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재생으로 사라지고 없어지는 근대문화유산을 기록하는 사진작가가 전주를 찾았다.
대구에서 활동중인 박정일 작가는 오는 3일까지 교동미술관 1관에서 사진전 ‘성광성냥공업사’를 개최한다.
이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시간 속으로 사라지는 성광성냥공업사를 기록하고 생성과 소멸의 순환성이 하나의 연결된 선상에 있음을 말하고 있다.
경북 의성의 성광성냥공업사는 1954년 실향민 양태훈과 김하성에 의해 창립돼 1970년대 160여 명의 노동자가 1만 5000갑의 성냥을 생산하는 등 확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1980년대 일회용 가스라이터의 등장 이후 내리막길에 접어들어, 결국 2013년 11월 무한 휴업에 들어가 2020년 11월 최종 폐업 신고 절차를 마친 상태다.
박 작가는 “정지한 시간 속에 잠겨있는 장소에 대해 증언하면서 다가오는 미래를 묵시론적인 실제를 드러내고자 한다”고 말하며 이번 전시의 콘셉트를 설명했다.
실제 전시장은 폐업한 공장의 모습을 보여주는 찌그러진 양철 대문과 두꺼운 철문들, 위험해 보이는 변압기, 멈춰버린 벽시계, 공장 시멘트 바닥에 비집고 자란 알 수 없는 잡초들, 성냥의 두약으로 사용했을 굳어져 버린 약품, 곳곳에 놓여있는 소화기, 수많은 녹슨 기계 등 당시의 일상들이 박혀있는 작품으로 채워졌다.
작가는 “카메라를 증인으로 공간과 시간을 목격하면서 공간의 빛과 시간의 빛을 담아 앞으로 도래할 새로운 장소의 지표들을 만들고, 증인으로서 사진과 기록으로서 사진은 다시 조율될 수 있는 원천의 자료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포항 출신인 작가는 카메라로 소멸과 생성을 기록하고 있다. 실제 그는 2019년 홍콩 민주화 현장을 기록했으며, 이후 부산의 사라져가는 홍티마을, 경주 천북의 한센인 집성촌 희망농원, 대전의 근대문화유산인 철도관사마을 등을 기록해 왔다. 그는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을 올렸으며, 현재 현대사진영상학회, 온빛다큐멘터리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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