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난데없는 사업 재검토로 멈춰 섰던 새만금이 22대 국회 첫 국정감사를 기점으로 ‘속도전’과 ‘환경보호’라는 갈림길에 서게 됐다. 이 논의는 조만간 수립될 새로운 새만금 기본계획과 지방선거를 앞두고 격화할 조짐이다.
바다와 갯벌 등을 메워 새로운 땅을 만드는 간척사업인 새만금의 특성상 ‘속도전’과 수질개선 등 환경보전을 목적으로 하는 ‘해수유통’이 양립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해수유통 논쟁에 참여한 도내 정치인들은 다음 도지사 선거에 나설 유력 후보군으로 지선에서도 이 문제가 점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북 지역사회와 정치권에선 ‘해수유통’이라는 거대한 흐름을 따라가더라도 국제공항과 항만, 그리고 철도라는 3대 기반시설의 흔들림 없는 구축을 원칙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해수유통을 논의하더라도 앞서 국제공항의 규모화, 초대형 크루즈를 유치하고 서해안 무역중심지 기능을 할 항만, 이를 전국 각지로 연결할 철도는 새만금에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제공항 등 새만금 주요 기반시설의 속도전을 막고 있는 가장 큰 요인이 갯벌 보전론 등 환경단체의 주장임을 고려하면 논의가 지나치게 길어질수록 새만금 사업은 또 다시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특히 ‘경제자유구역’을 강점으로 기업을 유치한 새만금에 오히려 여러 가지 규제가 도입될 경우에 미칠 파급효과도 충분히 고려해 새만금 기본계획이 세워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반면 간척사업 규모를 줄이고, 친환경이라는 세계적 흐름에 맞춰 남아있는 생태 갯벌을 보존하고, 환경 이슈와 관련해 기업에 강력한 기준을 제시해야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실제 지난 14일 전북에서 동시에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와 환경노동위원회 국감은 완전히 다른 양상으로 진행됐다.
새만금이라는 하나의 사업을 두고 ‘속도’과 ‘환경’을 강조하는 두 시선이 동시에 표출됐다. 이와 별개로 사업속도가 너무 늦었다는 데에는 국토위와 환노위, 여야를 넘은 공감대가 형성됐다.
국토위 소속 위원들과 전북자치도는 잃어버린 1년여 시간을 회복하려면 새만금 국가 예산의 조기 투입과 공항과 철도, 항만 등의 인허가 절차 간소화와 속도전을 강조했다.
환노위의 분위기는 달랐다. 개발 속도전보다는 수질 개선에 초점이 맞춰졌고, 새만금 개발에 걸림돌이 되는 논란에 대한 정리를 위해 새만금 청문회가 필요하다는 말도 나왔다.
문제는 지금까지의 사례에 비춰볼 때 논의가 새로 진행될 때마다 국제공항이나 용지매립 등의 사업이 미뤄져 왔다는 데 있다.
안호영 환노위원장(완주·진안·무주) 역시 해수유통과 조력발전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새만금 사업 전체의 진행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에 대해서는 신중론을 견지했다.
안 위원장은 “기반시설 등 새만금 사업 전체를 해치지 않는 것을 대전제로 해수유통과 조력발전이 충분히 가능하다”면서 개발과 환경의 균형을 대안으로 주장했다.
전북정치권 내부에서는 새만금 기본계획 수립, 해수유통, 기반시설 등과 관련해 대놓고 의견을 표출하지 않고 있지만, 각 의원에 따라 세부적인 청사진이 갈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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