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뜰 안팎에서 건져낸 다정한 언어…양화연 시집 ‘곤줄박이에게 쓴 편지’

사람과 동물, 사물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 담은 73편의 시 수록

시집 ‘곤줄박이에게 쓴 편지’ 표지/사진=교보문고 제공

2018년 <표현> 신인상으로 등단해 10년 가까이 간결하고 평이한 일상의 언어로 따뜻한 서정의 세계를 일궈온 양화연 시인이 시집 <곤줄박이에게 쓴 편지>(신아출판사)를 출간했다.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사랑의 풍경을 포착해 끊임없이 복원하고 의미를 변주한다. 기억과 상상의 시공간을 넘나들며 사소한 장면에서도 삶의 순간을 짚어내는 탁월한 직관과 무거운 주제도 유쾌하게 비틀어 독자를 웃음 짓게 하는 해학이 담겨 있다. “아따! 시다 뭐라고 시라고?”(시인의 말)처럼 시인의 반짝이는 위트가 가득한 73편의 시들은 반가운 위로를 건넨다.

시집의 기저를 관통하는 태도는 관찰과 발견이다. 시인은 뜰 안과 뜰 밖에서 두 개의 방식으로 생의 무대를 바라본다.

“우체통에 등기우편물을 넣어두었다는 문자를 받았다 문을 열고 무심하게 손을 집어넣었는데 곤줄박이 한 마리 푸드득 날아올랐다// 그 얕고 깊숙한 곳에 둥지가 있을 줄이야// 우편물과 함께 딸려나온 알 다섯 개 엉겁결에 땅에 떨어졌다. 다행히 깨지지 않은 알 한 개. 한 개의 알이라도 세상의 빛을 볼 수 있었으면 싶어 조심스레 둥지에 다시 넣어주었다//(…중략…)// 곤줄박이야, 미안해 내 실수를 용서해줘 큰 글씨로 편지를 써 둥지에 넣어두었다”(‘곤줄박이에게 쓴 편지’ 부분)

양화연 시인.

시 ‘곤줄박이에게 쓴 편지’처럼 시인은 우주에서 만물이 연결되어 있음을 노래한다. 인간뿐만 아니라 사물과 동물 모든 것들을 집중해서 관찰하고 발견해낸다. 뭇 존재들을 바라보는 시인의 애정 어린 시선은 권위를 걷어내고 성찰을 거듭하는 어른의 단정한 품격을 느낄 수 있다.

천세진 문화비평가는 해설에서 “양화연 시인의 첫 시집은 겪지 않고 태어난 이야기가 아니고, 인간이 겪어야 하는 생의 과정들을 대부분 거치고 온 시간의 어느 지점에서 태어난 작품”이라며 “시는 시간의 일이다. 하나는 긴 풍경으로 하나는 짧은 풍경으로 그렇게 만들어내는 경우의 수는 생이 갖는 경우의 수와 비슷할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2018년 등단한 저자는 2021년 <수필과비평> 신인문학상을 받았다. 현재 전북문인협회, 아람수필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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