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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군산조선소 ‘완성선 건조’ 청사진… 서해안 조선업 거점일까 하청의 연장될까

​10년 만의 신조 재개 가시화…신조 전환 위한 대대적인 설비 투자 적기 이뤄져야
김관영 지사 “신규 물량 확보 기간 등 고려하면 선박 건조까지 3년 정도 걸릴듯”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은 13일 서울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에서 HD현대중공업과 ‘군산조선소 자산양수도를 위한 합의각서’를 체결했다. 김익수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 부사장(왼쪽), 최한내 HD현대중공업 기획부문장(오른쪽).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

​국내 최대인 700m 도크, 1650톤급 골리앗 크레인을 갖춘 군산조선소가 마침내 ‘반쪽짜리 블록 공장’이란 오명을 벗고 독자적인 생존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

13일 전북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이 군산 국가산업단지 내 180만㎡ 규모의 군산조선소 자산을 인수하기로 하며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 

2017년 가동 중단 이후 약 10년 가까이 멈춰 섰던 전북 조선업에 ‘완성선 건조’라는 강력한 심폐소생술을 시도하는 격이다. 

화려한 청사진 이면에 도사린 공정 전환의 비효율성과 만성적인 인력난, 그리고 대기업 기술 의존도라는 ‘3중 복합 위기’를 어떻게 돌파하느냐가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우선 이번 인수의 핵심은 블록 생산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단계적으로 신규 선박 건조에 나선다는 ‘투 트랙’ 전략이다. 

김관영 지사는 이날 도청 브리핑룸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그간 신규 선박 건조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필수 생태계를 조성하고 협력업체를 모으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며 “신규 물량 확보 기간 등을 고려하면 선박 건조까지 3년 정도는 걸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실제 현재 군산조선소는 연간 약 10만 톤의 블록을 찍어내 울산으로 보내는 시스템에 최적화돼 있다. 

이 물량을 유지하며 선체 제작부터 의장, 시운전까지 아우르는 완성선 체계를 동시에 구축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공정 간섭은 피하기 어려운 숙제다. 

블록 생산이란 당장의 먹거리에 매몰되어 신조 전환을 위한 대대적인 설비 투자가 적기에 이뤄지지 못할 경우 자칫 3년의 유예기간이 ‘희망 고문’의 연장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기술적 종속성 역시 냉정한 평가가 필요하다. HD현대중공업은 향후 3년간 블록 물량 발주와 함께 세계 최고 수준의 설계 용역, 원자재 구매대행, 스마트 조선소 기술 지원을 약속했다. 

이는 초기 안착에 도움이 될수 있지만 반대로 군산조선소의 자립 의지를 약화시킬 위험도 있다.

현대중공업의 지원이 빨라질수록 건조 시기가 앞당겨질 것이라는 기대도 크지만, 그만큼 ‘기술 홀로서기’를 위한 로드맵을 서둘러 짜야 한다는 것이 지역 경제계의 목소리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역시 인력 수급이다. 이번 인수로 사내 협력사 인력 806명의 고용은 승계될 것으로 보이지만 완성선 건조를 위해 필요한 수천 명 단위의 전문 인력 확보는 별개의 문제다. 

조선업의 암흑기를 거치며 숙련공들은 이미 타 지역으로 흩어졌고 현재의 인력 양성 체계는 본격적인 신조 수요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하는 조선소는 아무리 큰 골리앗 크레인을 가졌어도 거대한 고철 덩어리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단 ​전북자치도는 기업 간 실사를 거쳐 올해 안에 최종 계약이 마무리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군산조선소를 미 해군 함정 MRO 사업 거점으로까지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하지만 MRO 사업은 신조 건조보다도 훨씬 까다로운 보안과 인증을 요구하는 분야로, 걸음마를 떼기 전에 뛰어가겠다는 전략보다는 당장의 공정 혁신과 인력 유입 대책이 우선이라는 목소리가 지역 경제계에서 나오고 있다.

김영호 기자

김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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