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은 조정래의 아리랑, 최명희의 혼불 등 한국 문학사에 길이 남을 대하소설의 배경지로, 문학적 자원이 풍부한 지역이다. 이를 관광 자원화하기 위해 김제 내촌 아리랑문학마을, 남원 혼불문학관 등 다양한 문학 관광지를 조성했지만, 현실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타지역과 달리 관광객의 발길을 끌기 위한 콘텐츠 부족과 운영 미흡이 주된 원인으로 지적된다.
이에 전북의 문학 관광지가 직면한 문제점을 짚어보고 타 지역 성공 사례를 분석해 실질적인 관광 활성화를 위한 대안을 2차례에 걸쳐 모색한다.
전북특별자치도가 문학적 자원을 관광 자원화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지만, 실질적인 성과는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김제 내촌 아리랑문학마을, 남원 혼불문학관 등 도내 대표적인 문학 관광지에 많은 예산이 투입됐음에도 관광객의 발길을 붙잡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제 내촌 아리랑문학마을은 누적 판매 부수 330만 부를 기록한 조정래의 대하소설 아리랑의 배경지다. 김제시는 지난 2010년 총사업비 106억 원을 들여 이곳을 조성했지만 관광객 유치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아리랑문학마을 방문객은 2011년 1만6000명에서 2018년 3만 명까지 증가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 방문객은 8000명대로 급감했다. 이후 2022년 다시 3만 명대로 회복했지만 지난해에는 5000명대까지 감소하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남원 혼불문학관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최명희 작가의 대하소설 혼불의 배경지인 이곳은 2004년 개관 직후 4만8000명의 방문객을 기록했고, 2006년에는 14만 6000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이후 방문객 수는 급감해 평균 5만 명대에 머무르고 있다. 같은 남원시에 위치한 광한루원이 매년 65만 명 이상의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과 대비되는 성적이다.
고전소설 배경지도 예외는 아니다. 완주군의 콩쥐팥쥐 마을은 ‘콩쥐팥쥐 본고장’을 둘러싸고 김제시와 법적 분쟁 끝에 어렵게 조성됐지만, 체험형 콘텐츠와 스토리텔링이 부족하다는 한계가 지적된다.
남원시가 아영면 일대에 조성한 흥부마을 역시 지역 주민들이 간혹 찾는 소규모 명소에 그치고 있으며, 관광 활성화에는 사실상 실패한 상태다.
타지역 성공적인 문학 관광지로 자리 잡은 지역도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경남 하동군의 최참판댁은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의 무대로 잘 알려져 있다.
2005년 75만 명의 방문객을 기록하며 관광지로서의 첫발을 내디딘 최참판댁은 이후 매년 6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을 꾸준히 유치하며 지역 관광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했다. 2015년 방문객 수가 38만 명대로 감소하기도 했지만,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연간 40만 명대의 관광객을 유지하며 탄탄한 관광 기반을 증명했다.
최참판댁은 단순한 문학적 배경지를 넘어 드라마 촬영지로 활용되며 인기를 끌었다. 2005년 드라마 토지를 시작으로 50편이 넘는 드라마가 이곳에서 촬영됐고, 소설 독자와 드라마 팬들이 함께 찾는 명소로 자리 잡았다.
인근에 위치한 박경리문학관도 중요한 관광 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 문학관은 박경리 작가의 삶과 작품세계를 깊이 있게 조명하며, 토지의 문학적 가치를 재발견할 수 있는 공간으로 설계됐다. 관람객들은 작가의 친필 원고와 생애 기록물을 통해 박경리 작가의 문학 여정을 따라갈 수 있다.
하동군 관계자는 “많은 방문객들이 소설 속 이야기에 머무르지 않고 박경리 작가의 생애와 문학 세계를 경험하기 위한 목적으로도 이곳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남 보성군 태백산맥문학관 역시 성공 사례로 꼽힌다. 조정래의 대하소설 태백산맥의 무대인 이곳은 2005년 개관 당시 방문객이 4만 5000명에 불과했지만, 보성군과 전남도의 지속적인 홍보와 시설 개선 노력으로 2008년 이후 15만 명 이상으로 급증했다. 현재도 매년 1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하며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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