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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덕 시인의 풍경] 짬짜면은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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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덕 作

 

대학로 식당가에 갑니다. 골목을 두고 밥집이 나란합니다. 짬뽕과 짜장면 사이 망설이지 마시라, ‘짬짜면’이 생겼다던가요? 이 집으로 갈까, 저 집으로 갈까, 오늘도 고민 고민 끝에 국밥집 문을 밉니다. 아침도 한술 뜨는 둥 마는 둥 했건만, 돼지머리국밥 순대국밥 콩나물국밥 따로국밥……, 국밥집 앞 전봇대 통신선이 꼭 거미줄만 같습니다. 

 

꼬르륵 놓친 점심때, 메뉴를 고를 수 없습니다. 뭐가 좋을까요? 뭐가 맛있을까요, 타전해 묻고 싶습니다. 옆 식탁의 청춘들도 쉽게 결정을 못 하는 눈치네요. 너나없는 결정장애는 복잡한 세상 탓에 머릿속이 더욱 꼬이기 때문인지 모릅니다. 

 

도대체 뭘 먹을까요? 물어도 거미줄처럼 얼키설키 얽힌 저 통신선이 불통일 듯싶습니다. 아이러니네요. 식당이 이렇게나 많아서, 식당마다 메뉴가 차고 넘쳐서 밥 한 끼 먹기 난감합니다. 안경을 고쳐 쓰고 꼼꼼 메뉴판을 찾아봐도 짬짜면은 보이지 않네요. 별수 없이 돼지머리국밥을 주문합니다. 허겁지겁 체하지 않으려면 물부터 한 잔 마셔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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