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자체기사

[전주국제영화제 인터뷰] 신경수 "우리는 세월호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을까 묻고 싶었다"

전주국제영화제 코리안 시네마 '세월호 참사 10주기 특별전' 
영화 <목화솜피는날> 신경수 감독 인터뷰
신 감독 "비극적 사건으로 가족 잃은 모든 이들에게 희망 전달하고 파"

image
영화 <목화솜 피는날>을 연출한 신경수 감독이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제공=전주국제영화제 

어떤 제안으로 길이 바뀌었다.

드라마 PD에서 영화 연출자로.

1~2년 전까지 그는 이른바 잘 나가는 드라마 연출자였다.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 <녹두꽃> <뿌리깊은 나무> 등을 연출하며 TV에도 종종 얼굴을 비췄고, 연극도 연출했다.

그러니 그를 알아보고 찾는 이도 많았을 터다. 

2022년 가을 쯤 신경수 감독(47)은 영화사 연분홍치마의 제안을 받게 된다.

세월호 10주기 프로젝트에 합류해달라는 것이었다.

감독은 고민 없이 곧장 “하겠다”고 했다.

정치적 이슈나 진영논리 등 여타의 것들은 중요하지 않았다.

오직 어른으로서 세월호 사건에 대한 책임감만 존재했을 뿐이었다. 

그렇게 꼬박 1년. 세월호 10주기 프로젝트에 매달렸던 신경수 감독을 지난 3일 전주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 코리안 시네마 <세월호 참사 10주기 특별전>에 그의 영화 <목화솜 피는날>이 초청됐기 때문이다. 

image
영화 <목화솜 피는날> 스틸컷/사진제공=스튜디오 디에이치엘

“2022년 가을에 프로젝트를 기획 받고 2022년 말에 시나리오 초안이 나왔어요. 캐스팅은 작년 봄 쯤에 진행됐죠. 5월 5일 어린이날에 촬영을 시작했고, 약 일주일 정도 진행했어요. 이후 편집과 후반작업을 거쳐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처음으로 관객들과 만나게 됐죠.”

영화 <목화솜 피는날>은 세월호 참사로 딸 경은을 잃고 고통 받는 유가족 병호(박원상)와 그의 아내 수현(우미화)을 뒤쫓는다.

병호와 수현의 기억 속에 묻혀 있는 세월호 공동체 기억을 단원고가 있는 안산과 아이들이 처음 올라온 진도 팽목항, 세월호 선체가 거치되어 있는 목포 신항을 중심으로 펼쳐낸다. 

특히 영화는 남겨진 자들의 슬픔과 트라우마, 유족 간의 갈등, 선의를 가지고도 유족에게 상처를 주는 선량한 폭언자까지….세월호 발생 후 10년간 한국사회가 어떻게 변했는지를 여과 없이 드러낸다. 

image
영화 <목화솜 피는날> 스틸컷/사진제공=스튜디오 디에이치엘

신경수 감독은 “10년이라는 세월을 모두 담아내고 싶었다. 딸을 잃은 후 멈춰버린 병호와 수현의 시간과 실제로 흘러가버린 10년의 시간을 한데 섞어 구성했다”며 “시간이 흐르는 동안 세월호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유족들의 시간은 어떻게 멈췄는지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와 영화사 연분홍치마가 공동 제작한 영화 <목화솜 피는날>.

감독은 지난 10년간 세월호 안에 마음을 가둬둔 유가족들의 아픔과 무게를 외면하지 않고 고스란히 들여다본다.

실제 4‧16 가족 극단 노란리본 배우들도 영화에 출연해 사회적 참사를 잊지 않고,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그날을 기억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신 감독은 "사람들은 대개 아픈 기억이나 힘든일은 잊고 싶어한다. 하지만 잊고 싶어도 잊을 수 없는 기억도 존재한다"며 "'과연 우리는 세월호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을까'. '과연 제대로 들여다 본 적 있을까' 질문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거리에 촛불을 들고 나간 사람이건, 그 촛불을 바라본 사람이건,  촛불을 반대하는 사람이건 '세월호'에 대해 제대로 아는 사람은 몇 없을 것"이라며 "매체에서 보여주는 배가 뒤집히는 이미지, 삭발하는 모습 등 단편적 모습으로 세월호를 기억하고 있지 않은지 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비극적인 사건으로 가족을 잃은 모든 이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감독은 "세월호 참사가 아닐지라도 힘든 사건을 겪은 모든 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전달되었으면 한다"며 "외롭게 남겨진 이들이 영화를 통해 용기를 얻고 희망을 찾았으면 하는 마음이 담겨있다"고 전했다.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기억하기 위해 제작된 영화 <목화솜피는날>은 오는 22일 개봉한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정치일반李대통령, 외교 ‘강행군’ 여파 속 일정 불참

스포츠일반[제37회 전북역전마라톤대회] 전주시 6시간 28분 49초로 종합우승

스포츠일반[제37회 전북역전마라톤대회] 통산 3번째 종합우승 전주시…“내년도 좋은 성적으로 보답”

스포츠일반[제37회 전북역전마라톤대회] 종합우승 전주시와 준우승 군산시 역대 최고의 박빙 승부

스포츠일반[제37회 전북역전마라톤대회] 최우수 지도자상 김미숙, “팀워크의 힘으로 일군 2연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