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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아홉 살입니다"

군산푸른솔초 2학년 4반엔 작가만 25명
쑥국 선생님과 함께한 소중한 시간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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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교보문고 홈페이지

“오늘 선생님과 지웅이가 감꽃을 먹어서/나도 먹어봤다./사과 껍질 맛이 난다./다른 친구들도 먹어봤다./독이 있으면 어떡하지/죽을까 봐 걱정했는데/옛날부터 먹었다고 하니/안심이다.”(고연서 작가의 ‘감꽃을 먹었다’ 전문)

당시 아홉 살의 나이로 작품을 써 내려간 전북 군산 푸른솔초등학교 2학년 4반 25명의 아이들의 작품이 세상에 나왔다. 한 해 동안 담임인 쑥국 선생님과 함께한 느낌과 생각, 아이들의 상상으로 가득 찬 어린이 시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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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푸른솔초등학교 2학년 4반 아이들이 각양각색 개성 담긴 싱싱함 그 자체 <감꽃을 먹겠다>(학이사어린이)를 펴냈다.

아이들은 아홉 살 아이만이 생각할 수 있는 세상을 담았다.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나’의 감정에, ‘친구’의 감정에 몰입했다. 아이들의 순수함이 독자들에게 웃음을 선물한다. 잊고 살았던 동심까지도 떠오르게 한다. 

도시에서는 보기 어려운 사마귀, 무당벌레, 실잠자리, 셀 수 없이 많은 종류의 꽃까지 보면서 지내고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아이들의 순수함과 아이들이 당시 느꼈던 감정까지 모두 생생하게 표현하기 위해 현행 맞춤법에 맞게 수정하지 않았다. 원문 그대로, 날 것 그대로의 시가 독자를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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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작품을 쓰면서 얼마나 즐거워하고, 또 글로 표현하면서 얼마나 어려워했을지도 느껴진다. 아직 표현은 완벽하지 않지만 한 권의 책에 본인들의 작품이 실렸다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느끼는 아이들이다.

이원규 시인은 추천사를 통해 “아이들의 시를 읽다가 좋은 시, 살아 있는 시가 무엇인지 더 분명해졌다. 일단 무지하게 웃긴다. 솔직담백한 돌직구를 마구 던진다. 때로 맞춤법이 틀려도 좋다. 발칙ㆍ발랄하면서도 수시로 촌철살인의 질문을 던진다. 초등학교 2학년 아이들의 시는 의미, 재미, 흥미와 관찰력, 상상력, 표현력을 유감없이 보여 준다”고 전했다.

쑥국 선생님은 머리말을 통해 “아이들이 눈 시똥을 통해 짧은 만남의 시간 동안 아이들을 조금이나마 더 이해할 수 있었고, 더 사랑할 수 있었다. 시똥누기를 통해 우린 서로에게 더 많이 웃어줄 수 있었다. 그렇게 우리 아이들이 쓴 시를 세상에 내놓는다. 이 시기가 아니면 나올 수 없는 아홉 살 어린이들의 시를 저 혼자만 보지 않고 여러분과 함께 나눌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박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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