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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호 정읍시립국악단 단장 전통문화바라보기] 젊은 그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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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

욕(跨下之辱)이었던 것 같다.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젊은이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 또한 바로 이 고사성어로 일만의 자존심은 잠시 내려놓고 스스로 버팀목을 만들어 보라는 것이다. 그것은 "공동 사회" 중심에 젊은 그대의 말과 행동이 훗날 성공의 동기부여로 나타날 수 있다는 희망 때문이다.

고사성어 과하지욕이란 대장군이었던 한신(韓信)의 처신에서 나온 말로 <가랑이 밑을 기어가는 치욕도 참는다>란 의미이다. 과거 한신은 진나라를 무너뜨리고 한나라를 세우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장군이었다. 그의 집안은 진나라 진시황 밑에서 멸문지화를 당한 가문으로 젊은 시절 그가 생존할 수 있었던 큰 이유는 스스로 어리석은 척하고 용기 없는 이처럼 생활했기 때문이다. 사실 한신에게는 높은 뜻도 있었고, 남들에게 무시당하지 않을 만큼의 무술 실력도 소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모든 재주를 숨기고 괄시받으며 이유 있는 삶을 지탱했다.

과하지욕에 대한 일화를 살펴보자. 진나라 회음의 시장 거리에 불량배 한 명이 있었는데 백정의 아들로 아주 포악한 사람이었다. 어느 날 그는 한신 앞에 시비를 걸며 “칼을 차고 다니지만, 사실은 아무것도 없는 겁쟁이구나? 네놈에게 사람을 죽일 만한 용기가 있다면 너의 칼로 나를 한 번 찔러 보아라. 그렇지 못하겠다면 내 가랑이 밑으로 기어나가라!”라고 하자 한신은 불량배의 말처럼 바짓가랑이 밑을 기어 나왔고 황당한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훗날 왕의 자리에 오른 한신은 이 일에 대해 “모욕을 견디지 못하고 만약 그를 죽였다면 죄인으로 쫓겼을 것인데 바짓가랑이 밑을 기어가는 치욕도 참아 이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라고 회상했다. 과하지욕은 바로 그러한 일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많은 이에게 교훈을 주고 있다.

돌이켜보건대 과거 중국 월나라의 구천은 다시 일어설 발판을 찾고자 오나라 부차의 대변을 찍어 먹었으며, 조선의 흥선군은 투전판과 저잣거리의 파락호 노릇을 하며 온갖 수모와 모욕을 견디고 계획한 대로 자신의 둘째 아들을 왕위에 올려 대원군이 되기도 했다.

자신의 고된 인내와 기다림은 삶의 큰 변화를 만들고 버팀목이 될 수 있으며 그대에게 값진 기운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 나라 안팎의 전쟁, 범죄, 논쟁 등 관용과 타협이 없는 시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쉽게 다가설 수 없는 굽힘은 그리 어렵고 괴로운 일만은 아니다. 우리는 그대가 힘과 지략이 없는 약자가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굽힘이 의지를 꺾는 굴종이 될 수 없듯 정의를 아는 젊은 그대는 우리 시대 포용과 협치의 주인공으로 굳건히 바로 설 대한민국의 소중한 보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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