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한국사회부터 현재까지 재난 현장 대중 예술로 통찰하는 연구서적
일제강점기 원자폭탄 참사, 삼풍백화점 붕괴 등 한국사회 재난 다룬 작품 고찰
작품에서 잊혀지고 배제된 사회적 약자 고찰 후, 이들이 가진 사회적 의미 진단
과거 한국 사회부터 현재까지 재난의 현장을 대중 예술로 통찰하는 연구서적이 출간됐다.
시, 소설, 희곡, 만화, 영화 등 다른 문화예술 영역에서 종사하는 신진 여성문학연구자들이 만든 독립연구집단인 지식공동체지지배배가 <문학으로 바라보는 재난의 현대사: 역사 속 타자들> (신아출판사)을 발간했다. 문학으로>
이 책은 한국 역사 속에서 재난이 발생한 상황과 그 이후 잊혀진 존재들을 살핀다.
책은 한국의 근현대사 속 재난을 소재로 다룬 문학, 영화, 만화 작품, 이론서, 신문 기사를 수집하고 분석한 뒤, 재난 이후에 가져야 할 문제의식과 감수성을 살핀다.
집필에 참여한 저자들은 대중서사 예술 매체에서 배제되고 잊혀진 존재들을 발견하고, 이들이 가지는 사회적 의미를 진단한다. 대중서사에서 왜곡되고 비민주적인 상상력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들은 재난문학에서 비어 있는 역사에 주목한다.
'책 머리에'는 일제강점기부터 오늘날 코로나19 감염확산에 이르기까지 재난이 만들고 역사가 잊은 존재들을 왜 기억해야 하는 지를 안내한다.
1부 '전쟁과 디아스포라'에서는 아시아태평양전쟁, 한국전쟁, 베트남 전쟁 등 한국이 경험했던 전쟁과 그로 인한 이데올로기가 낳은 역사적 존재를 문학작품을 통해 살핀다. 논의의 과정에서 부상하는 재현의 주체는 고려인, 재일한인, 재한일본인처, 미망인 등의 존재들이다.
2부 '분단과 반공, 독재 그리고 산업화'에서는 산업화 시대를 지나 1980년대 말 1990년대 초까지 한국사회의 부조리와 갈등 속에서 소외된 존재들을 살핀다. 분단과 반공이데올로기에 강박된 사회 현실 속에서 산업화의 폐해는 사회적 약자들을 양산했다. 그들은 실향민, 호스티스. 여공, 도시 빈민 등의 이름으로 불리면서 혐오와 차별의 대상이 됐다.
3부 '사회적 참사와 트라우마'에서는 일제강점기 때의 원자폭탄 참사, 1990년 이후에 발생한 삼풍백화점 붕괴, 대구지하철 화제 참사, 2014년 세월호 참사 등의 사회적 참사에 주목한다. 비극적 사건의 당사자들의 트라우마를 재현한 작품을 통해 고통의 기억을 상기하고 예술적 치유의 가능성을 타진한다.
4부 '재난 이후 은유되는 미래의 타자들'에서는 코로나19시대 이후 맞닥뜨린 사회생태적 위기를 진단한 뒤, 재난을 무사히 통과하고 극복하기 위한 인문학적 사유에 대한 비전을 제시한다.
필자로 참여한 유인실 작가는 "재난의 시대를 통과하면서 탈역사화되고 탈맥락화된 역사 속 타자들에 대한 호명 작업은 어느 한 개인의 탁월한 성과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며 "각 장르에서 재현된 역사 속 타자들에 대한 연구 분야를 잇고 그 영역을 확장하고 대중과 함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연구는 앞으로 내실있는 성과물로 거듭나 빈 역사를 채워놓고 사회의 의식변화를 추동하는 계기로서의 의미를 갖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지식공동체지지배배는 전북에서 활동하는 연구집단으로 지역의 자리를 탐색하고 지역시민과 함께 성장하길 꿈꾸는 풀뿌리 공동체다. 연구 나눔으로 2018년부터 올해까지 4년차 대중강좌를 기획해 왔으며, 동네책방과 여성단체와의 연대를 모색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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