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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메마을은 내 모든 글의 '고향집'"…김용택 시인 '그때가 배고프지 않은 지금이었으면'

김 시인 태어나 평생을 산 진메마을 사람들 이야기 수록 …애틋함 가득
등단 42주년 맞은 김 시인, 올해 만해대상 문예부문 수상자 선정
"상 준다는 연락 받고 어리둥절…매우 큰 상 받게 돼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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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택 시집 '그때가 배고프지 않은 지금이었으면' 표지/사진=교보문고 제공 

올해로 등단 42주년을 맞은 김용택 시인(76)이 시집 <그때가 배고프지 않은 지금이었으면>(마음산책)을 펴냈다.

암재 할머니, 탐리 양반, 얌쇠 양반, 빠꾸 하나씨, 큰당숙 등 김 시인은 그가 태어나 평생을 산 진메마을 사람들을 시(詩)로 불러냈다. 

“이 시집은 오래전 그러니까, 그때 내가 시를 읽고 세상을 배워가며 글을 쓰기 시작할 무렵부터 지금까지 따로 써놓고 발표하지 않은 우리 마을 이야기들이다. 소박한 이 시집은 내 모든 글의 ‘고향집’이다”는 시인의 말처럼 시집에는 진메마을에 대한 애틋함이 가득하다. 

시집의 시들 중에는 산문집 <김용택의 섬진강 이야기>를 쓰면서 수록했던 시 일부와 시인이 직접 찍은 사진 열다섯 장이 함께 수록됐다. 

특히 섬세한 감수성을 지닌 시인의 시선이 실감나게 그려져 진메마을의 정경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소를 몰고 고샅길을 간다/큰집 소도, 작은집 소도 붉은 살구씨를 밟고 집에 들어 몸을 뉘었다//(중략)/ 탕! 살구꽃이 우수수 졌다. 조금 늦게 떨어진 살구꽃잎이 죽은 빨치산 발치까지 날아가 있었다//(중략)// 생각만으로 입안 가득 침이 고이는 으으으 신 살구는 일 년 된 새신랑들이 동네 사람들 몰래 제일 많이 따 갔다//"(‘살구나무가 있는 풍경’)처럼.  김 시인은 강인하지만 절제된 언어로 마을의 풍경을 그려냈다.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따뜻하게 어루만져온 그의 시(詩) 세계처럼 이번 신간 역시 다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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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택 시인/사진=전북일보 DB

이처럼 40년 넘게 시를 발표하고 독자들과 호흡해온 시인은 올해 만해대상 문예부문 수상자로 선정돼 '김용택'이라는 견고한 문학세계를 다시 증명해 보였다. 시인은 "상을 준다는 연락을 받고 어리둥절했다"며 "만해 대상이 매우 큰 상인데 이 작은 마을까지 어떻게 찾아왔는지 신기하고 감사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제28회 만해대상 시상식은 오는 12일 강원도 인제 하늘내린센터 대공연장에서 진행된다. 

1948년 임실군 진메마을에서 태어난 김 시인은 1969년 순창 농림고교 졸업한 뒤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다 2008년 8월 덕치초등학교에서 30년간의 교사생활을 마치고 퇴임했다.

1982년 창작과 비평사의 ‘21인 신작시집’에 연작시 ‘섬진강’을 발표하면서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는 <맑은날> <강 같은 세월> <그 여자네 집> <나무> 등이 있다. 산문집으로는 <김용택의 섬진강 이야기>와 동시집 <콩, 너는 죽었다> 등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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