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자체기사

“청정 장수가 어쩌다...” 잇따른 돈 선거 의혹에 뒤숭숭한 장수

대다수 군민들 “막장 선거... 쪽팔려 얼굴 못 들고 다녀”
그간 음지에 있던 ‘돈 선거 현실’ 수면위 드러났다 의견
시민단체 “천인공노할 사실, 의혹 사실땐 후보 사퇴해야”

image
26일 장수군 한 현수막 게시대에 걸린 현수막. /사진=전북일보 엄승현 기자

“후딱 선거가 끝나야지, 이거 쪽팔려서 얼굴도 못 들고 다니겄어.”

26일 오후 2시 20분께 장수군 장계면 한 노점상에서 만난 상인의 말이다.

풀뿌리 민주주의인 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유권자들은 지역의 일꾼을 뽑겠다는 기대감으로 들떠야 하지만 장수군에서는 남 일이었다. 이유는 하루가 멀다 하고 잇따라 언론에 보도되는 장수군수 선거 과정에서의 금품살포 의혹 때문이다.

전북일보가 이날 장수군을 찾았을 때 처음으로 목격한 것은 현수막 게시대에 걸린 현수막들이었다. 현수막에는 “돈 선거, 오랜 관행을 끊어야 장수가 삽니다!”라는 내용과 “돈 선거 거부, 부정부패 척결!”이라는 등의 문구가 담겨있었다.

image
26일 장수 한 현수막 게시대에 걸린 현수막. /사진=전북일보 엄승현 기자

이 같은 내용들을 비춰봤을 때 제기되고 있는 매표 행위가 비단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닌 오랜 관행처럼 이어져 왔던 것으로 추정할 수 있었다.

장수읍에서 만난 한 군민은 “과거에는 5만 원을 줘서 매표를 했다면 요즘은 20만 원까지 준다는 이야기도 있다”며 분위기를 말했다.

또 다른 군민은 “논란으로 얼룩진 선거판이 막장으로 치닫고 있다. 막장도 이런 막장이 없다”며 비통해 했다.

군민들 사이에서는 이번 ‘돈 선거’ 사태로 민선 1기 때부터 민선 5기 때까지 군수 4명(재선 포함)이 인사비리 또는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되거나 불명예 퇴진을 해 ‘군수의 무덤’이라는 오명을 남긴 임실군처럼 장수군 역시 '부정적인 지역'으로 이미지를 갖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또 이번일 자체가 앞서 전주시장 선거 브로커 개입 사건이 터지면서 그 여파로 장수 내 음지에 있던 ‘돈 선거 현실’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는 의견도 크다.

image
장수지역 시민단체가 26일 장수군청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전북일보 엄승현 기자.

장수군농민회, 장수민중의집 등으로 구성된 시민단체는 이날 장수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단체는 “장수군수 후보는 금품·향응제공 등 돈 선거 배격, 부정행위 일절 금지, 제기된 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을 위한 협조와 노력을 약속하고 이를 어기거나 제기된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후보직을 사퇴하기로 서약한 바가 있다”며 “그러나 최근 금품살포 정황이 적발됐다는 천인공노할 사실들이 언론에 공개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후보들이 군민 앞에 서약한 만큼 그 무거운 책임을 ‘사퇴’로 답할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오랜 돈 선거 관행이 비단 후보들로부터 시작된 것이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후보들이 돈을 주더라도 유권자가 받지 않았다면 이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날 장수를 떠나기 전 기자가 한 상인에게 이번 장수군수 선거에 관해 묻자 그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엄승현
다른기사보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군산새만금 글로벌 K-씨푸드, 전북 수산업 다시 살린다

스포츠일반테니스 ‘샛별’ 전일중 김서현, 2025 ITF 월드주니어테니스대회 4강 진출

오피니언[사설] 진안고원산림치유원, 콘텐츠 차별화 전략을

오피니언[사설] 자치단체 장애인 의무고용 시범 보여라

오피니언활동적 노년(액티브 시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