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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규 요리이야기 ‘소방관들을 위한 특별한 한 끼’

119안전센터 요리사 자처한 청년작가의 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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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규 작가. 사진제공=본인

쌀쌀해진 날씨에 솔직담백한 이야기가 있는 따뜻한 요리책을 펼쳐보는 건 어떨까. 

군산 출신인 강제규(25) 작가의 에세이집 <소방관들을 위한 특별한 한 끼>(책나물)는 누구도 생각지 못했던 일상에 눈길을 돌린 술회를 적은 책이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가족을 위해 저녁밥을 만들었을 만큼 요리를 사랑하고 자신이 만든 음식을 배부르게 먹는 사람들을 보며 기뻐하던 그가 이번엔 주방 대신 책상에 앉아 글을 썼다. 

소방관들은 누가 해준 밥을 먹고 지낼까. 

갑자기 울리는 출동 벨, 1초가 아까운 구조 환경 탓에 컵라면을 자주 먹을지도 모른다.

소방 복무요원으로서 119안전센터에 근무하게 된 작가는 밥 때도 놓치며 헌신하는 소방대원들을 위해 119안전센터의 요리사를 자처하며 따뜻한 밥을 차려냈다. 

식당 이모가 휴가를 낸 어느 날 한번 요리해보겠다며 수줍음 많은 성격에 용기를 낸 것이다.

“요리사 자격증도 있고 레스토랑에서 일했으니 어렵기만 한 일은 아니겠지.”

이후로도 식당 이모의 휴가 때가 되면 그는 특식 요원으로 변신해 식비 예산 단돈 5만 원 안에서 소방관들을 위한 끼니를 정성껏 준비했다.

“시켜서 어쩔 수 없이 하는 일이 아니라 스스로 좋아서 마음이 춤추며 하는 요리 앞에 모두가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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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 ‘소방관들을 위한 특별한 한 끼’ 사진제공=교보문고

작가는 소방관들의 밥을 지은 이야기를 담백하고 유쾌하게 풀어썼다.

돼지 앞다리 살 수육, 필살기인 마파두부, 매콤한 맛이 스트레스를 날려주는 김치찌개와 쫄면, 특식 중의 특식인 삼계탕까지 모두 소방대원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다. 

그가 만든 특식을 두 그릇씩 맛나게 비우는 센터장의 생활 조언도 인상적이다.

틈날 때마다 턱걸이를 열 개씩만 하면 삶이 달라진다고.

사람들은 한 사람으로 그 조직을 평가하니 유니폼을 입고 있을 때는 특히 깔끔해야 한다고. 누구에게든 무엇이든 배우라고. 

그렇게 사람 냄새 가득한 119안전센터에서 뭐라도 배우려 애쓰는 청년작가는 소소한 삶의 이야기를 책으로까지 펴내게 됐다.

출동 다녀오느라 제때 식사를 하지 못한 이들을 위해 단 한 명분의 음식이라도 데워서 식지 않게 내놓은 작가의 마음 씀씀이에 읽는 이의 마음도 따스해진다.

김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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