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05 08:40 (Wed)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문화 chevron_right 전시·공연
자체기사

[2024 전주세계소리축제] 실험적 예술 '눈길', 소리의 정체성은 '글쎄'

지난 14일 개막공연 <잡색X>으로 시작된 닷새간의 소리 여정
개막 공연 통해 실험적이고 독특하게 재해석한 '전북의 농악' 표현

image
지난 14일 2024 전주세계소리축제의 개막 공연으로 선보여진 <잡색X>. 전현아 기자.

제23회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원장 이왕준)가 지난 14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개막 공연 <잡색 X>(연출 적극)를 선보이며 축제의 시작을 알렸다.

올해 개막 공연은 농악 유네스코 등재 10주년을 기념해 소리축제가 직접 제작한 작품으로, 무대 위에는 국가무형유산인 임실필봉농악을 재해석해 그려냈다.

양진성 임실필봉농악 보유자의 상여소리로 막을 연 개막 공연은 ‘1막 당산굿’, ‘2막 샘 굿’, ‘3막 마을굿’, ‘4막 판굿’, ‘5막 대동굿’ 등 총 5막으로 구성돼, 실제 임실 필봉마을에서 펼쳐지는 풍물굿 공연을 실내 극장에서 현대적이고 실험적으로 풀어냈다.

특히 임실 필봉마을의 당산나무, 우물, 부엌, 마당은 적극 연출가의 상상력을 통해 새로운 형상으로 변신해 무대 위에 등장했으며, 원일·신원영 음악감독이 작업한 풍물굿의 기원에 대한 음악까지 더해져 실험적인 예술을 만들어냈다.

실제 2막 샘 굿 속 드럼세탁기로 표현한 마을의 우물과 3막 마당밟이 굿을 ‘천문도’를 사용해 우주적 중심 마을을 압축적으로 표현하는 등 관객에게 예측할 수 없는, 예측하지 못할 공연을 만들었다.

image
지난 14일 2024 전주세계소리축제의 개막 공연으로 선보여진 <잡색X> 중 객석에 비춰진 영상. 전현아 기자.

여기에 ‘로컬 프리즘: 시선의 확장’이라는 올해 주제에 맞게 무대 위 연희를 벌이고 있는 공연자들 사이에 섞여 들어간 카메라 맨이 촬영한 영상을 소리전당 모악당 객석에 비추는 등 무대와 관객의 경계를 허물기 위한 시도 역시 독특했다.

하지만 이처럼 화려하고 실험적인 무대 속 ‘판소리’의 정체성을 담아내지 못해 ‘아쉽다’는 현장의 목소리도 들어볼 수 있었다. 또 풍물굿(농악) 공연에서 잡색 놀음을 연행하는 유형화된 캐릭터인 ‘잡색’의 의미를 모르는 일반 관람객들에게는 다소 이해가 어려운 공연이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와 더불어 농악을 소재로 제작된 공연이었지만, 농악이 연출적 장치에 묻혀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실제 이날 공연에서 임실필봉농악의 진수를 전하는 구간은 '5막 대동굿'이 전부였기 때문이다.

적극 연출가는 “농악의 가장 큰 특징은 ‘청관중의 전복'”이라며 “농악 연주자들이 관객을 압도하는 연주로 시작했다가 말미에는 무대에 난입한 관객들이 반주자를 자처하는 역설적 상황은 여타의 전통연희에는 없는 유일무이한 속성”이라며 농악 특성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무대와 객석이 분리돼 있는 실내 극장에서는 이러한 세계관을 구현하기 어려웠다"며 “그래서 무대 위에 유사 관객을 만들어 극장의 현장을 넘어  이 시대의 민중들을 무대로 불러낼 수 있는 상징적인 미장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라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한편 전북도가 주최하고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원회가 주관하는 ‘2024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오는 18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전주 한옥마을, 전북 14개 시·군에서 펼쳐진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24 #전주세계소리축제 #개막 #공연 #잡색X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