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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의 일생으로 전하는 시인의 철학⋯안준철 시인 '꽃도 서성일 시간이 필요하다'

여름철 산책 일화가 담긴 76편의 작품 수록
인간의 우주적 운명, 생의 가치 등 시인만의 철학도 담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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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도 서성일 시간이 필요하다/사진=교보문고 제공

“집에서 덕진연못까지는/ 자전거로 십오 분 거리다/ 내가 자전거를 타고 가는 동안/ 연꽃은 눈 세수라도 하고 있을 것이다/ 오늘처럼 신호등에 한 번도 안 걸린 날은/ 연못 입구에서 조금 서성이다 간다/ 연밭을 둘러보니 어제 꽃봉오리 그대로다/ 아, 내가 너무 서둘렀구나/ 꽃도 서성일 시간이 필요한 것을” (시 ‘꽃도 서성일 시간이 필요하다’)

연꽃을 지극히 사랑하는 ‘산책자’ 안준철 시인이 <꽃도 서성일 시간이 필요하다>(푸른사상)을 펴냈다.

시집에는 ‘연꽃’을 주인공으로 안개비 내린 새벽의 산책길, 연밭에서 아침 식사를 하는 참새의 모습 등 시인의 여름철 산책 일화가 담긴 76편의 작품이 수록돼 있다.

시인은 “은퇴하고 고향인 전주로 돌아와 아침 연꽃을 만난 뒤로 많은 것들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시집에는 연꽃잎의 생성, 절정, 소멸을 통해 인간의 우주적 운명과 생의 가치를 깨달은 안 시인의 철학이 담겨 있기도 하다.

권순금 문학평론가는 해설을 통해 “시집 속 연꽃은 하나의 인격체로 시인에게 다가와 사랑을 나누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무위자연’으로, 진실한 가르침을 주는 <법화경>으로, 마지막에는 ‘적멸’로 돌아가는 과정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산책자’인 시인은 매일 연꽃과 만나며 수많은 명상을 통해 많은 것을 발견하고 생각의 깊이를 더해 작품을 창작했다”며 “덕진연못에 피는 연꽃의 생성과 절정과 소멸을 통해 우리네 인생사에 대한 깊은 깨달음을 말하고 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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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준철 시인/사진=교보문고 제공

전주 출생인 안 시인은 전남 순천에서 교직 생활을 하다 정년퇴임했다. 그는 1992년 제자들에게 써준 생일 시를 모아 첫 시집 <너의 이름을 부르는 것만으로>를 출간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저서로는 시집<다시, 졸고 있는 아이들에게>, <세상 조촐할 것들이>, 산문집<아들과 함께 하는 인생>, <그 후 아이들을 어떻게 되었을까> 등이 있다. 현재 그는 교육문예창작회와 한국작가회의 회원으로 활동하며 전주에서 산책가로 살고 있다.

전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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