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자체기사

유성엽 전 의원 별세...끝까지 낮은 자세로 살아간 정치인

정읍에서 시작해 중앙까지, 전북의 길을 만든 실천형 인물

image
故 유성엽 전 국회의원.

정읍고창선거구에서 3선 국회의원을 역임한 유성엽 전 의원이 24일 새벽 별세했다. 향년 66세. 유 전 국회의원은 21대 대선 민주당 선거대책본부 노인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지난달 30일 진안에서 이재명 대선 후보 선거운동을 하던중 급성 뇌출혈로 쓰러져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고인은 정읍시 옹동면 출신으로 전주고와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한 뒤 1983년 제27대 행정고시에 합격해 내무부 지방자치기획단, 전북도 문화관광국장, 민선3기 정읍시장을 역임했다. 이후 제18대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되며 19대, 20대 국회의원을 역임했다.

지역사회는 그를 공직자와 행정가, 정치인으로서의 평생을 바쳐 전북과 국가의 미래를 위한 고민을 멈추지 않은 인물로 기억하고 있다. 유 전 의원의 삶에는 묵묵히 실천했던 진심의 장면들이 많다.

항상 책상머리가 아닌 현장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는 가치관을 가진 그였다. 1999년 겨울, 옥정호·부안댐 상수원보호구역 지정을 둘러싼 갈등이 한창일 때, 당시 전북도청 환경보건국장이던 그는 성탄절 눈발 속에서도 직접 현장을 찾았다. 난방도 되지 않는 마을회관에서 주민들의 하소연을 묵묵히 듣고, 대화 끝에 결국 닫힌 마음을 열게 한 이 장면은 이후 ‘히트행정 10선’으로 선정됐다. 

정계에 첫발을 디딘 2002년 민선 3기 정읍시장 재임 시절에는 전국 최초로 구절초 축제를 발굴·기획해 지역 대표 관광자원으로 성장시켰다.

'행정은 콘텐츠가 있어야 살아남는다'는 평소 소신을 실현한 결과였다. 이와 함께 인사시스템을 공정하게 개혁해 도내 자치단체 중 인사 공정성과 청렴도, 대외교섭능력 분야에서 잇따라 최고 평가를 받았다. 내부 조직의 신뢰를 회복시킨 공직자라는 평은 지금도 지역사회에 남아 있다.

image
유성엽 전 국회의원. /사진=연합뉴스

정치 입문 후에도 그의 현장 철학은 이어졌다. 2008년 무소속으로 국회에 입성한 뒤, 그는 ‘시민의 힘으로 당선됐으니 시민 곁에 있어야 한다’며 정읍에서 국회까지 기차로 출퇴근했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를 3년 간 실천했고 이 모습은 약속을 지키는 정치인의 상징처럼 회자되며 지역에 큰 울림을 줬다.

이처럼 공직과 정치, 중앙과 지방을 아우르며 실력과 겸손을 겸비했던 유 전 의원은 '가는 곳마다 주인이 되고, 서는 곳마다 참되게 하라(隨處作主 立處皆眞, 수처작주 입처개진)'는 좌우명을 삶으로 증명해낸 인물이었다고 지역 사회는 회상하고 있다.

유 전 의원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을 지냈던 고상진 먹사니즘 전북네트워크 공동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가와 국민을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뚜벅뚜벅 나아가던 분이 너무 큰 짐을 홀로 감당하기엔 벅차셨던 것 같다”며 “밝은 세상이 열렸는데 그 빛도 보지 못하고 떠나신 것이 안타깝다. 넉넉한 품과 정의로운 기백으로 많은 이들에게 오래 기억될 것”이라고 애도했다.

유 전 의원은 구파 백정기의사 기념사업회장, 새정치민주연합 전북도당위원장,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 민주평화당 최고위원∙원내대표, 민생당 공동대표 등을 역임했다.

유족으로는 3녀가 있다. 빈소는 정읍장례문화원 VIP 301호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6일이다.

임장훈
다른기사보기
이준서
다른기사보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정치일반李대통령, 외교 ‘강행군’ 여파 속 일정 불참

스포츠일반[제37회 전북역전마라톤대회] 전주시 6시간 28분 49초로 종합우승

스포츠일반[제37회 전북역전마라톤대회] 통산 3번째 종합우승 전주시…“내년도 좋은 성적으로 보답”

스포츠일반[제37회 전북역전마라톤대회] 종합우승 전주시와 준우승 군산시 역대 최고의 박빙 승부

스포츠일반[제37회 전북역전마라톤대회] 최우수 지도자상 김미숙, “팀워크의 힘으로 일군 2연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