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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주아 시인, 시집 '죽은 사람과 사랑하는 겨울' 출간

쓸쓸하고 묵직한 시어로 시인이 사랑했던 이들을 기록
"낡아가고 소외된 공간 ‘선미촌’의 의미를 살펴봐 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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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사람과 사랑하는 겨울 표지/사진=교보문고 제공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은 겨울에 태어나 겨울에 죽었다. 그래서 겨울이 좋다. 입을 다물 수 있어서. 죽은 사람은 죽은 뒤에 말을 꺼내고 등으로 벽을 치며 입술을 문다. 겨울은 웃지 않는 사람들의 것. 그런 사람들이 자주 뒤돌아 보는 곳./ 겨울에는 주머니가 자주터진다. 길을 잘못 든다. 잘 넘어진다. 보고 싶어 사라진다. 보이지 않게 돌아선다. (중략)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은 더 이상 태어나지 않는다.” (시 ‘죽은 사람과 사랑하는 겨울’)

전주 독립서점 물결서사의 책방지기 임주아 시인이 첫 번째 시집 <죽은 사람과 사랑하는 겨울>(걷는사람)을 출간했다. 

시집은 ‘1부 당신이 내 처음이야’, ‘2부 생일이 적힌 종이’, ‘3부 서로의 온몸을 파먹으며’, ‘4부 어디선가 폭죽 터뜨리는 소리’ 등 책방지기 생활 중 창작한 50여 편의 시가 실렸다.

임 시인의 작품은 ‘죽음’과 ‘겨울’이라는 제목과 걸맞게 어딘가 쓸쓸하고 묵직함이 느껴진다. 

실제 그의 작품 '복숭아'와 '김오순전'은 본인이 사랑했던 사람에 대한 기억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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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주아 씨

시인은 "‘김오순전’의 주인공인 김오순 씨는 책방 옆집에 살았던 옆집 이모님이었다”며 “김 씨 이모의 첫인상은 평범한 사람이었지만, 시편에서 알 수 있듯 참으로 기구한 삶을 살아온 사람으로 그의 비범함과 굴곡진 인생을 기록해 보고 싶었다”라고 작품에 대해 설명했다.

누구나 한 번쯤은 삶을 흔들만한 타인의 죽음을 경험한다. 시인 역시 소중한 이의 죽음을 통해 슬픔과 고통을 겪었고, 그때의 공허한 마음을 시로 표현했다.  

임 시인은 "이번 작품으로 죽음에 대한 슬픔과 두려움만이 아닌 제가 느꼈던 다양한 감정을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었다"며 "특히 낡아가고 소외된 선미촌이라는 공간에 대해서도 한번 쯤 생각해주시길 바라다"라고 본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양재훈 문학평론가는 시집해설에서 “임주아 시인의 시는 이별 후 무기력함과 불안함을 가득 내포하고 있다"라며  "이 시집은 불안한 사랑에서 불안을 위한 사랑으로 나아가는 여정을 기록하고 있다"고 했다. 

경북 포항 출생인 임주아 시인은 2015년 광주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데뷔했으며, 전주에서 책방 물결서사를 운영하고 있다.

전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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