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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변종태 시인의 시집 <목련 봉오리로 쓰다> : 일상의 소소한 풍경 속 슬픔

“써도 써도 다 쓰지 못할 그대들의 이름,/봄이 오는 이 땅 구석구석에 쓰고 쓰고 또 씁니다./(중략)/안개 입자만큼이나 많고 많은 당신들의 이름,/이 땅을 일구신 당신들의 이름,/역사는 기억도 못 하는 당신들의 이름을.”(‘목련 봉오리로 쓰다’ 일부)

변종태 시인이 <목련 봉오리로 쓰다> (천년의 시작)를 출간했다.

이 책은 ‘지느러미의 시간’, ‘잘못 내린 정류장’, ‘허공의 피아노’, ‘도돌이표 무한 반복’, 총 4부로 구성돼 있으며, 시인이 일상에서 찾은 소소한 풍경 안에서 느끼는 슬픔의 정서를 표현한 72편의 시가 담겨 있다.

시인은 자신이 앓았던 청춘과 사랑의 기억부터 가까운 사람의 죽음과 역사에서 지울 수 없는 상처 앞에 고통스러워하며 애도하는 내용을 실었다. 역사적 참상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일상에서 겪을 수 있는 죽음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다가간다.

“귀에 익은 종소리, 물 건너 제주에서 듣던 그 종소리,/바람 불 때마다 딱 한 번만 들려주는 소리,/무자년 분홍 종소리 여기서 듣는다./부끄럼에 상기한 볼, 아니란다./억새 뿌리에 몸을 감춘 채/살아야, 살아남아야 했던 이유 있었단다.”(‘하늘공원 야고’ 일부)

이 시집의 해설을 쓴 차성환 시인은 “제주 4·3 사건을 ‘야고’라는 꽃에 얽힌 이야기를 통해 들려줌으로써 그 역사적 비극을 구체적이고 실감 나고 호소력 있게 형상화한 보기 드문 수작이다”며 “그의 시는 아직도 진행형인 그 시대의 역사적 참상과 희생자들을 잊지 않겠다는 선언에 가깝다”고 말했다.

제주 출생인 변종태 시인은 제주대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1990년 <다층> 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는 <멕시코 행 열차는 어디서 타지> , <니체와 함께 간 선술집에서> , <안티를 위하여> , <미친 닭을 위한 변명> 등이 있다. 현재 계간문예 <다층> 편집주간을 맡고 있다. /박현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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