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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2023 전주세계소리축제, 피부색 다른 외국인과 함께 즐긴 경기전 아침 '풍류뜨락'

동·서양의 조화로 조선시대 선비들의 풍류음악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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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전라감영에서 진행된 '경기전 풍류뜨락'에서 김상준 연주자가 단소를 연주하고 있다. 전현아 기자.

2023 전주세계소리축제가 대한민국 국가무형문화재로 등록된 전통 가곡의 진수를 담아냈다. 

지난 16일 전라감영에서 진행된 풍류뜨락 무대.

이날 공연은 고즈넉한 한옥을 배경으로 조선시대 선비들이 즐긴 전통 가곡을 되살려놓았다.

시조에 곡을 붙여 관현악 반주에 맞춰 부르는 전통음악으로 변함없이 오랜 세월 명맥을 유지하며 전승돼 온 예술적인 가치가 높은 음악이 바로 전통 가곡이다.

이러한 매력때문일까. 공연 장소 변경과 주말 오전 이른 시간대 공연 등 악조건 속에서 진행되었지만 전라감영에는 배낭을 멘 관광객까지 풍류를 즐기기 위해 찾아온 사람들로 객석이 채워졌다.

당초 전주 한옥마을 경기전의 대나무 숲에서 실외 공연으로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공연 전날부터 쏟아진 비 때문에 전라감영 실내로 급히 장소가 변경됐다.

이번 공연에서는 거문고, 대금, 단소, 강권순 국가무형문화재여창가곡 이수자의 목소리 등 우리 전통의 가락과 함께 18세기 전후 유럽의 바로크 시대를 대표하는 악기, 하프시코드가 연주됐다.

공연은 헨델 미뉴에트의 건반악기 조곡 중 사단조가 하프시코드 연주로 막을 열었다. 

이어 가곡 중 가장 느린 노래인 우조 이수대엽 ‘버들은’이 거문고 반주와 함께 울려 퍼졌다.

또한 수룡음, 우조 우락‘바람은’, 쿠프랭 ‘신비한 장벽’, 계면조 편수대엽 ‘모란은’, 계면조 태평가의 무대는 들으면서 잔잔한 호수를 떠올리게 했다.

물론 젊은 세대에게는 평소 즐겨 듣는 현대 대중음악과는 확연히 다른 결의 노래로 공연 초반에는 당황스러울 법하지만 평온한 음색과 잔잔한 연주가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는 휴식을 선사하며 ‘귀’ 호강을 할 수 있는 자리가 됐다.

이날 90여 분 가량 진행된 공연에서 전라감영을 채운 50여 명의 관람객 중에는 오스트리아, 핀란드, 도미니카공화국, 싱가포르, 세르비아 등 약 7개국 대사들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언어와 피부색은 다르지만 외국인들이 한국의 전통 가락에 눈을 감고 음미하고 즐기는 모습은 동·서양의 조화를 만들기에 충분했다.

전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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