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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자연의 스며듦을 일상을 시어로

이복현 한국시인협회 회원 <한쪽 볼이 붉은 사과> 출간

2012년 제11회 시조시학상 본상을 수상한 이복현 시인이 <한쪽 볼이 붉은 사과> (현대시학사 )를 출간했다.

이 시집에서 사물과 사람들은 따로 놀지 않는다. 그것들은 밀어내지 않고, 서로에게 스며든다. 이 스며듦은 에로스 혹은 사랑의 행위처럼 부드럽고 달콤하며 아름답다. 스밈의 미학은 그의 정서 혹은 세계관이 분리, 절단, 갈등이 아니라 합쳐짐, 어우러짐을 향해 있음을 보여준다.

근대성이 인간과 세계, 인간과 자연간의 투쟁, 정복과 지배의 가치를 지향하는 것이라면, 이복현 시인의 세계는 이런점에서 비근대 혹은 반근대적이다. 그의 세계를 지배하는 원리는 분석고 쪼갬의 로고스가 아니라, 통섭과 흘러듦, 스밈의 미소스이다.

“새가 휘어질 듯 가느다란 나뭇가지에 앉았다가/하늘높이 날아오를 때//나무는 새를/공중으로 힘껏 밀어 올려 주었다//새를 하늘로 떠나보낸 후에/나무는 한참 동안이나 떨리는 손가락을 추스르고 있었다.” (‘새와 나무’ 전문)

이 작품에는 생략되어 있지만 나무가 새를 높이 날릴 대 새는 다시 하늘을 만난다. 새와 하늘과의 접속 이전과는 다른 것이 된다.

모더니즘의 절망과 좌절은 그의 세계관이 아니다. 그는 근대성에 의해 사라졌거나 주변화되었거나 숨겨진 사물들의 축제 혹은 복된 상태를 복원한다. 그것은 이성 이전의 자연이며, 불화 이전의 행복이고, 사물의 본래의 상태이다.

이복현 시인은 1953년 전남 순천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성장했다. 1994년 ‘중앙일보’, 1995년 ‘시조시학’을 통해 데뷔했다. 1999년 대산문화재단 창작기금(시부분)을 받고, 그 해 <문학과의식> 겨울호에 시를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은 <따뜻한 사랑 한 그릇> 등을 펴냈다. 현재 한국시인협회, 한국작가회의, 충남작가회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강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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