈비와 양념갈비 두 종류의 소갈비가 있다. 각각 그 맛과 정성은 남다르다. 생갈비는 아무런 양념을 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의 소갈비를 참나무 숯으로 구워 손님상에 놓는다. 그 감칠맛이란 왕후장상의 불로초보다 진하다. 양념갈비는 특유의 양념 비법으로 달콤함과 단백함을 합(合)이 되게 만들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은 가격이었다. 갈비 10대(1인분)의 가격이 그 당시 서울 음식점 삼겹살의 가격과 별 차이가 없었으니 그렇게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왕래했던 손님들의 마음을 필자는 그 누구보다 잘 안다. 그 당시 포천군 일동면과 이동면 지역에는 군부대들이 많았다. 그래서인지 군 장병과 면회하러 온 식구들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는데 주말이면 한 점의 소갈비를 어머니가 이등병 아들에게 먹여 주는 모습을 종종 보곤 했다. 그러한 이유 때문인지 경기도 포천 이동의 갈비 맛은 여느 지역의 갈비 맛과 다르고 더욱 특별하다.

이러한 마을의 치성이 담긴 경기도 도당굿과 어머니의 정성이 깃든 이동갈비는 지금도 대한민국의 소중한 전통문화로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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