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11-06 16:31 (Thu)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콜록콜록’ 감기인가? 독감인가?

최근 독감 환자가 가파르게 급증하며 9년 만에 최대 수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독감은 단순 감기로 오인되기 쉽지만, 고열과 극심한 전신통(근육통)을 동반하며, 심각한 합병증까지 유발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며, 주로 겨울철 유행합니다. 겨울철 유행을 일으키는 주요 바이러스는 A형과 B형으로, 기침이나 재채기 등 감염된 사람의 비말을 통해 전파됩니다. 특히 실내활동이 많아지고 공기 순환이 원활하지 않은 겨울에는 바이러스가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 전염 가능성이 높아지며, 학교, 직장, 군대 등 집단생활 공간에서 빠르게 확산됩니다. 독감의 주요 증상은 갑작스러운 고열(38~40℃), 근육통, 두통, 기력 저하이며, 기침, 인후통, 콧물 등 호흡기 증상도 동반됩니다. 어린이와 노인은 면역력이 상대적으로 약해 고열이 장기간 지속되거나 급성 기관지염, 폐렴 같은 합병증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독감은 감기보다 전신 증상이 강하며, 고위험군(어린이, 노인, 기저질환자)은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독감을 감기와 구분하기 위해서는 증상의 양상과 심각도를 살피는 것이 중요합니다. 감기는 대개 미열이거나 열이 없으며, 콧물과 코막힘이 주된 증상으로 나타나는 반면, 독감은 갑작스러운 고열과 전신 근육통이 특징적입니다. 독감과 감기가 비슷한 시기에 유행하므로 증상이 의심된다면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독감이 확진되면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여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고 증상을 완화합니다. 조기 진단과 신속한 약물 투여가 치료의 핵심이며, 특히 노인, 임산부, 만성질환자, 면역저하자 같은 고위험군은 합병증 예방을 위해 조기에 치료를 시작해야 합니다. 이와 함께 해열제와 진통제를 사용해 증상을 관리하며, 충분한 휴식과 수분 섭취로 체력을 회복해야 합니다. 독감을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백신 접종입니다. 독감 백신은 매년 바이러스 변이를 반영하여 제조되므로 매년 접종이 필요합니다. 접종은 9월에서 11월 사이가 권장되며, 65세 이상 고령자, 임산부, 영유아 등 고위험군은 반드시 접종해야 합니다. 백신을 맞더라도 감염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지만, 감염 시 증상이 경미하고 합병증 위험이 크게 줄어드는 효과가 있습니다. 개인위생도 독감 예방에 중요합니다. 손 씻기, 마스크 착용, 기침 예절 준수, 실내 환기 등은 독감뿐 아니라 다른 호흡기 질환 예방에도 효과적입니다. 비말과 손이 닿는 표면을 통해 바이러스가 쉽게 전파되므로 손 씻기와 표면 소독을 생활화해야 합니다. 또한, 규칙적인 식사, 충분한 수면, 적절한 운동으로 면역력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겨울철에는 체온이 낮아지고 활동량이 줄어들어 면역 기능이 약해지기 쉬우므로 생활습관 개선에 신경 써야 합니다. 최근 독감이 대유행하면서 감염에 대한 걱정이 커질 수 있지만, 지나치게 두려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독감은 중증 합병증 위험이 높은 질환이므로 예방과 빠른 치료가 중요합니다. 증상이 나타나면 신속히 병원을 방문하여 검사를 받고 적절히 치료해야 합니다.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았다면 가능한 빨리 접종을 완료하고, 생활 속 위생을 철저히 지켜야 합니다. 예방이 최선의 치료입니다. 올겨울 독감 예방접종을 통해 건강하고 안전한 겨울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전주병원 부원장 이호경(호흡기내과 전문의)

  • 오피니언
  • 기고
  • 2025.01.12 17:57

수천 년 돌너와의 무게를 견딘 ‘장수군’

장수군은 돌(石)과 관련이 깊다. 장수군을 대표하는 국가사적 침령산성과 전북특별자치도 기념물 합미산성은 모두 다듬어진 돌을 사용한 석성이며 정보통신기술의 원조이자 전북동부지역의 통신체계를 구축한 봉화유적도 돌로 쌓아 올린 특징을 지니고 있다. 이외에도 장수를 대표하는 곱돌(각석섬암)을 이용하여 제작된 완주 갈동유적의 청동검 거푸집(보물)과 무령왕릉의 수호신 진묘수(국보)등이 돌과 관련된 귀중한 유물들이다. 신라시대 무염국사에 의해 창건되었다는 전설을 지닌 천년고찰 신광사의 지붕도 점판암을 재료로 하는 돌너와가 지붕을 뒤덮고 있다. 돌너와는 이렇듯 전국을 살펴봐도 귀한 건축재료인듯하다. 현재에도 강원특별자치도와 충청북도 북동부 산악지역 일부에만 남아있으며 화전민이 거주했던 곳에 집단적으로 분포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을 정도로 희소성이 있다. 돌너와는 엽리를 따라 판상으로 쪼개지는데 이때 돌 결이 나타난다. 지붕을 이을 때는 돌결을 세로방향으로 놓아 얹는데 빗물의 침투를 막고 흐름을 쉽게 하기 위해서이다. 돌너와는 지붕을 이을 때 견고하여 밟아도 깨지지 않고 습기가 차지 않으며 해충이나 곰팡이가 슬지 않아 내구성이 좋다. 하지만 돌너와는 개량된 지붕에서 자주 사용하는 한식기와처럼 대량생산과 관리가 쉽지 않아 유지관리가 어려운 실정이다. 돌너와는 지역적 특징을 잘 보여주는 건축문화의 하나로 과거의 주거형태와 삶까지 유추해 볼 수 있는 중요한 문화유산이다. 비록 유지관리의 어려움이 있더라도 보존해야 할 가치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장수군은 무겁고 어두운색으로 갈변하는 성질을 갖는 돌너와 지붕을 얹은 신광사 대웅전처럼 지난 오랜 세월 그 무게를 견디며 역경과 소외를 버텨 왔던 곳이다. 이는 과거 장수군이 2덕(德)·3절(節)·5의(義)로 대표되는 인물들을 대표하여 어려운 국란과 시련 극복을 잘 나타내주는 역사성과도 많이 닮아있다. 장수군은 수천 년 역사의 미싱링크(역사용어:역사를 이어주는 연결고리)를 지닌 어제를 발판삼아 오늘을 준비하며 또 내일을 설계하는 빛나는 가능성을 가진 곳이다. 돌너와의 무거움을 수천 년 견디며 지역의 명품 역사 관광지로 거듭난 장수군의 신광사 대웅전처럼, 지난해부터 2025년 을사년(乙巳年)까지 이어지고 있는 국가혼란의 위기를 무던하게 견뎌내고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자 한다. 또한 돌너와가 보여준 견고함과 인내처럼 장수군 역시 역경을 발판 삼아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려 한다. 2025년 장수군의 사자성어는 새로운 길을 열어 미래를 창조하자는 ‘개신창래(開新創來)’이다. 이처럼 위기를 기회로 잡아 새로운 길을 열어 내일을 창조해 장수군이 가진 역사와 문화의 연속성을 이어갈 것이다. 우리가 걸어온 시간 속에서 비롯된 자부심과 지혜는 소중한 자산이며 더욱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모두의 따뜻한 관심과 실질적인 응원이 필요하다. 이러한 것들이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갈 원동력이 될 것이다. 최훈식 장수군수

  • 오피니언
  • 기고
  • 2025.01.12 17:56

탄핵정국 속의 입지자들

12.3 비상계엄 발령으로 전북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더 견고해졌다. 지난 4.10 총선 때 10석 전석을 석권한 민주당이 이번 사태로 말미암아 말발굽이 딛고 지나가도 깨지지 않을 정도로 단단해졌다. 국회의원들이 국회 담을 넘어가서 즉각 155분만에 계엄해제를 의결한 것이나 윤석열을 탄핵열차에 싣어 보내는 등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켜낸 공으로 민주당에 지지를 보낸다. 이처럼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일사분란하게 움직인 민주당 의원들에게 오랜만에 박수를 치고 싶다. 21대 전북 출신 의원들의 존재감이 가장 약했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지금은 정동영의원을 필두로 이춘석 안호영 김윤덕 이원택 이성윤 박희승의원 등이 탄핵정국 맨 앞에서 기대이상으로 잘 싸워주고 있다. 워낙 사태가 긴박하게 돌아가지만 맥을 잘 짚고 잘 대응해 간다. 사실 22대가 개원하면서 전북 출신 의원들은 상임위를 중심으로 전북몫 국가예산 확보에 총력을 경주할 태세였다. 하지만 생각하기도 싫은 계엄령 발동으로 국가가 비상사태에 돌입하자 즉각 민주주의를 지켜내기 위해 국회담장을 헐레벌떡 뛰어 넘어 계엄 해제를 시켜던 것. 그날이 평일이 아니었고 대신 의원들이 귀향활동을 벌이던 주말이었으면 큰 일 날뻔 했다. 주술을 워낙 신봉한 윤석열이 화요일 저녁 10시30분을 택한 게 천만다행이었다. 야밤에 국민들과 국회의원들이 국회로 모여 탄핵안을 가결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천우신조나 다름 없을 정도로 대한민국의 국운이 빳빳했다. 이제부터는 모든 국민들이 대한민국을 다시 세운다는 제2건국자세로 임해야 한다. 헌법재판소도 탄핵판결을 법과 양심에 따라 빨리 서둘러야 할 것이다. 특히 내란 수괴인 윤석열과 관련자 전원을 체포해서 대한민국의 법치가 살아 있음을 세계 만방에 보여줘야 한다. 다시는 헌법을 무시하고 불법을 자행해서 국민을 놀라게 해서는 안된다. 지금도 국민들은 그날밤놀란 일을 생각하면 사지가 벌벌 떨리고 말문이 막힐 정도로 분노를 잊지 못한다. 이런 와중에 권력에 눈이 먼 지방선거 입지자들의 발걸음이 한결 빨라졌다. 헌재가 윤석열대통령 탄핵을 인용할 경우를 대비해서 민주당 공천을 받기 위해 부산하게 움직인다. 다음 지방선거는 탄핵으로 지방선거가 치러지기 때문에 입지자들은 공천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권리당원 확보에 부심하고 있다. 문제는 민심의 향배가 어디로 쏠려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지금까지 여러차례 지방선거가 치러졌지만 제대로 된 인물이 뽑히지 않았다는 평가다. 지사나 시장 군수가 국회의원들 입김과 영향력에 따라 좌지우지 되면서 뽑혔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전북 전체가 낙후라는 오명을 떨치지 못하고 해마다 젊은 청년 1만여명이 일자리가 없어 고향산천을 떠나간다. 지금까지는 모두가 남의 탓이라고 핑계를 댔지만 앞으로는 도민들 자신이 책임을 져야 한다.모두가 남의 탓이 아니라 내 탓이다는 것이다. 단체장과 지방의원을 뽑을 때 혁신적인 역량있는 인물을 선출해야 한다. 돈 안쓰는 선거를 해야 전북을 살리고 발전시킬 수 있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5.01.12 17:56

덕유산리조트 안전대책 제대로 세워라

사회 곳곳에 안전 불감증이 도사리고 있는 가운데 무주 덕유산리조트에서 곤돌라가 정지돼 수백 명이 공중에서 고립된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원인은 정전이었다.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뻔 했다. 덕유산 리조트와 설천봉을 연결하는 곤돌라가 지난 9일 오전 10시 15분께 운행중 갑자기 40분간 멈춰서는 바람에 300여명의 탑승객이 공중에서 고립됐다. 한파 특보에다 설천봉의 기온이 영하 16.7℃인 상황에서 곤돌라 탑승객들은 한파에 덜덜 떨면서 공포감을 느껴야 했다. 50대 여자 탑승객이 의식 소실 및 가슴 통증으로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지만 더 큰 피해가 없어 다행이다. 하지만 더 큰 피해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이번 일을 계기로 리조트 측의 안전의식과 경영마인드는 소홀함이 없었는지 철저히 따져봐야 할 것이다. 무주 덕유산리조트는 겨울 특수를 겨냥, ‘눈덮인 덕유산의 환상적인 분위기를 느껴보세요’ ‘곤돌라를 타고 적유산 정상 설천봉을 편안하게 만나 보세요’ 등의 마케팅 구호를 내걸고 고객들을 유인해 왔다. 덕유산의 환상적인 겨울정취와 분위기를 만끽하기 위한 제일 조건은 안전성이다. 그럼에도 리조트의 과부하로 곤돌라 80여대가 멈춰서는 일이 발생한 것은 사전 대비 소홀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이 사고가 나기 전 과부하로 인한 정전사고가 전국적으로 잇따랐다. 서울 강남 코엑스 화재, 경기도 고양시 화정동의 한 아파트단지 전체 정전, 경기도 부천의 아파트 이틀 연속 전기공급 중단 등이 모두 과부하로 인한 정전사고였다. 이같은 사례를 예의 주시했다면 당연히 사전 대비책을 강구했어야 맞다.덕유산리조트 모기업인 부영은 그동안 투자와 인력충원에 미온적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보다 적극적인 투자와 안전의식 강화, 지역친화 경영마인드 등 보완해야 할 숙제가 많다. 덕유산리조트 측은 "승객들에게 양해를 구한 뒤 비용은 모두 환불 조치했다"고했지만 그에 앞서 재발방지책과 향후 유사사례에 대한 대비책을 내놨어야 했다. 한전도 복구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변압기 증강과 신속한 비상발전 등의 대비책을 강구하고, 경찰 역시 철저히 조사한 뒤 문제점이 드러나면 엄벌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재발되지 않는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5.01.12 14:16

펜 한자루에 청춘을 담고-1

2024년 12월, 설렘과 두근거림을 담은 힘찬 발걸음으로 서울 테헤란로 빌딩 숲을 지났다. 인스타그램&페이스북을 운영하는 글로벌 소셜 네트워킹 그룹 메타(Meta)에 크리에이터 작가로 초대를 받았던 때이다. 초대장 인증으로 다소 철저한 이중 경비를 지날 때의 벅참도 떠오른다. 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기업 답게 컬러풀하고 감각적인 인테리어에 작지만 예쁜 케이터링 서비스까지. 그 자리는 그룹 메타(Meta)가 대한민국에서 활동하는 그림, 사진, 글 크리에이터 작가 15명 초대해 네트워킹을 하는 자리였다. 100만 팔로워 작가부터 50만, 30만 팔로워에 빛나는 작가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자니, 마치 연예인이라도 만난 듯 신이났다. 나는 그들에 비하면 병아리 수준이었지만 내 작품과 나를 알아보는 분도 계셨고 메타 매니저들의 적극적인 응원과 호응 덕분에 긴장으로 얼어붙었던 몸과 마음이 녹아내렸다. 행사장 정면의 대형 LED 화면에 초대받은 작가들의 프로파일이 멋지게 펼쳐지고, 자신의 작업과 더불어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하게 되었다. 대부분 작가들이 서울, 수도권에서 활동하는 반면, 지방 그리고 전주에서 활동하는 내가 제일 멀리서 상경한 작가가 되어버렸다. 덕분에 올라오느라 고생했다라며 인사치레를 계속 받았고, 또 관광 도시 전주의 유명세와 한옥마을 이야기로 화제의 중심이 되기도 했다. 고즈넉하고 조용한 여행지를 떠올리며 나의 고향이자 삶의 터전인 전주와 그곳에서 활동하고 있는 내 삶을 낭만적으로 보는 이들도 있었다. 메타에서의 몇 시간은 마치 꿈처럼 지나갔다. 작가들과 함께 작업을 하면서 있었던 웃픈 과거, 치열한 현재, 흥미롭고 새로운 미래들을 이야기하다 보니 어느새 하루가 저물어가고 있었다. 다시 전주로 향하는 고속버스 안에서, 내 두 팔 안에는 메타에서 받은 굿즈로 가득한 선물 보따리가 그 신기루 같은 몇 시간을 증명하고 있었다. 문득, 나의 지나온 시간들과 현재, 다가올 앞날은 무엇으로 증명해 낼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어떤 시간을 거쳐 현재의 내가 되었는가? 나는 미대를 졸업했다. 하지만 전공과는 무관한 항공회사에 취업했다. 화물선 카고파트에서 일하게 된 나는 남자들밖에 없는 화물터미널에 머물렀다. 가까운 공항 근처에 숙소를 잡고 그렇게 나의 영종도 섬 생활이 시작되었다. 직장은 3교대 근무로 일주일마다 낮과 밤이 바뀌었다. 사람은 적응의 동물인지라, 일은 어렵지 않았다 단지 이 다람쥐 쳇바퀴 같은 반복 작업을 매일 같은 위치에서 20년 넘도록 해야 한다는게 흠이라면 흠일까. 물론 월급이야 오르겠지마는 어디 대기업 놈들이 월급을 그냥 주던가?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일의 양과 강도로 사람을 잘도 길들이더라. 신입인 나는 황금 같은 휴일 이틀을 주말이 아닌 평일에 쉬어야 했다. 덕분에 먼 고향 전주에 다녀오는 것도, 서울에서 일하는 친구들 얼굴 보는 것도 포기. 혼자서 공항철도를 타고 홍대나 서울역을 거쳐 안국역을 자주갔다. 안국역에 내리면 인사동과 삼청동, 북촌을 둘러보기가 좋았다. 대한민국 최고의 관광지인 만큼 외국인이 참 많았다. 기념품 가게 또한 넘쳐날 만큼 많았는데, 하나같이 같은 공장에서 제작된 똑같은 사진, 엽서 정도가 다였다. 이때부터 였을까? 무언가 그려야 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이 들었다. △박성민 작가는 전북대학교 일반대학원 서양화과 석사 과정 중에 있으며, 전주신시가지에 '작가의 취향' 을 운영하고 있다.

  • 오피니언
  • 기고
  • 2025.01.09 18:36

'희망의 리더십'이 그리운 요즘

2025년 새해가 밝았다. 뛰어난 식견과 냉철한 판단으로 어려운 시기를 이겨낸 지도자가 그리운 요즘이다. 역사를 돌아보면 중요한 시기마다 탁월한 리더십을 지닌 지도자들이 나타나 어려움을 해결하곤 했다. 뛰어난 지도자는 갑자기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일련의 준비과정을 거치면서 경륜을 갖추고, 이를 바탕으로 위기에서 그 역량을 최대한 발휘했다. 제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영국의 총리 윈스턴 처칠은 신뢰의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모습을 보여주었다. 제2차 세계대전은 유럽에서 시작되어 전 세계가 전쟁에 휩쓸리면서 인류 역사상 가장 파괴적인 전쟁이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였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히틀러의 독일에 맞서며 연합국을 승리로 이끈 중심에는 처칠이 있었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많은 정치가들은 전쟁으로 지쳐있던 국민들에게 평화와 안정된 삶을 약속하였다. 특히, 독일의 팽창에 대해 체임벌린 총리(영국 제60대 총리)는 협상을 기반으로 한 외교적 유화정책으로 영국의 위기를 자초하고 있었다. 반면 처칠은 히틀러의 위협을 경계하면서 강하게 대응해 나갔다. 1939년, 인근 국가를 침략하기 시작한 독일은 이듬해 프랑스를 공격하면서 유럽대륙은 전쟁에 접어들었다. 처칠이 총리로 임명된 시점은 영국이 전쟁에서 상당히 열세인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는 의회 연설에서 ‘나는 피, 수고, 눈물, 그리고 땀밖에 드릴 것이 없습니다.’라는 결연의 메시지를 통해 동료의원들과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독일과 맞섰다. 처칠의 뛰어난 웅변과 리더십은 승리라는 목표를 향해 새롭게 국민들의 마음을 모으는 구심점이 되었다. 몰살 위기에 처한 연합군을 구하기 위한 프랑스 덩케르크 철수 작전은 민-군 협력의 모범적인 사례로 일컬어진다. 독일군이 덩케르크 인근에서 영국, 프랑스 등 연합군을 포위함에 따라 심각한 패배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군함과 민간 선박, 어선, 요트까지 동원하여 9일 동안 약 34만 명의 아군 병력을 구출한 역사적인 사건이었다. 철수 작전을 성공시킨 이후 처칠은 ‘전쟁에서의 승리는 아니지만, 위대한 구출이었다.’라며 국민들에게 투쟁의 의지를 심어주었다. 또한 57일간 지속되었던 독일 전투기의 무차별적인 폭격으로 국민들이 지하벙커에서 고통을 겪으면서도 끝까지 투쟁하자는 처칠의 라디오 연설을 들으며 지도자와 정부를 믿고 버텨나갈 수 있던 배경에는 처칠의 「희망의 리더십」이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또, 그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할 정도로 탁월한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지도자였다. 화가, 문필가로서도 그의 뛰어난 능력은 위기에서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 승리를 쟁취하는 탁월한 지도력의 바탕이 되었다. 2002년, BBC에서 영국민 100만 명을 대상으로 ‘역사를 빛낸 위대한 영국인 100인’을 뽑았던 설문조사에서 셰익스피어, 뉴턴을 제치고 처칠이 1위로 선정되었고, 2015년에 새로 발권된 5파운드 지폐 뒷면에는 처칠의 초상화가 새겨져 있다. 학교생활 부적응자, 낙제생, 사관학교 3수 등 뛰어난 지도자로서 젊은 시절의 모습은 아쉽지만, 그 모든 실패와 성공의 경험을 통합해 결정적인 순간에 빛나는 리더십을 보여주는 사람이야말로 역사 속에 남을 지도자의 모습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처칠은 교육과 가치관의 형성, 축척된 경험을 통해 지도자가 되기 위한 공부를 충실히 하였고 실제 역할이 주어졌을 때 지도자로서 준비된 리더십을 발휘하였다. 시대를 읽는 식견, 뛰어난 인문학적 소양을 바탕으로 국민들을 설득하여 자신을 믿고 따를 수 있는 확신을 주었으며 무엇보다 어두운 밤, 등불과도 같은 희망을 사람들에게 보여주었다. 우리도 다양한 영역에 있어서 윈스턴 처칠 못지않은 위대한 지도자들이 있고 지금도 잘 길러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처칠과 같이 사람들의 마음을 모아 이끌 수 있는 식견과 역량이 있고 「희망의 리더십」을 갖춘 지도자가 나와 국민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줄 수 있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오덕성 우송대학교 총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5.01.09 18:35

100세 타령

'90세에 저세상에서 날 데리러오거든 사랑하는 마나님 때문에 못 간다고 전해라' 내 나이 벌써 망구(望九)가 되었다. 우리 부부가 사랑을 불태워 온 지도 어언 60년에 이른다. 십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하는데 이제 6번째 변하고 있다. 꽃피고 새우는 자연의 숨결 속에 덧없이 살아온 삶이었다. 빠른 세월의 무상을 느낀다. '인생은 역시 추억을 먹고 산다'는 의미를 되새겨 본다. 비록 지난날들이 무의미한 삶이요. 허무한 꿈이었고, 외로운 여행이라 할지라 알찬 생의 보람이라고 느낀다. '추억은 삶의 아름다운 꽃밭'이라고, 지나간 추억의 창문을 열면 고이 잠들고 있는 옛날 이야기가 꽃피어 오른다. 남쪽 나라 멀리 봄의 서곡이 울려오면 가슴 설레는 노오란 수선화가 고운 미소를 날릴 때 사랑의 노래를 불렀다. 파도치는 바다 기슭에서 이상에 불타는 청춘의 꿈을 태우기도 했다. 황혼에 물든 노을빛에 영혼의 노래를 불러보고 붉게 타는 낙엽 사이 흩어지는 시혼을 느꼈다. 그 영혼의 노래가 나의 고독을 달래 파도에 밀려간 추억들이 나를 새롭게 탄생시켜 가는지 모른다. 지는 꽃잎들이 이야기와 정처 없이 사라져가는 낙엽들의 속삭임 들어본다. 그야말로 신비로운 자연의 숨결에 젖어본다. 학창 시절 일곱 빛갈 무지개를 잡으려던 욕망의 나래를 펴보았고 학문과 지혜를 넓혀오던 세월이 덧없이 흘러갈 때 <까뮈의 시지프스>를 보면서 인생에 대한 고민도 해보았다. 교단에서 제자들에게 정의를 외치며 한 점 부끄러움 없이 살기를 갈망하였다. 윤동주의 '서시'를 가슴에 품고 살아온 세월에 참으로 무상과 하무를 느낀다. 2세들의 교육에 봉직해 온 부부교사였다. 그러나 외모나 성격과 달라 정말 엇박자로 살아온 인생이었다. 그래서 오히려 아웅다웅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끈끈한 인연이었다 생각한다. 괴로운 일에도 번번이 맞지 않아 다툼이 따르기도 한다. 이제는 눈이 어두워져 청맹과니가 되어 가고 있는 것 같다. 하는 일마다 마땅치 않아 달달 볶아댄다. 정말 맹맹이와 달달이가 한 울타리에서 다투며 알콩달콩 살아가고 있다. 당신이 아니면 어디다 스트레스를 풀겠느냐? 는 아내, 있으면 원수덩이 같은 당신이지만 나가면 근심덩이가 된다는 푸념으로 마음을 달래본다. 참으로 오랜 생활 속에 절로 피어나는 사랑의 노래다. 기나긴 세월 사랑이 머물다 간 혼적들이 곱게 여울져 온다. 내 나이가 어때! 우리는 영원한 동반자! 인생은 꿈을 찾아가는 여행이라고 한다. 저물어가는 황혼의 노을빛 에 아름다운 추억을 되새겨가며 흘러가는 세월의 강물에 사랑의 노래 를 띄우고 싶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희망이란 눈 뜨고 있는 꿈'이라 했다. 판도라에 마지막 남은 희망은 우리 인간에게 내려 준 신의 선물이다. 희망은 꿈꾸는 자의 몫이라 하지 않았던가? 희망은 인생의 어둠을 밝혀준다고 했다. 저물어가는 인생의 뒤안길에 서성이다 '문학예술'이라는 정원에 시詩와 수필이라는 꽃나무를 가꾸면서 텅 빈 가슴에 새로운 의지의 날개를 펼쳐보려고 한다. 해 저문 언덕에 누워 노욕을 버리지 못한 채 아직도 못다한 사랑의 노래를 부르며 쉬지 않고 희망의 노를 저어 가리라! '100세에 저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사랑하는 마누라와 함께 간다고 전해라!' △서상옥 수필가는 <대한문학> 수필, <백두산문학> 시로 등단했다. 전북문인협회와 전북수필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월간한국시 전주시지회장 역임했다. 수필집 <사랑과 그리움이 메아리 쳐올 때>와 시집 <꽃무릇 연정> 등을 출간했다.

  • 오피니언
  • 기고
  • 2025.01.09 18:35

전문연구요원 또는 산업기능요원 편입 시 구비서류와 제출기일이 어떻게 되나요?

전문연구요원 또는 산업기능요원으로 복무하고자 하는 사람은 연구기관 또는 병역지정업체를 구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관련서류를 업체의 장을 통하여 관할 지방병무청에 제출하면 됩니다. 관할 지방병무청장은 업체 및 편입신청자에 대한 편입 적격 여부를 심사하고, 편입 여부를 결정하여 업체의 장을 거쳐 편입신청자에게 그 결과를 통보합니다. 참고로 기능특기자 중 산업기능요원에 편입할 수 있는 사람은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서 3위 이상으로 입상한 사람이며, 병역지정업체 복무자는 업체 관할 지방병무청에 편입원서를 제출, 병역지정업체에 복무하지 아니한 자는 거주지 관할 지방병무청에 편입원서를 제출하면 됩니다. 전문연구요원이나 산업기능요원 편입 시 구비서류는 다음과 같습니다. 전문연구요원은 전문연구·산업기능요원 편입 등 신청서 및 성실복무·약정근로조건이행서약서, 학위수여증명서(또는 학위증 사본), 수료관계증명서(박사학위과정을 수료한 사람)이며, 기간·방위산업체의 산업기능요원은 전문연구·산업기능요원 편입 등 신청서, 성실복무·약정근로조건이행서약서, 정보처리 분야 전공, 기술자격증, 국민연금 가입내역 등 입니다. 편입원서 제출기일은 다음과 같습니다. 전문연구요원은 입영(소집) 5일 전까지이며, 전문연구요원 편입대상자로 수학 중에 선발된 사람은 자연계대학원 박사학위과정을 수료하는 날의 14일 전까지 전문연구요원 편입원서에 구비서류를 첨부하여 병역지정업체의 장에게 제출하면 병역지정업체의 장은 접수일부터 7일 이내 관할 지방병무청에 제출하면 됩니다. 산업기능요원은 입영(소집) 5일 전까지이며, 학력에 의해 사회복무요원소집대상 보충역으로 처분받은 사람은 다음 해부터 편입할 수 있으나, 그 해 마지막 일정의 고졸검정고시 응시원서를 제출하지 않은 사람, 응시원서를 제출하였으나 시험에 응시하지 않은 사람, 응시하였으나 불합격한 사람은 그 해 편입이 가능합니다. 전북지방병무청

  • 오피니언
  • 기고
  • 2025.01.09 18:34

을사년 전북 르네상스 시대 활짝 열자

을사년 새해 전북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전북특별자치도의 르네상스 시대를 활짝 열것을 다짐했다. 해마다 이맘때쯤 서울과 전주, 그리고 각 시군에서 새해 덕담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으나 유독 이번엔 각오가 남다르다. “이대로는 안된다”는 문제의식에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뭔가 돌파구를 찾자는데 출향인들과 도민들이 서로 공감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 돌파구는 2036 하계올림픽 전북 유치와 전북경제살리기에 초점이 모아진다. 구호와 다짐만 반복했던 과거와 달리 이번엔 무실역행의 자세로 도민 각자가 힘을 모아야 한다는데 공감하고 있다. 매우 바람직스런 일이다. 물론 그 중심엔 출향인과 상공인, 지역 출신 정치인과 관료, 각 사회단체를 막론하고 모든 도민들이 자리잡고 있다. 9일 저녁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5년 재경전북도민회 신년인사회’에서는 자랑스런 전북인상 시상과 재경도민회장 이·취임식이 진행됐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맡아왔던 재경도민회장은 그 바통이 곽영길 아주뉴스코퍼레에션 회장에게 넘어갔다. 신임 집행부를 중심으로 배전의 노력을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길 기대한다. 새로운 전북만들기, 전북특별자치도 르네상스는 그냥 이뤄지는게 아니다. 도민들이 각자 분야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것이 곧 전북인의 명예와 긍지를 높이는 첫발이자 핵심이다. 앞서 지난 8일 전주 라한호텔에서 전북상공회의소협의회가 주관하고 전주상공회의소가 주최한 2025 신년인사회가 열렸다. 의례적인 자리이기는 하나 참석자들은 2036년 전주 올림픽 유치에 힘을 모을것을 다짐했다. 도민 모두가 힘과 지혜를 하나로 모아 오늘의 어려움을 이겨나간다면 머지않아 전북특별자치도가 다시 도약할 기회를 맞이할 것이라는데 의견을 함께했다. 2025년 을사년은 전북특별자치도의 르네상스를 여는 새로운 원년이 되기를 거듭 기대한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 전북도민들이 복을 받게 행동하면 복을 받을 것이요, 스스로 복을 걷어찬다면 굴러들어온 기회도 날릴 수 있는 절체절명의 시기다. 전북르네상스의 개막을 앞두고 뭉개뭉개 피어오르는 희망이 알찬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도민 각자가 한번 더 생각하고, 한번 더 뛰자.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5.01.09 15:13

탄핵과 태극기부대 노인들

뜬금없는 비상계엄 선포로 나라 꼴이 엉망이다. 검사출신 망나니 대통령으로 인해 어렵게 쌓아 올린 산업화와 민주화의 빛나는 전통이 세계의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 비상계엄과 탄핵, 대통령 권한대행, 체포영장 집행과 거부, 경호처 등 평소 쉽게 접하지 못한 용어들이 넘실거린다. 벌써 한달 넘게 이러한 비상사태가 진행되면서 경제는 추락하고 국민들은 불안하다. 그런 가운데서도 다행인 것은 탄핵 시위 현장에서 볼 수 있는 2030세대들의 밝고 앳된 얼굴들이다. 특히 광화문이나 국회 앞, 남태령 농민시위 현장에는 2030여성들이 대거 찾아와 유쾌한 저항을 이어가고 있다. 어둠 속의 한 줄기 빛처럼 한국의 미래가 밝은 것 같아 좋다. K팝이 흐르는 가운데 형형색색의 응원봉을 들고 나온 젊은이들이 벌이는 시위는 마치 축제 같은 분위기다. 며칠 전, 눈이 펄펄 날리는 영하의 날씨에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몸을 비닐로 감싸고 꼬박 밤을 새운 젊은이들을 보면 미안할 따름이다. 이들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는 게 태극기 집회다. 주로 노인들이 나와서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든다. 이들은 거칠고 공격적이다. 특히 여성 노인들은 거친 욕도 서슴없이 내뱉는다. 주변에서 보는 노인이 아닌, 딴 세상 사람 같다. 태극기 부대는 2016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때 생겨났다. 당시 박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선봉에 섰다. 그러다 문재인 대통령 퇴진 운동을 주도했고 지금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저지에 앞장서고 있다. 물론 이들이 시위에 나서도록 기획·주도하는 세력은 따로 있다. 돈과 권력(종교)을 가진 극우 보수들이다. 그러면 태극기 부대를 구성하는 노인들은 누구며 왜 그럴까. 이들에 대한 분석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에리히 프롬(Erich Seligmann Fromm)의 ‘근대화의 역설’과 린 헌트(Lynn A Hunt)의 ‘가족 로망스’를 원용한 분석이 비교적 그럴듯하다. 근대화의 역설은 인간은 근대화로 자유를 얻었지만 이를 개발하고 발휘하려는 게 아니라 역설적으로 어떤 절대적 권위체에 복종하려는 성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또 가족 로망스는 가족이 확장된 형태로 국가체제를 이해한다. 이들 이론은 모두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권위주의나 전체주의에 빠지게 된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불안감을 가진 노인들은 자기 존재를 알아주는 보수단체 사람들을 만나면서 자존감이 살아난다. 이들은 한결같이 “우리나라가 이렇게 잘 살게 된 것은 모두 노인들 덕분이요, 노인들이야말로 진정한 애국자”라고 치켜 세운다. 가정에서, 사회에서 주눅들고 상처받은 모멸감이 이들의 선동을 만나면서 분노로 증폭하게 된다는 해석이다. 우리나라는 올해들어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전체의 20%를 넘어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다. 노인 인구 증가와 함께 부자노인과 가난한 노인, 액티브 시니어와 소외된 노인 등 양극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태극기부대 노인들은 이런 양극화가 드리운 짙은 그늘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조상진 논설고문)

  • 오피니언
  • 조상진
  • 2025.01.09 13:10

전주시, ‘거점도시’ 위상확립 급하다

‘다시 전라도의 수도로!’ 민선 8기 전주시가 야심차게 내건 슬로건이다. 그런데 전북 제1의 도시 전주가 좀처럼 재도약의 날개를 펴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더 쪼그라들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인구 유출이 계속되면서 이제는 60만 인구 붕괴를 눈앞에 두고 있다. 호남의 으뜸도시라는 뜻의 ‘호남제일성(湖南第一城)’이라는 별칭이 무색해졌고, 시민들의 자존감도 떨어졌다. 특단의 대책이 없을 경우 전주는 인구 100만의 광역 거점도시는커녕 지역 거점도시로서의 기능도 수행하기 어렵게 될 것이다. 미래도 밝지 않다. 우선 향후 인구증가 요인을 찾기 어렵다. 그동안에는 주변 시·군에서 유입된 인구로 소폭이나마 인구 증가세를 유지했지만 이제는 인근 지역에서 들어올 수 있는 인구 자체가 없다. 결국 인구 감소 요인만 남은 셈이다. 최근 ‘대한민국 문화도시’로 지정되면서 국비지원으로 그동안 구상해온 각종 현안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됐지만, 여전히 전통문화와 한옥마을을 앞세우는 관광도시 이상의 비전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전주와 연관된 대형 공약사업도 찾아보기 어렵고, 거점도시의 필수조건인 주변 도시 연계 상생발전 전략도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고 있다. 전주 중심의 발전 담론을 경계하는 지역정치권의 태도에도 원인이 있다. 전주는 전형적인 베드타운(bed town)이다. 전주를 거점으로 생활인구가 전북 전역에 퍼져 있는 만큼 이와 연계한 발전 담론으로 다른 시·군과 동반성장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인구 유출을 막기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역시 ‘양질의 일자리’다. 그런데 거주도시·소비도시로 고착된 전주는 대규모 산단이 적어 대기업을 유치하는 데 한계가 있다. 주변 도시와의 협력을 통한 연계발전 전략이 절실하다. 전주의 위기는 곧 전북의 위기다. 전주가 지역 거점도시로서의 위상과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면 인근 중소도시와 농어촌지역도 급격하게 붕괴될 수밖에 없다. 우범기 전주시장은 지난 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올해는 그동안 그려온 지역발전 청사진을 착실하게 추진해 가시적인 성과와 변화를 보여주겠다’고 했다. 전북의 재도약, 그리고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새해 지역 거점도시 전주의 큰 걸음을 기대한다. 을사년, 지역사회 가장 큰 이슈로 부상한 전주·완주 통합도 거점도시의 위상 확립, 전북의 활로 찾기 차원에서 성공적으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5.01.09 12:59

고향에서 키운 꿈, 서울 가서 전국에 펴다

남원에서 태어난 내가 처음 동물병원을 개원한 도시는 전주다. 애견문화(요즘은 반려문화)를 새로 정립하는 데 힘썼다. 그러다가 한계를 느꼈다. 전북을 넘어 우리나라 전체에 메시지를 전해야겠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전주 병원을 접고 1985년 서울로 간 이유다. 그 무렵 서울 지역 동물병원은 100곳 미만이었다. 지금은 1000군데, 전국적으로는 5000곳에 육박한다. 당시 동물병원의 환경은 열악했다. 동물병원이 아닌 ‘가축병원’ 간판이 흔한 시절이다. 중구 필동에 자리를 잡은 나는 개를 전문적으로 진료하는 병원을 표방했다. 그때만 해도 고양이는 드물었다. 지연도 학연도 없는 타향살이, 나는 이를 악물었다. 혼신을 다하는 수술과 치료 틈틈이 방송사와 신문사의 문을 두드렸다. 현대인의 정서에 애완견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전도사처럼 설파했다. 심상사성(心想事成)이었다. 간절히 바라니 이루어졌다. 동물 관련 TV프로그램 사회자 옆에 서는 일이 잦아졌다. 역시 동물 관련 신문 기사 중 전문가 코멘트는 어느 순간부터 내 몫이 되다시피 했다. 동물 칼럼 연재는 덤이었다. ‘매스컴을 타니’ 개와 주인들이 내 병원으로 몰려들었다. 끼니를 걸러가며 하루 34마리를 수술하기도 했다. 그렇게 물이 들어왔지만 나는 노를 젓지 않았다. 타 병원들의 비난을 감수하며 파격적인 수가로 아픈 동물들을 치료했다. 그 와중에 심각한 텃세에도 시달렸다. 치러야 할 유명세로 치부하기에는 ‘안티’ 세력의 가짜뉴스는 도를 지나쳤다. 동물약을 싸게 팔고, 또 이를 적극 홍보하는 내가 못마땅한 이들이 많았다. 심지어 내 신앙까지 걸고 넘어졌다. ‘세계적인 권위의 수의사는 자기 광고를 합리화하기 위해 신성한 종교를 이용하고 예수님을 팔고 있다. 정상적인 기독교인이라면 이렇게 하겠는가. 소문이 언론에 나가면 세계적인 망신거리 톱뉴스가 될 것’이라고 비아냥댔다. 인내심에 한계가 왔다. 사필귀정, 법은 내 손을 들어줬다. 명예를 훼손 받고 모욕을 당했다는 사실을 법원이 확인했다. 나는 철저히 ‘내돈내산’ 원칙을 지켰다. 서울 능동 어린이대공원에서 애완동물사진촬영대회를 매년 열었다. 김대중 대통령, 개그맨 이경규씨, 영화배우 김혜수씨 등 유명인들의 동물사랑 사연을 널리 알렸다. 내 책 ‘개를 무서워하는 수의사’를 읽은 어린이신문 독자들은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나를 지명, 팬레터를 보냈다. 그 아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내 이름에 꽂혀 수의대로 진학했다. 외화내빈을 경계한다. 모든 것의 바탕에는 실력이 있어야 한다. 나는 코로나바이러스, 케널코프 따위 질환의 심각성을 외쳤다. 종합예방접종(DHPPL) 한 방이면 그만이던 관행이 어느덧 교정됐다. 심장사상충의 위험을 공론화한 것 또한 나다. 내가 고쳐주는 개는 대개 서양품종이다. 되돌릴 수 없는 현상이다. 실내에서 키우기에 적당한 사이즈들이다. 토종은 대부분 중개다. 나는 이들 한국견도 챙긴다. 진돗개, 삽살개, 동경이(댕견), 불개, 제주개, 그리고 오수개 등 국산이라면 예외없이 개입해 있다. 심지어 북의 풍산개 연구서까지 냈다. 이 책은 과거 정부를 통해 북측 권력자에게도 전달됐다. 그리고, 지나친 동물 의인화를 나는 반대한다. 사람이 동물을 모신다는 것은 본말전도다. 사람을 위한 동물보호가 우선이다. 그래야 상생할 수 있다. △윤신근 원장은 전북대 수의과대학을 졸업하고 '한국동물보호연구회'를 설립해 동물 질병에 대한 연구와 '동물권' 확립에 앞장서 왔다.

  • 오피니언
  • 기고
  • 2025.01.08 17:12

전북의 성장 엔진,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하라!

2025년 새해가 밝았지만 제대로 덕담 한마디 주고받지 못한 시작이었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온 국민이 비통함에 잠겨 있고, 내란 수괴로 탄핵 심판을 받게 된 윤석열 대통령은 법원이 적법하게 발부한 체포영장 집행을 완강히 거부하며 법꾸라지로 전락해 국민의 분노를 사고 있다. 이제는 국회가 국민의 마음을 받들어 국가의 위기 극복을 위해 신속한 탄핵 재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그 책임과 역할을 다함과 동시에, 탄핵 이후 경제 회복과 민생 안정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2025년 전북 역시 위기를 기회로 삼아 새로운 도약을 준비해야 한다. 23년 전북은 충북과 함께 유일하게 마이너스 성장률이라는 오점을 남겼다. 인구소멸도 전북의 고질적인 문제이다. 전북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지속가능한 발전 전략이 제시되어야 한다. 그 답은 신재생에너지에 있다. 신재생에너지는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 일자리 창출 등 지역사회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강력한 성장 촉매제이다. 특히 전북은 신재생에너지 생산량 전국 1위로 신재생에너지산업의 무한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태양과 바람은 누구에게나 평등하다. 이제 그것을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전북의 새로운 성장 엔진이 될 신재생에너지산업의 출발은 국제수소거래소이다. 지난 27일, 필자는 국회 수소경제포럼과 공동으로 ‘국제수소거래소 설립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전 세계 수소 거래를 조율하는 국제수소거래소는 국내 최초 수소시범도시로 지정된 완주군에 유치할 계획인데, 국제수소거래소가 유치될 경우, 연간 1조 원 이상의 경제적 부가가치 창출을 기대할 수 있고, 약 2만 개 이상의 직·간접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다. 분산에너지 시스템도 핵심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분산에너지는 지역에서 생산된 에너지를 지역에서 소비하는 ‘지산지소(地産地消)’형 시스템으로 송전탑 갈등을 줄이고, 환경적, 경제적 이점을 누릴 수 있다. 독일 ‘펠트하임’이란 마을은 분산에너지 시스템을 도입하여 100% 에너지 자립을 완성했고, 초과 생산된 전력은 판매하여 추가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또한 덴마크 사뮈섬은 분산에너지로 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을 이루어냈다. 전북 새만금 역시 풍부한 신재생에너지 자원을 바탕으로 분산에너지 시스템을 구축하고 동시에 RE100산업단지를 조성하여 기업 유치에 박차를 가한다면 전북의 획기적인 성장동력이 될 것이다. 또한 소규모 농촌 지역에서는 협동조합 방식으로 재생에너지 생산·소비를 관리하여 에너지 비용을 줄임과 동시에 이익을 재분배하여 기본소득 제도로 활용할 수 있다. 고갈 염려가 없는 햇빛, 바람이 안정적인 기본소득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설레는 일인가. 이러한 신재생에너지 산업이 탄력을 받기 위해서는 중앙당, 정부와의 초당적 협력체계구축이 중요하다. 다행히 전북은 20년 만에 10개 지역 모두 민주당 국회의원을 배출하여 지역 발전을 위한 정책 추진에 큰 힘이 되고 있다. 필자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재생에너지산업에 필요한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데 앞장서겠다. 전북은 가능성으로 가득 찬 지역이다. 이제 그 가능성을 현실로 바꿀 때이다. 우리 모두가 함께 하나의 마음으로 노력한다면, 전북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지역으로 거듭날 것이다. △안호영 의원은 제22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정무특보단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 오피니언
  • 기고
  • 2025.01.08 17:11

내란사태와 탄핵정국 그리고 전북의 미래

종종 그래왔듯 민주주의의 취약성이 다시한번 확인됐다. 이 땅에서 44년 만에 불쑥 나타난 불법 계엄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기괴함 그 자체였다. 그래선지 많은 이들이 사태가 일어나게 된 구조적인 탓보다 수괴의 비정상적인 정신세계를 궁금해 한다. 검경의 수사보다도 뇌 전문가의 진단이 먼저라고 말하는 분들도 적지 않다. 히틀러, 스페인 내전의 프랑코, 폭압정치로 치달은 박정희가 회자되는 이유다. 내란수괴와 가담자들은 민주시민들에게 의외의 통찰도 선사했다. 그들 몇몇은 5만 7천발의 실탄, 12대 헬기, 107대 군용차량이면 민주주의를 농단할 수 있다는 망상을 꿈꿨다. 반면 민주시민들은 정의와 상식에 뜻을 모으면 무언가도 해낸다는 용기와 희망을 공유하게 됐다. K-민주주의 너머 ‘더 나은 다른 세상’(a better different world)을 만들 수 있다는 비전이다. △탄핵 이후 정치드라마와 응원봉 세대의 몫 탄핵 시계가 빨라진다. 탄핵정국에서부터 새 정부 출범까지 앞으로 넉 달 가량 소요될 것으로 예측된다. 빠르면 4월, 늦어도 5월이다. 국민의 선택이 어디로 향하든 민주시민들은 암울한 2년 반 세월을 금세 다이내믹 코리아로 바꿀 것이다. 그래서 그간의 퇴행은 오히려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한 응축과 숙성 기간으로 승화된다. 과거의 허물마저 미래의 엔진으로 만드는 민주시민의 역량이 기대된다. 이 땅이 소란한 중에도 세계정세는 숨돌릴 틈이 없다. 오는 20일 트럼프 대통령 취임은 세계 경제질서를 격랑으로 내몰 것이다. 트럼프 출범과 내란·검찰독재 종식이 맞물린 것은 참으로 절묘하다. 바이든 행정부가 불법 계엄은 침묵한 채 야당에 책임을 돌리는 황당한 반응을 보이며 내정간섭과 구차한 의리지키기 논란을 불렀다. 트럼프 행정부는 전혀 다를 것이다. 이 땅은 바야흐로 응원봉 세대도 정치의 주요 축이 되는 성숙한 민주시대를 맞게 됐다. 기성세대와 응원봉 세대의 만남은 극적이다. 삶에 지치고 투쟁에 힘겨워한 40·50·60 세대가 뜻하지 않은 원군을 만났다. 눈사람이 되도록 눈 맞으며 날을 지새운 집회는 전세계에 감동과 놀라움을 안겨줬다. 이들의 등장은 세대간 이해와 소통을 넘어 10‧20‧30대가 기성세대와 동행할 파트너로 인정받는 결정적 만남이었다. 고갈되는 연금을 과연 분담할 수 있을지 염려스럽게 바라본 의구심도 눈 녹듯 사라지게 했다. △세대간 연대‧동행으로 ‘더 나은 다른 전북’ 응원봉 세대가 관심을 가질만한 미담이 정치권에서 퍼져간다. 검찰독재에 저항하면서 AI 인공지능 산업의 씨앗을 틔우려 애쓰는 5선의 정동영 의원이다. 미래 차로 꼽히는 소프트웨어 중심차량(SDV) 전환, 소프트웨어 디지털 혁신, AI·모빌리티 신기술 전략에 열정을 태우며 내란투쟁에도 선봉에 섰다. AI를 전북 자동차산업에 접목시키는 발상은 눈여겨 볼만하다. 전북특별자치도정의 이차전지 특화단지, 전주시정의 영화영상산업 등도 응원봉을 밝히는 희망이다. 무엇보다 세대간 연대는 ‘전북형 기본사회’ 실현이 최우선되어야 한다. 기본소득·기본주택·기본금융은 내란정권이 가중시킨 불평등‧양극화를 일거에 걷어치우며 응원봉에게 존엄한 삶을 보장한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그토록 기본사회를 중요시하는 이유다. 세대를 아우르는 연대와 동행은 내란과 혹한 속에서 우리가 찾아낸 지혜이고 미래 전북을 만들어갈 가슴 뭉클한 동력이다. 임정엽 전 완주군수

  • 오피니언
  • 기고
  • 2025.01.08 17:11

‘2025년 희망 전북교육’, 학력신장과 인성교육으로 이루길

전북교육청은 학력신장과 책임교육을 투트랙으로 한 ‘2025년 새해 전북 교육정책’을 발표했다. 서거석 교육감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작년에 이어 학력신장을 더 과감하게 추진하는 것과 공교육의 책무성을 확실히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는 취임이후 꾸준히 강조해 온 학력신장의 결실을 강조한 것이다. 그리고 이를 이루기 위해 독서·인문교육 확대, 수업혁신, 교과학습 강화, 특성화고 취업 지원 확대, 진로·진학 지원 체계 강화, 교육활동 보호 강화, ESG 실천, 특수교육, 다문화교육, 교육협력 등 10대 핵심과제를 제시하였다. 특히, 학습 부진 요인으로 지적된 문해력 취약을 극복하기 위해 아침 10분 독서 등을 강조하며 미래교육이 지향하는 ‘질문과 토론이 있는 교실’을 만들겠다는 내용은 이 같은 목표와 체계적으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런데 이러한 목표는 결국 학생, 교사, 학부모 등 교육공동체 전체가 함께할 때 이루는 것이다. 따라서 학생들의 자발적 수업의지 고양과 교사들의 연구와 연수 강화, 교권을 보호하며 학부모에게는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협조 강화, 보호자 현장 교육 등도 확대할 계획이란 점은 균형성 있는 정책으로 강조될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한편 이에 덧붙여 학력신장과 함께 인성교육의 중요성이 새삼 중요시된다. 최근 ‘계엄사태’로 일어난 한국사회의 대혼란은 ‘똑똑한 학생’들로 인식되었던 사람들이 일으킨 황당무계한 우리 시대 최악의 사태이다. 이 사태가 일으킨 한국사회의 손실과 상처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이다. 그런데 이는 우리가 압축성장을 위한 방편으로 선택한 학력 만능주의가 초래한 최악의 결과라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즉 ‘공부만 잘하면’ 모든 것이 용인되었던 한국사회가 낳은 후폭풍이라는 점에서 학력만을 강조하는 것이 교육목표의 절대 우위를 차지 할 수 없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한편, 반가운 것은 전북교육청이 지난해 17개 시·도교육청 종합평가에서 2023년에 이어 연속으로 2024년에도 최우수교육청으로 선정된 것이다. 이 같은 추세에 힘입어 올해는 “교육으로 희망을 주는 ‘전북교육 희망의 대전환’을 학력신장과 올바른 가치관, 인성함양으로 이루길 바란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5.01.08 17:10

[세계기록유산이 된 '동학농민혁명기록물] (30) 염기(廉記)

염기(廉記)란 염탐 기록을 의미한다. 1996년 편찬된 〈동학농민전쟁사료총서〉에 수록된 〈염기(廉記)〉는 1900년 경자년(庚子年) 10월 전라남도 순천(順天)·여수(麗水)·광주(光州)·영광(靈光)·담양(潭陽) 등지의 효자(孝子)와 토호(土豪)·향유(鄕儒)들의 성명 및 이들의 민간에 대한 토색을 염탐하여 행패를 부리는 자와 포상해야 할 자들에 대한 조사 내용을 기록한 자료이다. 표지에 “庚子十月 日”이라는 기록이 있고‚ 본문 중에 동학에 관련되는 기록들이 기재되어 있으므로 이 문서의 편찬 시기는 1900년 10월임을 알 수 있다. 전체 10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크기는 22.1×23.6cm이다. 서울대학교 규장각에 소장되어 있다. 〈염기〉에는 동학농민혁명 당시 각 지방 접주층들이 민간 토색(討索)을 일삼았으며 동학농민군 진압 시 대개 뇌물을 주고 살아나 이후 더욱 치부(致富)하였다는 사실 등이 기록되어 있다. 전라도 남부지역 동학농민군 지도자층의 경제적 기반을 알 수 있으며 이후 지방사회의 동향을 알 수 있는 자료이다. 이 중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순천 주암면 용촌(龍村)에 사는 조귀성(趙貴星)과 그 아들이 모두 접주(接主)와 거괴(巨魁)가 되어 평민(平民)을 토색(討索)한 사례가 수록되었다. 1900년 봄에 이르러서도 다시 사통(私通)을 하여 그 무리를 궐기시키려고 한 것이 여러 차례임이 포착되었다. 마찬가지로 순천 남문밖에 사는 서백원(徐白元)은 접주를 핑계 삼아 재물을 토색질하여 백성의 원한이 비할 데가 없었다고 한다. 순천 송광면 낙수동(洛水洞)에 사는 이사계(李士繼)도 본래 부자로 갑오년(甲午年)에 접주가 되어 평민을 침탈하여 더욱 부유해졌다고 한다. 이를 통해 보면 염기의 작성자는 동학농민군 접주들이 민가에 대하여 토색 및 침탈을 하여 치부하였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른 한편으로 보자면 순천 지역 동학농민군 지도자는 1894년 동학농민혁명 이후에도 1900년에 이르기까지 활발히 활동을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위에서 언급한 순천 주암면 용촌의 조귀성도 1900년 봄에 이르러서도 궐기 움직임을 보였을 뿐만 아니라 순천 별량면(別良面)에 사는 심능관(沈能冠)도 더욱 구체적인 활동을 전개하고 있었다. 염기 본문-순천지역. 서울대 규장각 제공 〈염기〉에 따르면 그는 갑오년 거괴로 거부(巨富)가 되었으나 지난날의 버릇을 고치지 못하였다. 1899년 전주(全州)의 병정 1명을 청탁하여 오게 하고, 그의 족인(族人)이라고 일컬으며 그의 사채를 무난히 거두어 들였다고 한다. 이때의 행동이 수상하였기 때문에 면(面) 사람들이 모두 말하기를, “갑오년에 죽은 자가 살아나서 지금 도리어 그 화를 받는다”라고 하였다. 그리고 이들이 원망하여 말하기를 “어찌 하늘의 도가 있는가”라고 하였다고 한다. 이를 보면 1900년까지도 순천 지역 동학농민군 지도자는 활발한 활동을 지속하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이어서 여수 화양면(華陽面) 봉오동(鳳梧洞)에 사는 심송학(沈松鶴)은 도집강(都執綱)의 이름으로 무리 수천명을 모아 고진(古鎭)·방진(方鎭)·봉화(烽火) 3곳의 군기를 탈취하였다고 한다. 하동(河東)에서 싸울 때에 민간의 돈과 곡식을 무수히 탈취한 일이 있다고 하였는데 동학농민혁명 당시 하동 전투를 의미하는지는 보다 자세한 추적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다시 시선을 돌려 광주군(光州郡) 중옥리(中玉里)에 사는 지중화(池仲化)는 접주 거괴로 지난날의 버릇이 아직도 남아있어 의기가 양양하여 늘 동도(東徒)가 다시 일어나기를 바랬다고 한다. 사람들이 모두 말하기를 “죽일만한 자이다”라고 하였다. 동학농민군에 대한 증오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밖에 광주 방산리(方山里)에 사는 문영보(文永甫)는 접주로 백성의 재물을 토색질하여 그 집이 부유해졌다고 한다. 광주 송정리(松亭里)에 사는 우치옥(禹致玉)도 접주로 민간을 토색질하여 그 돈으로 재산을 모았다고 한다. 전라도 내륙 지역 동학농민군 지도자의 활동도 눈에 띈다. 임실(任實) 이인면(里仁面) 독산촌(獨山村)에 사는 김내칙(金乃勅)은 동학의 거괴로 난리를 일으킨 것이 비할 데가 없었다고 한다. 갑오년 왕사(王師), 즉 관군이 내려왔을 때에 간사한 아전에게 붙어 속전(贖金) 수천금을 내고 풀려나 목숨을 건진 일이 있다고 한다. 임실 하동면(下東面) 계월리(桂月里)에 사는 전경서(全京瑞)도 본래 진안(鎭安)사람으로 갑오년 동학의 거괴이고, 어지럽게 작난질 한 것이 보통이 아니었다고 한다. 난리가 가라앉은 뒤에 진안에서 지낼 수가 없어 임실 하동면 계월리로 이사한 기록이 있다. 임실은 김개남의 근거지인 남원 인근의 고을이다. 따라서 임실 신안면(新安面) 낙천(樂泉)에 사는 한흥교(韓興敎)는 거괴 김개남(金開南)의 친사돈으로 무리 수만명을 인솔하여 이르는 곳마다 성(城)을 함락시켰다는 기록이 〈염기〉에 남아 있다. 또한 이 사람의 사촌인 韓東敎도 접주가 되어 수없이 많은 침탈을 하여 백성의 원망이 길에 가득하였다고 한다. 그밖에 영광 염소면에 사는 정훈직(丁熏直)은 본래 갑오 동학의 거괴로 난리를 일으킨 것이 심상하지 않았다고 한다. 남의 농사 짓는 소를 빼앗아 멋대로 도살하고, 남의 집을 부수었으며 남의 재산을 자기 것으로 삼아 모은 재산이 수만냥이 된다고 하였다. 영외면(嶺外面) 대월리(大月里)에 사는 이중구(李重九)는 거괴로 기포대장(起炮大將)을 자칭하고 소 10마리를 잡았다. 여기서 기포대장(起炮大將)이 동학의 기포대장(起包大將)을 의미하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마지막으로 담양(潭陽) 서면(西面) 간리(間里)에 거주하는 박관기(朴寬基)는 본래 읍속(邑屬)으로 전량(錢兩)의 이자를 받는 날이 만약 기한을 넘기면 그 부요(富饒)를 기대고 권세에 의탁해서 사람을 무수히 때려 죽을 지경에 이른 자도 많았다고 한다. 특히 갑오년 동학의 거괴로서 남원 등지를 돌아다니며 토색질을 하다가 임산부를 구타하여 바로 낙태를 하게 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그 뒤에 목숨을 도모하는 일로 속전 수백 냥을 내었다고 한다. 이 또한 〈염기〉 작성자의 동학농민군에 대한 증오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와 같이 〈염기〉에는 전라도 순천, 여수, 광주, 임실, 영광, 담양 지역에서 활동하였던 동학농민군 지도자의 동학농민혁명 당시의 활동 및 1900년에까지 이어진 활동들이 수록되어 있다. 전반적으로 동학농민군 지도자들이 민간 토색을 일삼고 치부한 내용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나 여기서 소개된 각종 토색질은 동학농민혁명을 진압하고자 하였던 관군 혹은 이들과 호응한 사람들이 동학농민군에 대한 증오를 토대로 작성된 것이기에 그대로 신뢰할 수 없는 내용들이다. 특히나 동학란으로 지칭되어 탄압당한 동학농민군 지도자들이 지역 사회에서 그대로 남아 치부에 이르렀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본다. 대부분의 동학농민군은 죽거나 지역 사회를 떠나야 했던 것이 당시의 실정이었다. 따라서 염기는 동학농민군 지도자들의 동학농민혁명 당시, 그리고 그 이후의 행적을 추적하기 위한 방증 자료로 활용해야 할 것이고 여기에 나온 기록 모두를 사실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음을 유념해야 한다. 유바다 고려대 한국사학과 부교수 유바다 고려대 한국사학과 부교수

  • 오피니언
  • 기고
  • 2025.01.08 15:08

지역등권론과 올림픽유치

을사년 새해 사람들은 서로 덕담을 주고 받으며 한해의 안녕과 행복을 기원하는데 향우들끼리 모이는 자리에서도 ‘지역감정’은 터부시되는 단어 중 하나다. 호남과 영남으로 대표되는 지역감정은 크고작은 선거때마다 광풍이 불듯 거의 모든 이슈를 덮는 메가톤급 위력을 보여왔다. 평소에는 수면하에 잠복해 있다가 선거때만 되면 어마어마한 광기를 부리곤 했다. 김대중, 김영삼, 김종필 등 소위 3김시대가 저물면서 지역감정은 수그러든듯 해도 적어도 영남과 호남에서 특정정당 독식현상은 과거와 전혀 다를 바 없다. 30년전 떠올랐던 ‘지역등권론(地域等權論)’을 기억하는가. 1995년 제1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는 35년 만에 단체장을 직접 뽑는 일대 사건이었다. 이 선거때 DJ(김대중)는 ‘지역등권론’을 화두로 던졌다. 그동안 TK, PK 패권주의 속에서 살아왔으나 첫 자치단체장 선거를 계기로 패권주의가 아닌 등권주의를 실현하자는 것이다. 한마디로 호남권과 충청권도 영남권과 동등하게 대접받아야 한다는 논리다. DJ는 마법의 지역등권론을 통해 지방선거에서 압승하고 결국 집권하게 된다. 집권 세력을 탄생시킨 특정 지역이 다른 지역에 군림하는 지역패권주의에 종언을 고하게됐고, 그 이후 지방화 시대가 열리면서 외형상으로는 지역등권주의로 나가고 있다. 하지만 속내를 보면 지역등권주의를 통해 지역이 평등한 세상을 만들겠다는 DJ의 꿈은 앞으로 가야 할 길이 참으로 멀기만 하다. 여전히 영남패권주의가 만연해 있고 호남, 그중에서도 전북은 낙후와 소외의 늪에 빠져 있는게 현실이다. 하여 을사년에는 특정지역이 국가의 자원과 권리를 독점하는 지역패권의 시대를 마감하길 기대한다. 모든 지역이 같이 대접받고 협력하는 평등한 지방화 시대를 열어야 한다는게 작금의 시대정신 아닌가. 얼핏 생각하면 영남 패권주의를 종식시키는게 급선무인듯 해도 그건 시작일뿐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수도권 패권주의를 종식시켜야 한다는 거다. 모든 자원의 배분과 각종 혜택이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위주로 주어진다면 대한민국은 더 이상 밝은 미래가 없다. 때마침 의미있는 하나의 시도가 이뤄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소위 '비수도권 지방도시 연대'가 바로 그것이다. 전북특별자치도가 도전장을 던진 '2036 전주 하계올림픽 유치' 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대결 양상이다. 수십년간 지켜봤던 호남과 영남의 대결이 아닌 수도권과 비수도권간 한판 승부라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끈다. 전북이 올림픽 유치를 위해 연대한 지방도시는 광주(국제양궁장·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 충남 홍성(충남 국제테니스장), 충북 청주(청주다목적실내체육관), 전남 고흥(남열해돋이해수욕장)뿐 아니라 영남권의 중심인 대구(육상 대구스타디움)까지 포함됐다. 지역등권론은 특별한 것이 아니다.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역시 또하나의 지역일 뿐이다. 그래서 2월 28일 2036 올림픽 국내 후보지 결정 과정과 그 결과가 더욱 주목된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 오피니언
  • 위병기
  • 2025.01.08 14:56

근로자 울리는 임금체불, 특단의 대책을

정부와 여당이 설 연휴 전날인 오는 2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기로 하면서 서민들이 더 따뜻하고 여유로운 을사년 설 연휴를 즐길 수 있게 됐다. 하지만 6일간의 명절 황금연휴를 앞두고 여전히 웃을 수 없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몇 달째 임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들이다. 가족이나 친지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야 할 명절이 이들에게는 더 힘든 시기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길고 긴 불황의 터널에 갇혔던 지난해 국내 임금체불액이 역대 최대치에 달했다. 전북지역에서도 지난해 임금체불액이 전년보다 크게 늘어 총 516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게다가 최근 건설업과 제조업을 중심으로 경기불황이 계속되고 있어 체불 임금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도 나온다. 연말연시, 뒤숭숭한 탄핵정국 속에 무안공항 참사까지 발생하면서 어느 때보다 우울한 새해를 보내고 있다.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확산하면서 민생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열심히 일하고도 임금조차 받지 못한 근로자들은 작은 희망마저 품을 수 없다. 임금체불은 노동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중대한 범죄다. 개인과 가정을 넘어 국가 경제와 사회안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고용노동부가 설 명절을 앞두고 오는 24일까지 3주 동안 ‘임금체불 예방 및 청산 집중지도 기간’을 운영한다. 이 기간 임금체불 신고를 온라인으로 쉽게 할 수 있도록 노동포털에 전담 신고창구가 개설되고, 전용 전화를 통해 체불 청산 담당자가 상담과 안내를 진행한다. 또 고액이거나 집단(30인 이상) 임금체불 사건에 대해서는 고용노동부 각 지청장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체불임금 청산을 지도한다. 이 같은 체불임금 청산 노력과 함께 고의적·반복적으로 임금을 체불한 사업주에 대해서는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 임금체불의 악순환을 끊어내야 한다. 가족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야 할 설 명절에 임금체불로 고통받는 근로자가 적지 않은 게 우리 사회의 안타까운 현실이다. 설 명절 전에 체불 임금이 모두 청산되도록 고용노동부와 지자체 등 관계당국에서 특단의 대책을 세워 강력 추진해야 한다. 이와 함께 제때 임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들의 생활안정 지원대책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5.01.08 13:26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