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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다둥이 엄마, 비혼녀, 경단녀의 공유식당 운영기

완주서 만난 ‘모여라땡땡땡’ 여성 식당 멤버 9명
필명으로 ‘공동경비부엌 모여라 땡땡땡’ 발간
공유식당이 생긴 동기, 운영과정 상세히 담아
귀농귀촌자 공동체 유지할 팁 주기 위한 동기

귀농귀촌, 시골살이를 다룬 미디어가 많아지고 있지만 여성들의 체험을 다룬 이야기는 찾기 어렵다. 이 때문에 시골은 성차별이 만연하고 문화생활을 향유할 거리가 없는 곳, 여성이 살기엔 외롭고 두려운 곳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그럼에도 농촌살이가 해볼 만하다고 권하는 9명의 여성들이 있다. 이선영(필명 키키), 최세연(별나), 권애자(시루), 최수원(바비), 이금월(수작), 윤경희(햇살), 이현경(슨배), 정소라(로제), 김드보라(하하)씨다.

이들이 자신들의 필명을 내걸고 책을 출간했다. 경험담이 담긴 <공동경비부엌 모여라 땡땡땡> (소일)이다.

책은 이들이 모인 과정과 ‘모여라땡땡땡’(2016년 오픈)‘이라는 공유식당이 생긴 동기를 담고 있다.

책에 따르면, 이들은 처음부터 아는 사이가 아니다. 짧게는 30여년 길게는 50여년 다른 장소에서 각자의 삶을 살던 사람들이다. 서울에서 직장을 다녔던 비혼 여성부터 지역에서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주부, 다둥이 엄마, 공예 강사까지 다양하다. 9인 9색이다.

이들이 어떻게 모여서 식당을 운영하게 됐을까. 과정은 단순하다. 이들은 지역 사회 커뮤니티에서 인연을 맺었다. 키키가 바비와 수작에게 식당 운영 계획을 꺼냈고, 바비와 수작이 각자가 아는 지인을 끌어들였다.

이들은 1~3명씩 팀을 이뤄 요일을 맡아 일주일에 하루씩 운영하는 요일식당 ‘모여라땡땡땡’을 세웠다. 지난 2016년 3월의 일이다. 식당은 한 낮에만 운영하는 게 원칙이었다. 다만 지역사회의 요청이 있으면 케이터링(호텔, 공원, 이벤트 장소나 원격지에서 음식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을 했다.

그러다가 어느덧 6년이라는 세월이 지났다. 이 기간 동안 지속될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 저자들은 “모두가 사장이라는 것, 환경을 해치지 않은 방식으로 요리하는 것, 농사를 기반을 한다는 것, 일과 놀이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애쓴다는 것, 최대한 지역사회와 연대한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결국 모여라땡땡땡이라는 공간이 단순히 생계를 유지하는 수단이 아니라 온기를 나누는 곳이란 의미를 함축한다.

든든한 뒷배를 얻은 9명의 여성은 이 곳을 발판 삼아 각자의 삶을 확장해 나간다. 요리와 공예를 가르치는 방과후 학교 강사로 나서고, 텃밭 교육을 한다. 심지어 공방, 출판사도 차린다. 공유 식당 일과 자신 본연의 일을 공존하는 삶을 산다.

현재 ‘모여라땡땡땡’은 휴업 중이다. 임차했던 건물이 재개발로 헐리면서 새로운 공간에서 재개장을 준비하고 있다. 내년 봄 지역 협동조합에서 올린 건물에서 ‘모여라땡땡땡’시즌 2를 시작한다.

이들의 이야기는 귀농·귀촌 ‘성공스토리’가 아니다. 꿈을 향해 달려가는 인물들의 ‘성장 스토리’다. 자신들의 기록을 남기고 싶은 마음, 귀농 귀촌 희망자에게 공동체를 유지할 팁을 주고 싶은 마음이 오롯이 녹아있다.

김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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