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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류를 보여주는 모범⋯이비단모래 작가, 시집 '꽃잠' 펴내

‘꽃’과 ‘그대’, ‘사랑’ 주제로 한 시인의 기억 수록돼
짧은 시어로 생활 속 음미하기 좋은 시 형태 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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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잠 표지./사진=교보문고 제공

“부르고 싶어도 부르지 못하는 이름/ 떠오르는 시간부터 지는 시간까지/ 입안에만 맴도는 이름/ 차마 고개 들어 바라보지 못하고/ 하루 종일 고개 숙인 이름/ 누군가 그 이름 부르면/ 화들짝 놀라 얼굴 노래지는 이름/ 심장 아래 묻어놓고/ 혼자만 들여다보는 이름/ 부르다 지우고 썼다가 지워/ 찬바람 불어오면/ 촘촘히 까맣게 익어 슬픈 이름/ 나 혼자만 부르고 싶은/ 그늘 같은 이름/ 조각난 이름에 찔러/ 명치 뻐근히 아픈.”(시 ‘해바라기’)

따뜻하고 순리대로 살아가길 염원하는 시인, 이비단모래 시인이 시집 <꽃잠>(도서출판 문화의 힘)을 발간했다.

시집은 ‘제1부_이별이 없는 곳’, ‘제2부_너를 훔치다’, ‘제3부_꽃잠’, ‘제4부_손톱달 약속’, ‘제5부_바다 한 입’ 등 총 5부로 구성돼 80편의 작품이 실려있다.

일생에서 가장 아름다우며 영원히 기억될 잠자리를 의미하는‘꽃잠’이라는 시집의 제목에서 느껴지 듯, 시집에는 ‘꽃’과 ‘그대’, ‘사랑’을 주제로 한 시인의 기억이 수록됐다.

특히 시 곳곳에 등장하는 ‘그대’는 단 한 명의 사람으로 국한된 것이 아닌, 상황에 따라 ‘사랑하는 사람과 보낼 시간’, ‘이루어지지 않은 꿈’이기도 하며 ‘이미 세상을 떠나 별이 된 사람을 통칭하는 표현’이기도 하다.

이처럼 시인은 사물을 이름이 아닌, ‘그대’라는 단어를 사용해 삶의 원동력을 불어넣어 주는 강렬한 존재로 다가서게 만들고 있다.

나호열 문화평론가는 “시인은 대중에게 익숙한 서정시의 아름다움을 전해 주면서 이전의 시집과 다른 변모를 보여주고 있다”며 “그는 현대 시가 지향하고 있는 난해함을 벗어나면서 운율을 살린 짧은 시로 낭송하기 쉽고, 생활에서 음미하기 적당한 시 형태를 추구하고 있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시인의 시집이 우리 시단의 새로운 시류(詩類)를 보여주는 전범(典範)이 될 것이라는 기쁜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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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비단모래 작가

한편 충북 청원 출생인 이비단모래 시인은 대전대 문예창작과와 한남대 대학원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지난 1999년 <조선문학>으로 등단해 산문집 <사랑으로 길을 내다>, <내 안에 그대가 있네>와 시집 <아이야 우리 별 따러 가자>, <친정아버지> 등을 냈다.

전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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