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부문' 최연소 대상 수상자 허석희
'백수백복' 장식한 전통 원앙장 선보여
“아직도 얼떨떨해요. 큰 상을 바라고 한 작업은 아니라 실감도 안 나고 오랫동안 준비한 작품이라 ‘이걸 드디어 내놓는구나!’에 대한 안도감, ‘이제 드디어 끝났다!’에 대한 홀가분한 마음이 더 커요.”
제28회 전국한지공예대전 대상 수상의 영예는 '전통부문' 최연소 수상자인 허석희 작가(25)의 원앙장이 차지했다.
그는 어린 나이에도 흠잡을 데 없는 작품을 선보였다. 허석희 작가의 원앙장은 전통에 기반한 골격에 전체를 국화문으로 새긴 후 문자도인 ‘백수백복’을 배접해 장식한 전통 원앙장이다.
원앙장을 만드는 데까지는 5, 6년이 걸렸다. 원앙장이 빛날 수 있었던 것은 허석희 작가의 섬세함뿐만 아니라 ‘백수백복’이다. 이는 서울의 가회민화박물관에서 소장 중인 한자다. 그는 원앙장이 공주나 옹주 등의 혼수품으로 제작되고, 부부의 백년해로를 기원하는 마음이 담긴 가구라는 점을 고려해 상서와 장수의 상징인 ‘백수백복’을 새겼다. 도록에만 있던 ‘백수백복’을 활용하기 위해 해당 박물관장의 허락을 받고 ‘백수백복’을 새겨 전통의 미를 살렸다.
원앙장은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한지 공예와 가까이 지내고 허석희 작가의 본인만이 추구하는 작업세계가 분명했기에 나올 수 있었던 작품이다. 실제 허석희 작가는 3대에 걸쳐 한지 공예를 전수해 오고 있다. 할머니, 어머니에 이은 딸까지.
허석희 작가의 할머니는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60호 김혜미자 색지장이다.
3대째 한지 공예를 하고 있지만 ‘한지 공예’를 강요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허석희 작가는 "할머니는 조력자 느낌이다. 도움을 요청하기 보다는 조언을 구하는 편이다. 막히는 부분이 있을 때 조언해 주시는데, 저는 하고 싶은 대로만 한다"며 웃었다.
이어 그는 “물론 ‘한지 공예’를 직업으로 할 생각은 있다. 하지만 아직은 다 정리하고 본업이나 한 직업에 집중하고 싶진 않다. 하고는 싶은데 주변에서도 안정적이지 않으니까 조금 뒤에 하라는 조언을 해 주신다. 저 역시도 나중에 전업으로 하고 싶은 생각”이라고 말했다.
허석희 작가는 올해 9월 공예품전시관에서 개인전을 열 예정이다. 그는 지난 2010년에 색지공예에 입문해서 안동한지 전국공예 공모전 특별상, 전라북도미술대전 입선, 특선, 전국한지공예대전 특별상, 대한민국전승공예 입선, 장려상 등을 수상했다.
한편 제28회 전국한지공예대전에는 전통부문 29점, 현대부문 64점, 문화상품 및 기타부문 18점으로 총 111점이 접수됐다. 최우수상은 현대부문 지정민 작가의 '겹과 결', 문화상품 및 기타부문 이유빈 작가의 '중심'이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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