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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덕 시인의 '풍경']장미, 그 순수한 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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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덕 作

“장미여, 오 순수한 모순이여, 기쁨이여, 그 많은 눈꺼풀 아래에서 그 누구의 잠도 아닌 잠이여”. 라이너 마이너 릴케의 묘비명입니다. 여인에게 줄 장미를 꺾다가 가시에 찔려 파상풍으로 죽었다는 릴케. 이후 아름다움에 대한 지극한 찬사가 ‘치명적(致命的)’이랍니다.

 

현기증이 납니다. 세상의 울타리마다 피보다 붉습니다. 울타리에 장미 덩굴은 누가 올렸을까요? 그러게요, 암만 울을 쳐도 점령군처럼 들이닥칠 너, 두려워 가시철망인 듯 둘렀을까요? 너 올 줄 뻔히 알면서 마음 닫아걸어 미안하다 꽃다발 걸쳐둔 걸까요?

 

계절 중의 계절에 꽃 중의 꽃입니다. “그가 나를 품에 안고 나지막이 속삭일 때면 인생은 온통 장밋빛이 된답니다”. 에디트 피아프의 ‘장밋빛 인생’을 흥얼거립니다. 장미에 가시가 없다면, 그래도 장미일까요? 치명적인 꽃 장미는 끝내 아름다울까요? 

 

세상에 오직 단 한 사람, 나만의 사람에게 꽃다발을 안겨주기 좋은 날입니다. “남에게 장미를 건네주는 손에는 언제나 여향(餘香)이 있다”는 중국 속담이 있습니다. 시 같은 꽃, 영화 같은 꽃이 자지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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