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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호 정읍시립국악단 단장의 전통문화바라보기] 국립무형유산원 첫 브랜드 ‘생각하는 손’

'생각하는 손' 포스터.
'생각하는 손' 포스터.

지난주 국립무형유산원에서는 개원 이래 처음 제작하는 브랜드 작품으로 “생각하는 손-흙과 실의 춤”을 선보였다. 전통문화 창의융합을 지향하는 필자로서는 호감과 귀감 그리고 내포된 작품의 궁금증을 삭힐 수가 없는 이유로 지인들과 함께 발걸음을 재촉했다.

‘생각하는 손’은 작곡을 전공한 김희정 연출가의 작품이다. 그녀의 말이다. “문화재청 산하 국립무형유산원이 처음으로 브랜드 공연을 창제작한다고 했을 때 많은 고민과 논의를 했다. 브랜드 공연의 정체성에 대해 논의하면서 공연화되지 않은 것들을 열거해 리서치하고 공부하면서 무대화 여부를 가늠했다”고 기획과정을 설명했다. 기관의 정체성과 공연화되지 않은 콘텐츠의 고뇌 그리고 노력을 통한 과정과 협업. 같은 길을 걷고 있는 예술가로서의 동지애랄까? 이미 필자는 국립무형유산원 브랜드 작품의 공연장에서 학습자였다.

작품의 내용은 국가무형문화재 김정옥(84) 사기장 보유자와 김혜순(77) 매듭장 보유자가 직접 무대에 올라 작업과정을 보여주며 내제된 예술혼을 바탕으로 이어지는 창작 춤의 작품이다. 그것은 퍼포먼스, 무용, 음악, 의상, 무대 장치 등 어느 하나 무심코 지나칠 수 없는 원초적 모티브로 다가왔으며 무대 위에서 함께 승화됐다.

공립 기관의 브랜드 작품이란 공익성을 지향하는 정체성 그리고 함께하는 제작자의 호흡을 통해 승화된다. 그것은 개인 영달이 아닌 공존의 존재가치를 위한 공감 모색이며 의무이기 때문에 더욱 소중하고 존엄하다. ’생각하는 손‘은 코로나19로 침체한 국공립기관의 열정, 더불어 무사안일 주위의 창제력 부재 등 고민해야 하며 다가서야 할 우리의 모습에 자성과 성찰을 불러냈다.

작품은 잊혀가는 노동의 가치, 장인의 손, 장인 자체에 몰입하며 재료와 작업 소리, 창의적 춤으로 꺼내어져 무대 위에서 용출된다. 그것은 감히 현대 기계화된 동시대 보편성인 모더니즘Modernism을 거부하며 사람의 손과 노동을 중시한 원초적 인간미humanity에서 나온 예술의 본질성을 추구한다.

흙과 물 그리고 불을 통한 도예의 완성, 누에에서 실을 뽑아 물들이고 매듭이 완성되기까지의 시간, 사람의 손과 노동이 우선인 작품을 만들고자 한 동기부여는 충분한 설득력으로 관객에 다가섰다. 아쉬움이라면 도예의 응집력에 비해 매듭의 본질이 너무 흩어짐으로 다가왔다. 매듭은 흔들림이기보다는 결속력 미학의 매개체이다. 선조들은 수많은 고뇌와 고통 속에서도 더불어란 동질성을 모색했고 매듭의 귀함과 아름다움으로 엮는 삶을 표현했다. 작품에 흔들림과 더불어 매듭의 결속력結束力을 표현할 수 있다면?

국립 기관에서 최고 예술가들이 뉴 패러다임new paradigm의 작품을 만드니 ’브랜드란 이런 것이다‘란 느낌을 받았다. 참으로 오랜 시간 볼 수 없었던 창의 전통예술 출현에 진심 어린 성원과 애정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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