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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우리 주변의 인물로 보는 가슴아픈 현대사

창작극회, ‘꿈속에서 꿈을 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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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속에서 꿈을 꾸다/사진=한국연극협회 전북지회 제공

한국의 가슴 아픈 현대사를 전주 인근의 한 마을이 담아냈다.

지난 달 31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에서 제39회 전북 연극제의 첫 공연이었던 ‘꿈속에서 꿈을 꾸다’가 공연됐다.

연극의 시작은 얼굴은 하얗고 입술은 피 빨간색을 한 많은 도깨비의 장기자랑으로 시작됐다. 다양한 연령층의 남녀 도깨비들의 흥겨운 춤사위와 묘기가 이어져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지만, 동시에 다양한 연령의 배우들이 뿜어내는 열정에 왠지 모를 뭉클함이 올라오기도 했다.

연극의 줄거리는 도깨비 마을의 역병이 물러갔지만, 갑자기 요양원에서 홀로 혼수상태에 빠진 박경순 할머니의 소식이 들려오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공연은 박경순 할머니의 일생을 보여주며 6·25전쟁에 징병된 가족을 기다리는 마을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었다.

실제 작품은 곽병창 작가의 옥고를 바탕으로 현대사를 가로지르는 국민적 정서와 연극을 통한 우리 사회의 아픔을 보듬고, 나아가 새로운 시대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또 등장인물에는 징병으로 남편을 잃은 아내, 친오빠를 잃은 동생, 빨갱이로 모함받아 망한 집안 등 그 시절 누구에게 흔히 일어날 설정값이 부여돼 많은 관객의 공감을 얻었다.

배우들의 열연에 무대 한편에서는 현재 상황과 등장인물들의 감정을 말해주는 독백 또한 구성돼 있어 관람객의 이해도를 높이고 있었다.

연극 사이사이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처한 배우들의 애드리브까지 만나 볼 수 있어, 보는 이의 즐거움까지 사로잡기도 했다.

이날 배우들은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았지만, 그들의 풍성한 성량과 정확한 발음으로 대사 전달과 감정 전달에 큰 무리가 없어 보였다.

역사책으로 교실에서 만나봤던 딱딱한 현대사를 배우들의 실감 나는 표현과 연출자들의 풍부한 무대로 감동적인 우리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전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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