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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진 기자의 예술관람기] 영국 내셔널갤러리 명화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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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시스코 고야의‘이사벨 데 포르셀 부인’

한 손을 허리에 올린이사벨은 당당한 자세로 그림 밖의 무언가를 향해 얼굴을 돌리고 있다. 그녀가 입은 옷은 전통적으로는 낮은 계급 여성들인 마하(maha)의 복식이었으나 18세기후반에서 19세기 초반에는 스페인의 왕실과 귀족들 사이에서 유행했다고 한다. 검은색 리본으로 만든 꽃이 달린 장식용 빗과 검은색 물감을 이리저리 발라 표현된 화려한 레이스숄의 투명함에서 고야의 재능이 뛰어남을 엿볼 수 있다. 프란시스코 고야의이사벨 데 포르셀 부인이란 걸작이다. 눈길을 한참 사로잡는다.

서양미술사에서 거장 50명의거장의 시선, 사람을 향하다: 영국 내셔널갤러리 명화전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109일까지 우리나라 최초로 전시한다. 이번 전시는 한영 수교 140주년을 기념, 미술의 관심이 종교와 신에 집중되던 시대에서 사람과 일상에 대한 주제로 확장되어가는 과정을 거장의 시선을 따라 조명한다. 특히 국내에서는 보기 힘든 바로크 시대 이탈리아 최고의 거장 카라바조를 비롯해 라파엘로, 벨라스케스, 렘브란트, 고야, 마네, 모네, 고갱 등 거장들의 작품 52점을 소개한다.

전시는 1르네상스, 사람 곁으로 온 신’, 2분열된 교회, 서로 다른 길’, 3새로운 시대, 나에 대한 관심’, 4인상주의, 빛나는 순간이란 소주제에 따라 작품을 분류, 화가의 시선이 신에서 인간으로 옮겨가게 되는 과정을 잘 보여준다. 르네상스, 종교개혁, 프랑스 대혁명, 산업혁명 등 15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 유럽 회화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다.

르네상스 회화로는 라파엘로의성모자와 세례요한’, 보티첼리의 성 제노비오의 세 가지 기적등이 있다. 종교개혁이 일어난 1517년 이후에는 바로크 미술이 성행하며 화가들은 자연스럽게 사람과 그 주변의 이야기에 집중하게 된다. 카라바조의도마뱀에게 물린 소년은 강렬한 사실성과 극적인 빛의 사용 등 뛰어난 독창성으로 그의 작품은 유럽 회화에 큰 획을 그었다. 램브란트의 ‘61세의 자화상은 그가 사망하기 석 달 전에 그린, 표정이나 자세, 빛의 효과를 극대화한 걸작이다. 마지막으로 인상주의 작품 마네의카페 콩세르의 한구석’, 빈센트 고흐의 풀이 우거진 들판의 나비모네의 붓꽃등을 볼 수 있다.

이렇게 유럽 미술사를 하나의 흐름과 특징으로 볼 수 있는 기회는 영국에 가지 않는 한 없을 것이다. 마치 베토벤 교향곡을 듣는 것처럼 품격있고 감명 깊었다.

서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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