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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이는 언어와 감각적인 사유, 김잠선 첫 시집 '이브의 관점'

"시를 쓰고 싶었다" 고백한 김 시인, '관계'에 대한 사유 담은 79편의 시 선봬
유사한 어구 반복하고 변주함으로서 유려한 리듬감 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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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잠선 시인

윤슬처럼 반짝이는 언어로 감각적인 시 세계를 형성해 온 김잠선 시인이 첫 번째 시집 <이브의 관점>(신아출판사)을 출간했다. 

시인은 일상의 복잡 미묘한 감정과 들끓는 마음을 살피며 인간관계에 대한 진지하고도 심오한 사유를 시편으로 차곡차곡 담아냈다. 불합리한 세상의 이면을 깊이 들여다보고, 삶의 진실에 가닿으려는 시인의 고뇌가 묻어나는 진솔한 시편들은 묵직한 공감을 자아낸다. 

“삶이란/ 쾌락이 아로새겨진 실패에서/ 실을 풀어내는 것/ 전 생애를 바쳐온 실패에 감긴 실의 길이가/ 얼마 되지 않는다는 걸 알 때서야/ 세계란/ 관계의 사태로 그려진 그림이란 걸 깨닫지//”(‘실패’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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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잠선 이브의 관점 표지 

김 시인은 머리말을 통해 “시를 쓰고 싶었다” 고백하며 일상언어를 중심으로 정제된 시어를 모으려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그냥 넘길 수 없을 때마다 뭔가를 꺼내려 시도했다”며 "시집을 관통하는 주제는 관계이고 시의 모티브는 주로 독서나 영화에서 가져왔다. 시절 문화를 정서로 채화하는 과정들이 관계의 메타포가 된 셈"이라며 이번 시집에 대해 설명했다. 

총 79편의 시가 수록된 시집에는 짧은 시행으로 구성된 시편들과 유사한 어구를 반복하고 변주함으로써 유려한 리듬감을 형성하는 시편들이 눈에 띈다.

특히 “꽃 피우고 지우는 것은/ 삼월의 일/ 꽃잎 따라 마음 흔드는 것은/ 나의 일”(‘낙화’)과 “병이다/ 봄햇살 우거진 숲에 앉아/ 천둥처럼 섬뜩한 검은 나이아가라를 떠올리는 것은//(‘그리움’)과 같이 역설과 반어의 문장들은 사회 모순에 대한 시인의 현실인식을 보여준다. 그리고 고통과 희망 사이를 넘나들며 끝내 인간에 대한 애틋함으로 마무리되는 이야기는 생의 면면이 선사하는 감동으로 독자들을 이끈다.  

김요한 전북대 철학과 교수는 시집에 대해 "시인은 이브의 관점에서 인간이 이길 수 없는 그 무엇을 말하고 있다"며 "시에는 슬픔, 괴로움, 그리움 같은 고상한 단어가 나오지 않지만 시인의 고통은 읽는 이의 가슴을 강하게 저미게 한다"고 했다. 

장신대학에서 서양철학을 전공한 시인은 전북대에서 흄의 미적 속성으로 석사와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위조예술을 주제로 논문을 준비하고 있으며 여러 기관에서 미학 강의도 진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현재 기린봉에 인문학당을 마련해 운영하며 청년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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