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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기고

[안성덕 시인의 '풍경']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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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덕 作

 

있으나 없습니다. 웃음은 언제나 앞의 몫입니다. 종일 방패처럼 창칼 다 받아내다 어둑해서야 겨우 밖으로 나서지만, 앞이 있으니 분명 뒤가 있겠지만 모두 알아보지 못합니다. 거울이 매번 얼굴만 보여줘서일까요? 우리는 뒷모습을 까맣게 모른 채 삽니다. 저조차 제 뒤는 모르고 삽니다. 우연히 보게 된 마네킹 뒤편에 핀이 여럿 꽂혔습니다. 제 품보다 큰 세상과 제 소매보다 긴 세월을 아프게 견디고 있습니다.

 

“성당의 종소리 끝없이 울려 퍼진다/저 소리 뒤편에는/무수한 기도문이 박혀 있을 것이다//백화점 마네킹 앞모습이 화려하다/저 모습 뒤편에는/무수한 시침이 꽂혀 있을 것이다//뒤편이 없다면 생의 곡선도 없을 것이다”(천양희, <뒤편>)

 

일생이 뒷것인 사람이 있었지요. 평생 남의 얼굴에 분 발라주다 자신은 자신의 노래 <아침이슬>의 노랫말처럼 사라져간 이가 있었지요. 4000회 넘는 뮤지컬 <지하철 1호선> 공연으로 그만 어두운 지하가, 조명 뒤가 익숙한 사람이 되었을까요? “세찬 바람 불어오면 벌판에 한 아이 달려가네 그 더운 가슴에 바람 안으면 으음 아름다운 그 이는 사람이어라” 남기고 간 노래 <아름다운 사람>을 나지막이 읊조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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