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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만드는 진짜 축제⋯제3회 전주예술난장 열린다

가을빛이 깊어가는 팔복동이 예술로 들썩인다. 문화도시 전주의 대표 예술축제, ‘2025 전주예술난장’이 오는 17일부터 19일까지 팔복예술공장 일대에서 펼쳐진다. 올해 난장은 ‘도시의 거리와 공간이 곧 무대가 된다’는 취지 아래, 2036 하계올림픽 유치의 염원을 예술로 풀어낸다. 전주시와 전국 예술가, 지역 협의체, 팔복산단 기업체 등 다양한 주체가 힘을 모아 ‘예술로 하나 되는 도시’를 만든다. 2023년 첫선을 보인 전주예술난장은 매년 새 얼굴의 예술가들이 모여 실험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공연을 선보여왔다. 지난해에는 170여 팀이 지원했고, 올해는 200여 팀 중 35개 팀이 최종 선정돼 전주 시민과 함께 도시를 축제의 무대로 바꿀 준비를 마쳤다. 축제의 문을 여는 개막식 ‘뛰어! 전주, 울려! 난장’(17일)은 전통과 미래가 어우러진 대규모 퍼포먼스로 시작된다. 이후 18일과 19일에는 서커스, 마임, 마술, 음악, 전통연희, 무용, 미디어아트 등 거리예술의 모든 장르가 팔복동 구석구석을 물들인다. 올해 행사는 예술인 기획단 ‘장단’과 전주문화재단이 손잡고 만든 민·관 협력형 축제 모델로, 전국 예술인뿐 아니라 ESG 협의체, 주민 협의체, 지역 기업체까지 참여해 ‘함께 만드는 진짜 지역축제’를 그린다. 주요 프로그램은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거리예술 공연’ △도심 속 미술관 ‘공공미술 프로젝트’ △예술인 기획단을 직접 찾아보는 미션형 이벤트 ‘장단을 맞춰라!’ △합리적 가격으로 미술품을 만나는 ‘예술장터’, △푸드·플리마켓이 어우러진 ‘마을장터’, △ESG 체험형 공간 ‘예술놀이터’ 등으로 다채롭게 꾸며진다. 거리예술 대표작으로는 유럽을 무대로 활약 중인 ‘갈매’의 관객참여형 대형 퍼포먼스를 비롯해, 전통 줄다리기를 현대 서커스로 풀어낸 안재현(봉앤줄)의 공연, 애니메이션 크루의 팝핀쇼, 전통그룹 텅연의 LED 전통놀이 한마당, 헤르츠 30인조 오케스트라의 영화음악 콘서트까지 — 장르의 경계를 넘어선 무대가 펼쳐진다. 참여형 프로그램 ‘장단을 맞춰라!’는 축제 곳곳에 숨은 ‘장단’ 멤버를 찾아내는 시민 미션으로, 현장에서 예술가를 직접 만나 굿즈를 받는 등 오락성과 현장감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시민과 예술가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마을장터’에서는 먹거리와 볼거리, 체험이 어우러지고, ‘예술놀이터’에서는 100여 종의 리사이클링 놀이기구와 악기를 활용한 친환경 놀이마당이 열린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뛰놀며 ‘예술의 기운’을 만끽할 수 있는 자리다. 하형래 예술인기획단 ‘장단’ 단장은 “전주예술난장은 단순한 축제가 아닌, 도시와 예술이 만나는 실험의 장”이라며 “산업 유산과 예술이 공존하는 팔복예술공장을 배경으로, 예술가와 시민이 함께 전주가 예술의 도시로서 지닌 힘을 증명하는 자리”라고 올해 전주예술난장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그는 “모두가 함께 만드는 축제를 통해, 모두가 모인 공공의 장에서 모두가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며 "예술의 자유로움과 도시의 활기, 그리고 미래와 전통이 어우러지는 거이의 무대 전주예술난장에서 관객 여러분을 기다린다"고 말했다. 제3회 전주예술난장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전주문화재단 홈페이지 및 공식 SNS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5.10.16 16:37

탱고로 풀어내는 감정의 서사, 고상지밴드 'TANGO NOIR'

불빛 아래 흐르는 감정의 선율, 탱고가 전주에서 가장 깊은 밤을 연주한다. 전주 문화공간이룸이 오는 18일 오후 5시, 반도네오니스트 고상지가 이끄는 ‘고상지밴드’의 공연 ‘TANGO NOIR’를 선보인다. 이번 무대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창작주체 지원사업에 선정된 ‘너머의 예술–이룸’ 프로젝트의 다섯 번째 작품으로, 예술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아티스트 고상지의 독보적인 음악 세계를 지역 무대에 담아낸다. 공연은 아르헨티나 탱고의 거장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명곡을 중심으로 영화음악, 자작곡, 라틴 명곡을 아우르는 감성적 크로스오버로 구성됐다. 클래식과 크로스오버, 현대음악을 잇는 ‘비르투오조 시리즈’의 흐름 속에서, ‘TANGO NOIR’는 탱고라는 장르를 통해 인간 감정의 복잡성과 시대적 정서를 음악으로 되살릴 예정이다. 무대에는 고상지(반도네온)와 피아니스트 최문석이 함께 오른다. 피아졸라의 대표작 ‘Tango Apasionado’, ‘Oblivion’, ‘Libertango’를 비롯해 고상지의 자작곡 ‘마지막 만담’, ‘ys ii’, 애니메이션 <에반게리온>의 OST, 라틴 명곡 ‘엘 푸에블로 우니다’ 등이 연주된다. 곡마다 교차하는 영화적 색채와 서사는 탱고가 단순한 춤 음악을 넘어 감정의 언어이자 예술적 서사임을 보여준다. 고상지는 아르헨티나 오케스트라 스쿨 오브 탱고 에밀리오 발카르세를 졸업하고, 세계적 거장 발터 카스트로(Walter Castro), 고마쓰 료타(Ryota Komatsu) 등에게 사사받은 국내 대표 반도네오니스트다. 2021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수상자로, TV예술무대·열린음악회 등 방송 무대는 물론 서울재즈페스티벌, 평창대관령음악제 등 주요 페스티벌에 출연하며 폭넓은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CBS 드라마 <Georgie & Mandy's First Marriage>의 메인 타이틀 OST에 참여하는 등 세계 무대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함께하는 피아니스트 최문석은 라틴·재즈·클래식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작곡가이자 연주자다. 김동률, 이적 등 대중음악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비롯해 포레스텔라 조민규 콘서트의 밴드마스터로 참여하는 등 투박하면서도 깊이 있는 그의 연주는 탱고 특유의 리듬과 감성을 극대화한다. 예매는 네이버에서 ‘비르투오조 시리즈’를 검색하거나 전화(063-223-5323)로 문의하면 된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5.10.16 16:36

다채로운 실험과 도전으로 무장한 전주 신진예술가, 관객과 만나다

전주 문화예술계를 이끌어 갈 신진 예술가들이 깊어지는 가을을 예술로 물들인다. (재)전주문화재단의 후원으로 진행되는 전주신진예술가지원 사업에 선정된 예술가들이 가을을 맞아 각기 개성 넘치는 무대와 전시로 관객을 만날 채비를 마쳤다. 공연 분야 선정자 이희준 연출가는 청소년과 가족 단위 관객을 대상으로 연극을 선보이며, 또 다른 공연 분야 선정자 김윤하 연주자는 가야금과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북콘서트로 관객을 찾아간다. 시각 분야 문채원 작가는 우연한 행복과 상징을 매개로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사유한 전시를 선보인다. 공연 분야 선정자 이희준 연출가가 준비한 ‘한겨울의 오로라’는 정신병동을 배경으로 상담자와 내담자의 치료 과정을 따라가는 연극이다. 심리적 치유의 여정 속에서 인간 내면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드라마 극으로 관객과 소통할 예정이다. 이 연출가는 “전주신진예술가지원 선정으로 첫 단독 연출을 맡아 프로덕션을 진행하게 돼 매우 긴장되고 설렌다”며 “공연이 관객들에게 치유가 될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연극은 오는 18일과 19일 오후 5시,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열리며, 전석 2만 원으로 NOL티켓을 통해 예매할 수 있다. 또 다른 공연 분야 선정자 김윤하 연주자는 가야금 연주와 함께 직접 쓴 글을 엮어 북콘서트 형식의 공연 ‘그곳에 닿기를’을 선보인다. 작품은 라이브 연주와 이야기가 어우러진 공연으로, 음악에 대한 갈망과 예술가로 살며 느낀 고민과 진심을 관객에게 진솔하게 전달한다. 김 연주자는 “진심을 담은 이야기와 선율이 많은 이의 마음에 닿을 그날을 기대하며, 야심 차게 준비하고 있다”며 “다가올 공연에 많은 관심과 기대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공연은 오는 26일 오후 5시, 전주 ‘경원동 샵’에서 열리며, 전석 1만 5000원으로 예매 및 문의는 전화(010-4605-3177)를 통해 할 수 있다. 시각 분야 선정자 문채원 작가는 전시 ‘포춘 텔러’를 통해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인간의 본능적 갈망과 이에 반응하는 감각을 탐구한다. 이번 전시는 행복을 바라는 마음에서 출발해, 운세·징조·상징 등 미래를 점치는 다양한 사물과 의식의 흐름을 예술적 언어로 재구성해 불안한 현실을 해석하고 새로운 시선을 제안한다. 전시는 이달 28일 부터 다음 달 9일까지 ‘뜻밖의 미술관’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부대 프로그램은 전주문화재단 누리집을 통해 추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전주문화재단은 2025년 전주신진예술가지원 사업으로 △김민지(연극) △정유진(시각) △김윤하(음악) △이희준(연극) △최산하(음악) △김규리(시각) △문채원(시각) △박로운(시각) 등 총 8인을 선정했다. 전주신진예술가지원 선정자들에게는 총 3600만 원의 지원금과 함께 일대일 전문가 컨설팅, 전문가 리뷰 등을 통한 역량강화 프로그램, 영상 아카이빙과 도록 제작 등이 지원된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5.10.14 17:21

감각의 리듬으로 그린 세계, 이장우의 '경계 없는 풍경 II'

이장우(40) 작가가 구현하는 풍경은 단순한 재현이 아닌 감각과 물질, 기억과 정동이 교차하는 화면이다. 화폭을 통해 익숙한 풍경을 낯설게 변모시키고, 시각적 경험이 아닌 촉각적이고 신체적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힘이 느껴진다. ‘그림’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그는 4살 때 처음 붓을 잡았다. 이후 수년간 풍경 회화에 천착하며 풍성한 색채가 돋보이는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풍경의 감각적 리듬을 시각화하는 이장우 작가가 개인전 ‘경계 없는 풍경 II’ 을 30일까지 공간 시은에서 개최한다. 해외 및 국내를 배경으로 한 30여 점의 다채로운 회화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작가는 어릴 때부터 자폐증을 앓았다고 밝혔다. 세상이 정한 기준과는 조금 다른 삶을 살았지만,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이장우표' 세상을 구현하며 두터운 마티에르(질감)와 색감의 조화로 미술 애호가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강원도의 풍경을 위주로 작업해 온 작가가 최근 2년 동안 유럽 여행을 다니면서 작업한 근작들을 만나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작가의 부모님 고향인 전주에서 처음으로 선보인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가 있다. 전시가 열리는 공간 시은의 채영 디렉터는 “이장우의 회화는 사실적 재현을 넘어 풍경을 감각적 리듬으로 전환한다”며 “디지털 이미지를 물성의 화면으로 옮기는 과정을 통해 풍경은 감각과 정서적 세계로 확장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림이 하나의 창을 구현하는 작업이라면 이 작가는 자신만의 렌즈를 통해서 촘촘히 색을 쌓아나가는 과정을 수십 번씩 이어나가 풍성하고 조화로운 창으로 완성한다. 그 과정에서 일정한 패턴이나 질감을 이용해 순수한 감각을 부여한다. 가톨릭관동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를 졸업한 작가는 2017년 가나인사아트센터(서울)에서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꾸준히 작품활동을 펼치고 있다. 2018년 평창올림픽 기념전과 2022년 학고재 아트센터 개인전 '물. 바람. 돌' 등을 선보였다. 한편, 이번 전시는 예술경영지원센터의 2025 전속작가제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다. 이 작가는 천안에 위치한 뮤지엄호두 전속작가로 선정돼 올 한해 활발한 전시와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5.10.14 17:21

[리뷰] 군산이여, 춤을 추자

군산에 왔다. 50년 만의 일이다. 군산은 부산, 인천과 함께 3대 항구였다. 군산의 역사는 깊고 문화는 빛났다. 지금은 어떤지 궁금하다. 거리에 들어서니 도시는 한적(閑寂)했다. 큰 빌딩에 매물 광고가 붙어 있다. 문이 잠기고 벽에 ‘댄싱동호회’(3층) 표시가 남아 있다. 그 사람들은 지금 어디로 갔을까. 수산시장으로 갔다. 수많은 점포와 식당은 한산했다. 인구가 줄고, 회사와 공장이 정착하지 못한 탓이라고 택시 기사는 말했다. 국립군산대학교와 예술의전당 건물이 보였다. 나는 그것에 희망을 느꼈다. 시내를 벗어나서 수왕새터길에 들어서니 ‘공감선유’ 미술관이었다. 이곳에서 <구름이 흐르는 숲> 공연을 한다. 현대무용단사포가 춤을 춘다. 기적 같은 일이다. 연간 10만에서 20만의 관객이 미술관에 온다. 군산은 다시 일어날 것이다. 일어나서 결기(決起)의 춤을 출 것이다. 산과 들에 건축가 백희성은 물이 흐르는 세 동의 건물을 지었다. 그는 파리에서 공부했다. 그는 아시아인 최초로 건축의 노벨상인 폴 메이몽상을 수상했다. 사람의 기억, 땅의 기억, 사물의 기억을 건물 속에 담아내는 환상적인 꿈의 공간을 산야 200평 공간에 실현했다. 그의 건물에 합당한 환경을 조성하고 조경을 만든 유우종 관장의 노력과 예술적 집념은 또 다른 놀라움이다. 1985년 무용단을 창단한 김화숙 교수는 원광대학교 무용과 교수였다. 그는 제자를 이끌고 40년 동안 작품활동을 해왔다. 수많은 공연 가운데서도 1995년에 시작한 ‘광주민중항쟁 무용삼부작’, 2020년 공간탐색 프로젝트로 시작한 ‘완주 산속등대’, 2022년 ‘정읍 영모재’, 2023년 ‘남원 서도역’, 2024년 ‘again 간이역’ 2025년 ‘다시 간이역에서’ 등의 야외 공연은 한국 무용계의 업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사포의 공간탐색 프로젝트는 현재 군산에서 40주년 기념사진전과 함께 막이 올랐다(2025년 9월 26-27일). 이번 공연의 연출은 김화숙, 대본은 한혜리, 안무는 김옥, 박진경, 조다수지, 기획은 강현진이였다. 출연은 김옥, 박진경, 조다수지, 송현주, 박주희, 문지수, 유우종 등인데, 최상철 현대무용단 단원인 김정훈, 하연수, 조준서 등이 찬조 출연을 했다. 이 공연은 프롤로그로 시작되었다. 무용수 송현주는 균형 잡힌 자세와 리듬이 있는 스탭으로 숲으로 가는 길을 오르고 있다. 그가 벤치 앞에 서 있는 유우종 관장을 만나는 광경을 갤러리 1에서 관객들이 바라보고 있다. 이 장면이 바뀌면서 관객들은 갤러리 2로 간다. 선(線)의 거장(巨匠) 렌츠 클로츠(Lenz Klotz) 탄생 100주년 기념전이 열리고 있는 이 공간은 그랜드 피아노 음악으로 가득하다. 관객들은 피아니스트 심정미를 보면서 그의 곁을 지나 밀폐된 갤러리 3으로 이동한다. 무용수 조다수지는 벽에 걸린 그림을 따라 천천히 움직이고 있다. 유연하고 아름다운 그의 무용에 관객들은 순식간에 매료(魅了)되었다. 양팔을 펼치며 호소하다가 때로는 바닥에 눕는 번민(煩悶)과 한(恨)의 무용을 관객들은 그와 함께한다. 이윽고, 문이 열리며 무용수 김옥과 박진경이 갤러리 안으로 몸을 비틀며 진입한다. 이제 무용은 산으로 가는 시간이다. 관객들은 무용수들과 함께 야외로 나갔다. 하늘이 열리고 나무들이 숨 쉬는 자연의 빛과 어둠 속에서 구름은 영원으로 흐르고 있다. 숲속에 요정들(송현주, 박주희, 문지수, 윤정희)이 나타나서 나무를 껴안고, 땅속에 흡입되다가 하늘로 치솟으며 숲속을 질주한다. 요정들과 함께 관객들은 천상의 환희를 나누고 있다. 그들이 사라진 숲속에 무용수 박진경의 솔로 춤이 박진감 있게 전개된다. 두 개의 긴 천을 휘젓고 하늘로 날리면서 종횡무진(縱橫無盡) 달리는 그의 춤은 손(損)과 이(利)를 다 버리고 흐르는 구름이요 무아(無我)지경의 초월이었다. 절정(絶頂)의 순간은 길이 없는 무한(無限)인데 어디선가 영혼을 달래는 노래가 들려온다. 무용수 김옥이 수사(修士)의 모습으로 등장해서 경건한 동작으로 구름이 지나간 자리를 더듬고 가면서 기도를 올리고 묵묵히 숲에서 사라지면 관객들은 무용수들을 따라 들판으로 내려간다. 공연은 에필로그의 순간이 되었다. 남녀 무용수들은 결집하고 이산(離散)하면서 잔디 위를 달리고 몸을 굴리는 묘기를 펼치는데 세상은 여전히 불안하고 날은 저물고 있다. 물속으로 몸을 던지는 무용수들은 물이 되었다. 하나의 원소(元素)가 되어 자연으로 귀의(歸依)했다. 한혜리 대본은 구성이 치밀했다. 내용에 따라 안무도 적절했다. 이미지로 형상화된 무용은 다양한 상상력을 촉발했다. 김화숙&현대무용단사포는 이질적인 대립적 요소가 부딪치는 긴장감으로 계속 폭발했다. 예술은 폭발이다. 그의 무용은 전자기기 시대의 위기에서 벗어나서 우주의 근원, 생명의 원천인 자연을 알리는 의미를 담고 있다. 미술, 음악, 건축이 무용과 하나가 되는 예술의 가능성을 실험하고 있다. 이 일은 무용가 한 사람 한 사람이 형상적(形像的)이며, 음향적(音響的)이며, 매체적(媒體的)인 사고(思考)가 가능해야 달성할 수 있는 일이다. 야외 공연은 시각적 확장성이 가능해서 관객이 접근하기 쉽고, 역사의 땅에서 직접 만들기 때문에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다방향(多方向) 통행 예술이 되는 이점이 있다. ‘집’이란 무엇인가. 건축이란 무엇인가. 세계와 대치(對峙)하는 지상의 별이요, 과거의 정신이 아닌가. 군산의 갤러리에서 그림과 건축과 무용이 자연을 만나는 예술을 볼 수 있어서 우리는 행운이었다. 전북도와 공감선유, 그리고 사포후원회의 지원에 깊은 감사를 전하고 싶다. 그리고 현대무용단사포에 큰 박수를 보낸다. 이태주 공연예술평론가는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 및 대학원 졸업하였으며, 미국 하와이대학교 및 조지타운대학교 대학원에서 수학했다. 단국대학교 영문학과 및 연극영화과 교수, 단국대 공연예술연구소장, 대중문화예술대학원장, 한국연극학회장, 한국연극교육학회장, 한국연극평론가협회장, 국제연극평론가협회(IATC) 집행위원, 서울시극단장, 국립극장 운영위원, 예술의 전당 이사를 역임했으며, 공연예술평론가로 활동 중이다

  • 전시·공연
  • 기고
  • 2025.10.14 17:09

제46회 학생붓글씨쓰기 한마당, 종합대상 무주적상초 김도준 학생

제46회 학생붓글씨쓰기 한마당의 종합대상은 김도준 학생(무주적상초 5학년)이 수상했다. 사단법인 세종한글서예연구회(회장 김순갑)가 주최하고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이 후원한 이 행사는 한글날을 기념해 지난 9월 22일부터 26일까지 작품 신청을 받았다. 총 170점의 작품이 접수됐으며 지난 1일 심사가 진행됐다. 종합대상은 무주적상초 5학년 김도준 학생이 수상했다. 서예 부분 초등부 금상은 전주 오송초 1학년 김태린 학생이, 중등부 금상은 나주 영산중 3학년 박승우 학생, 고등부 금상은 정읍여고 2학년 문초연 학생이 받았다. 경필 부문 초등부 금상은 전주 동신초 6학년 이동현 학생에게 돌아갔다. 우수 교육자상은 김제 만경초와 김제 북초등학교에서 서예를 지도한 양미숙 선생님이 받았다. 김순갑 회장은 “학생들이 우리글을 바르고 예쁘게 쓴 작품을 보면서 한글 사랑의 마음이 느껴진다”며 “서예교육이 사라져가는 요즘 시대에 열심히 쓴 작품을 출품한 학생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특선 이상의 작품은 11월 3일부터 14일까지 전북도청 기획전시실에서 세종한글서예연구회의 정기회원전 ‘한글 빛으로 물들이다’ 작품과 함께 전시될 예정이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5.10.13 18:30

서예, 삶이 된 예술…붓끝으로 전한 류영근의 진심

‘문자향(文字香) 서권기(書卷氣)’. 책을 많이 읽고 교양을 쌓으면 몸에서 책의 기운이 풍기고 문자의 향기가 난다는 뜻이다. 옛 선비들은 풍부한 학식과 인격이 뒷받침되면 서권기 문자향의 경지에 다다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추사 김정희는 “나는 칠십 평생에 벼루 열 개를 밑창 냈고 붓 일천 자루를 몽당붓으로 만들었다”고 고백했다. 무엇보다 추사는 형식(기술)보다 내용(정신)을 더 강조했다. 그의 문자향(文字香) 서권기(書卷氣) 이론은 이를 상징한다. 류영근(70) 서예가는 40년 동안 추사의 가르침을 토대로 서예의 가치를 묵묵히 지켜온 인물이다. 오늘날 서예가 특정 계층의 사유물로 존재하며 문화로서 뿌리내리지 못했으나, 문자 예술로의 가치를 눈여겨 본 그에게 서예는 삶의 중심이자 세상 전부가 됐다. 전통 서예와 현대 서예의 경계를 넘나들며 서예의 영역을 확장하고, 대중들에게 문자 예술의 가치를 알려온 그가 한글 서예 초대 전시회 ‘이은 류영근展’을 열고 있다. 23일까지 전주 문화공판장 작당. 한국과 중국에서 13차례 개인전을 열고 대중들과 만나온 서예가는 지역 문인 15인이 쓴 명승지 찬시를 문자의 조형성으로 해석해 내놓았다. 특히 옛것과 전통 가치에 천착해 온 그의 서력(書歷)과는 달리 이번 전시에서는 현대적인 감각들이 돋보여 보다 새롭다. 서예 작품으로는 드물게 가로 1.5미터 세로 6미터짜리 대작도 2점이나 걸려 문자 예술의 강렬함에 압도된다. 전통의 영역을 견고하게 지키고, 창조의 영역에서 더 치열해진 그를 지난 10일 전시장에서 만났다. 지난 2023년부터 기획해 준비한 한글서예 초대전은 관람객에게 선보이기까지 꼬박 2년이 걸렸을 정도로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그럼에도 끝까지 해낼 수 있었던 이유는 서예의 힘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다. 좋은 작품으로 꾸준히 서예 전시를 이어가겠다는 류영근 서예가는 한 가지 당부하고 싶다고 했다. 전통이 사라지는 오늘날, 서예가 특정계층의 사유물이 아닌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관심을 가지고, 계승해줄 것을 요청했다. “서예는 20년 이상의 세월이 흘러야 비로소 어떠한 경지에 다다를 수 있다고 생각해요. 끈기로 일궈낸 예술로서 가치를 잘 들여다봐 줬으면 좋겠어요” 그에게 ‘서예’는 단순히 문자가 아니다. 먹(墨)을 벼루에 갈면서 인격을 수양했고, 자신만의 필치를 완성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이 뒤따랐다. 이를 통해 세상의 이치를 배웠다는 작가에게 서예는 어쩌면 인생의 총체다.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좋아하는 것. 서예는 그의 삶이자 직업인 셈이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5.10.13 18:25

한국·인도 미술의 '오늘'…연석산우송미술관, '우마 지도리 특별전'

인도미술의 '오늘'을 엿볼 수 있는 특별한 전시회가 완주군 동상면 연석산 우송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아시아 미술을 한국에 불러들이고, 전북미술을 세계로 펼치는 미술운동인 우마 지도리 프로젝트 일환으로 열리는 ‘우마 지도리 특별전’으로 한국과 인도 미술작가 19명이 참여했다. 작가들은 각자 자신의 색깔을 녹여낸 현대미술의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현대미술의 매력이 ‘낯설지만 색다름’인 것처럼, 이번 전시에서는 참신한 시선으로 빚어진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이번 특별전은 ‘전시’에 방점을 찍지 않고 ‘미술’ 영역을 탐구하고 사유할 수 있는 형태로 진행돼 더욱 의미가 크다. 연석산 우송미술관은 지난해 12월 인도 케케이엘람재단과 협업을 맺고 교류를 시작했고 지난달 인도 미술가 10명이 한국을 찾아 ‘우마 아트캠프’에 참여했다. 이들은 7박8일간 한국의 전통문화를 공유하고, 견고한 국제교류의 연대를 실천하는 시간을 가졌다. 단순히 공간에 머물며 작품을 완성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예술담론을 생산하고, 연대의 가치를 공유하는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그렇게 우마 아트캠프에서 받은 영감을 토대로 완성한 작품을 ‘우마 지도리 특별전’을 통해 공개한다. 특별전에 참여하는 작가는 한국의 곽풍영, 권은경, 김온, 문리, 박승만, 박영선, 소찬섭, 이보영, 이올 작가이다. 인도 작가는 아제이, 아키에스, 빈디, 비노이, 치파, 모니카, 타바숨, 산토스, 바니타, 유스프 등이다. 연석산 우송미술관 관계자는 “인도의 영향력 있는 미술가들과 교류·연대하면서 구체적 성과를 거두었다. 이를 토대로 국제적 활동에 주력해 나갈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전시는 31일까지 이어진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5.10.13 16:33

지금이 가장 뜨겁다…비엔날레로 빚은 남도 예술의 풍경

미술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전남과 광주는 반드시 거쳐야 할 성지다. 오랜 시간 비엔날레를 개최하며 아트 허브로 군림해 왔기 때문이다. 올해도 광주디자인비엔날레와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가 열리며 미술 애호가뿐 아니라 미술 관계자, 컬렉터들도 불러 모으고 있다. 지난 11일 마당 문화 기행으로 탐방하게 된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와 광주디자인비엔날레 현장에는 많은 관람객들이 붐비며 뜨거운 분위기였다. △미술기행의 시작, 전남도립미술관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4주년 기념 전시로 전남도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BLACK & BLACK’은 동아시아 수묵 남종화와 1950년대 서구 블랙 회화를 현대미술의 시각에서 교차 조명한 전시다. 핵심은 동서양의 블랙 회화를 병렬적으로 나열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공재 윤두서의 작품에서 시작해 남도 수묵 전통을 잇는 소치 허련, 의재 허백련, 남농 허건을 거쳐 세계 현대미술사의 거장들과 연결된다. 서구 블랙 회화의 중심에 선 피에르 술라주와 앵포르멜의 대가 한스 아르퉁, 추상표현주의의 로버트 마더웰, 이우환, 이응노, 이강소의 작업을 비중 있게 다룬다. 총 30명의 작가가 선보이는 70여 점의 작품은 동서양 거장의 궤적을 중심으로 남도의 현대 수묵 작가들이 어우러지는 장대한 스펙트럼을 선사한다. △딱 한 곳만 고른다면!…광주비엔날레관 광주 미술시장의 중심축인 광주비엔날레 전시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올해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너라는 세계 : 디자인은 어떻게 인간을 끌어안는가’라는 제목으로 포용디자인의 무한한 가능성을 들여다본다. 선한 오지랖이 개인과 공동체,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어떠한 변화를 일으키는 함께 탐구하고 미래로 나아가자는 의미가 담겨있다. 실제 전시에서는 장애인‧고령자‧어린이 등 사회적 약자가 물리적‧심리적 장애물 없이 편하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무장애(배리어프리·Barrier Free)를 넘어서 모두의 불편함을 덜어낼 수 있는 디자인을 관람할 수 있었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고안한 ‘세 번째 엄지손가락’의 경우 사용자의 파지력과 민첩성을 확장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이 외에도 현대인의 삶의 질과 사회참여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인 ‘모빌리티’의 미래화는 공평한 이동 환경의 청사진을 제시한다. 서울 청계천에서 운행 중인 자율주행 전기버스 ‘로이’는 누구나 쉽게 탈 수 있도록 낮은 바닥 구조와 휠체어 탑승을 위한 경사로를 갖추고 있다. 주행 중에는 탑승객뿐 아니라 도로의 모든 사용자를 고려하는 감지 기능을 통해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안전 시스템이 작동된다. △지역 미술의 중심축 ‘광주시립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은 광주 미술의 오늘과 내일을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날은 2024 허백련미술상을 받은 이철량 작가의 '시정유묵(市精幽墨), 지금–여기' 개인전이 열리고 있었다. 허백련 미술상은 한국화의 거장 의재 허백련(1891~1977) 선생의 예술정신을 기리고자 광주시가 1995년 제정한 한국화 부문 미술상으로 지난해 이철량 작가가 본상을 받았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철량의 예술세계를 총체적으로 짚어본다. 작가의 초기 대표작인 ‘언덕’과 ‘신시’를 중심으로 그가 구축한 수묵화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1부 전시와 수묵을 동시대 회화로서 미학적으로 풀어낸 2부 전시를 만나볼 수 있다. 이처럼 광주와 전남에서는 지역에서 시작한 전시가 전국을 거쳐 세계로 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증명한다. 예향의 가치를 내건 전북 또한, 지역과 세계를 잇는 예술 도시로서의 모습을 보여줄 때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5.10.12 16:16

전주 거리 인형극제, 소극장 공연과 거리 예술 잇다

전주가 다시 예술의 거리로 들썩였다. 최근 전주 차이나거리와 웨딩거리 일대에서 열린 ‘제5회 전주 거리 인형극제’는 관객과 무대의 경계를 허문 열린 축제로, 도심 곳곳이 공연장으로 변신했다. 인형극이라는 전통적 장르를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시대 속에서도 ‘손의 예술’의 생명력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지난 11일부터 12일까지 이틀간 열린 이번 축제에서는 화려한 기술이나 거대한 무대장치 대신, 천과 나무, 실과 종이로 만든 인형이 손끝의 움직임에 따라 생명을 얻으며 거리를 물들였다. 시민들은 도심 한복판에서 오랜만의 웃음과 여유를 만끽했다. ‘토끼는 당근’, ‘목각인형 한마당’, ‘달달한 수수팥떡 이야기’, ‘보라매와 아이’ 등 다양한 작품이 선보였다. 인형극을 처음 접하는 어린이들은 이야기 속으로 빨려 들어갔고, 넌버벌 퍼포먼스는 장내를 웃음으로 가득 채웠다. 가족 단위 관객부터 연인, 노년층까지 다양한 세대가 거리 곳곳에서 공연을 즐겼다. 실제 공연 현장은 관객과 인형이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장이 됐다. 아이들은 손을 흔들며 인형과 인사했고, 어른들은 그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봤다. 짧은 순간이지만 거리 전체가 하나의 무대가 된 듯한 장면이 연출됐다. 부모와 함께 공연장을 찾은 초등학생 김지윤(8·전주) 양은 “인형이 말을 하는 것 같았다. 진짜 친구 같았다”며 눈을 반짝였다. 자녀와 함께 관람한 시민 이현주(38) 씨는 “영상으로 보는 공연과 달리, 눈앞에서 움직이는 인형을 보니 감정이 더 생생하게 와 닿았다”며 “최근 쉽게 마주할 수 없는 소극장 단체 작품을 거리에서 만날 수 있어 신선했다. 지역내 소극장 공연에도 좋은 자극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디지털 콘텐츠가 빠르게 소비되는 시대에도, 인형극은 느림 속의 감동을 전했다. 나무 인형의 질감과 손의 움직임, 천이 바람에 흔들리는 미세한 변화가 관객의 감각을 자극하며, 아이들이 공연에 몰입한 이유가 단순한 흥미가 아니라 ‘직접 보고 느끼는 현장성’임을 보여줬다. 전주 거리인형극제 추진위원회는 올해 5회차를 맞아 ‘내연의 확장’을 꾀했다고 밝혔다. 심재균 전주 거리인형극제 추진위원장은 “전주에는 어린이와 관련된 축제나 문화 거리가 거의 없다. 전주 거리 인형극제는 올해 5회째로, 시민들에게 그 인식이 점차 자리 잡고 있지만 규모나 내용 면에서 확장할 필요가 있다”며 “내년부터는 아시아 아동극축제연맹(ATYA) 총회를 유치해 20개국 이상 관계자가 전주에 모여 어린이 문화 축제 발전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극장 안 공연은 객석 규모와 시설에 따라 제한이 있지만, 거리 인형극제는 공연 형태와 규모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로운 표현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소극장과 중극장 공연으로 연결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며 “전북예술회관과 소리전당도 어린이 친화 콘텐츠를 확대할 계획을 세우는 등, 거리 인형극제가 지역 공연 생태계와 관객 확대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지역 공연계역시 이러한 거리인형극제의 행보에 긍정적인 뜻을 전했다. 지역 공연 관계자는 “전주는 마당극과 판소리, 소극장 문화가 뿌리 깊은 도시다. 이번 거리 인형극제는 지역 예술의 맥을 잇는 무대로, 특히 침체된 지역 공연계와 소극장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무대 환경이 열악해 공연을 이어가기 어려운 소극장 단체들이 거리에서 관객을 직접 만날 수 있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 이번 축제가 전주 공연예술계에 긍정적 환기를 불어넣길 바란다”고 말했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5.10.12 13:21

33명 작가들이 표현한 '예술'은…제26회 건지전

전북대학교 사범대학 미술교육과 동문 작가들의 미술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제26회 건지전'이 15일까지 우진문화공간 1층 갤러리에서 개최된다. 건지전은 지난 1999년 서울 경인미술관에서 창립전을 시작으로 26년 동안 꾸준히 이어져 온 전북대 미술교육과 동문들의 정기 전시회다. 지난 2003년 전시부터 전북 지역 동문들과의 연대 강화를 위해 전주와 서울을 오가며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전북과 서울, 경기 등 각 지역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동문 작가 33명의 작품을 선보이는 전시로, 전주에서 보기 드문 동문전이다. 전시에서는 예술을 매개로 한 동문 간의 깊은 교류와 함께 각자의 창작 세계를 깊이 있게 사유하며 풀어낸 작품들을 소개한다. 올해는 김계형, 김맹호, 김미원, 양미옥, 한인순, 류재현, 문리 등 각자의 자리에서 작가이자 교육자로 활발히 활동해 온 이들이 다시 한자리에 모여 개인의 예술성과 시대의 감수성을 아우르는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서양화부터 한국화, 조소, 판화, 도자공예까지 작가들의 섬세하면서도 유니크 한 작품에 압도된다. 전시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세대와 지역, 매체를 아우르는 다양한 시각예술의 흐름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관람객들은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미술 언어를 통해, 작가들이 풀어낸 삶과 사유의 흔적을 가까이에서 마주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5.10.12 10:06

전북 대표 축제서 ‘전통예술지역브랜드 상설공연’ 열린다

2025 전통예술 지역브랜드 상설공연이 전북 대표 축제 무대에 오른다. 전북특별자치도문화관광재단(대표이사 이경윤)은 전북관광 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전통예술 지역브랜드 공연'을 지역 축제 현장에서 선보인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공연은 전북의 전통예술을 기반으로 한 지역특화 콘텐츠를 축제 현장에서 선보여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일정은 11일 오후 6시 30분 임실N치즈축제에서 임실필봉농악보존회의 전통연희극 ‘춤추는 양상쇠’가 무대에 오른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농악을 바탕으로 임실필봉마을의 공동체 정신과 삶을 담아낸 작품으로 ‘양상쇠’의 생애를 중심으로 장단과 서사를 풀어낸다. 이어 19일 오후 2시 순창장류축제와 31일 오전 11시 고창모양성제에서는 전주 런파이브의 댄스뮤지컬 ‘조선셰프 한상궁’이 공연된다. 전주 남문장을 배경으로 전주비빔밥의 탄생비화와 여정을 흥미롭게 풀어낸 창작뮤지컬이다. 지역 음식문화와 창작예술을 결합해 볼거리가 풍성하다. 특히 전주 런파이브의 ‘조선셰프 한상궁’과 한국예총 김제지회 ‘갯들아리랑’은 지난달 27일 서울 대학로 웰컴 대학로 페스티벌 프린지에 참가했다. 이날 공연을 보기 위해 약 1200여명의 관객이 몰리며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재단은 문화체육관광부 국비 공모사업에 선정돼 오는 11월 15일과 16일 제주 김정문화회관에서 임실필봉농악보존회의 ‘춤추는 양상쇠’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를 통해 전북과 제주 간 문화예술 교류를 확대하고, 전북 대표 상설공연의 저변을 넓혀 나간다는 계획이다. 자세한 내용은 예술회관운영팀(063-230-7490)으로 문의하면 된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5.10.10 19:24

전주문화재단 기획전, 한지가 품은 마음의 자리, '지심처(紙心處)’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던 우리 조상들의 일상 공간을 감싸며 삶의 온기를 전해 온 한지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전시가 전주천년한지관에서 열리고 있다. 전주문화재단(대표이사 최락기)에서 마련한 기획전 ‘한지가 품은 마음의 자리, 지심처(紙心處)’ 는 반투명성이 빚어내는 자연스러운 빛을 활용해 마감재로서의 본래 특성을 강조한 한지를 조명한다. 한지가 만들어내는 은은한 빛, 목재의 따뜻한 질감, 차를 마시며 잠시 멈추는 시간 등 선조들이 자연과 어울려 휴식과 명상을 즐기던 공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더욱 새롭다. 재단은 전통미와 현대미의 조화를 공간에 배치하기 위해 △좌식공간 △한옥 들창 △낮은 문을 모듈형으로 구성해 공간을 꾸몄다. 전통 짜임 기법을 간소화한 최소 구조로 전통 정자와 누각을 형상화하고, 아파트 내부에도 설치와 이동이 가능한 조립식 구조의 모듈형 설계로 현대적 감각을 더했다. 최락기 대표이사는 “이번 전시는 한지를 매개로 전통과 현재가 만나는 새로운 생활문화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자리”라며 “전통 재료의 현대적 활용 방안을 제시함으로써 전통의 가치를 일상 속 실용적 구조와 결합하는 가능성을 보여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시는 오는 12월 27일까지 진행된다. 전주천년한지관 운영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매주 일요일과 월요일은 휴관한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5.10.09 15:56

[추석특집] 전북에서 만나는 추석 특별 프로그램...이런 게 있었네

추석은 가족과 이웃이 함께 모여 풍요와 안녕을 기원하는 민족 최대의 명절이다. 전북 곳곳에서는 한지 체험, 민속놀이, 전시, 공연 등 다채로운 행사가 마련된다. 이번 추석 연휴를 더욱 풍성하게 보내기 위한 문화 정보를 모았다. △전주문화재단 전주문화재단(대표이사 최락기)은 추석 연휴인 2일부터 5일까지 전주천년한지관에서 ‘한지골 한가위 한마당’을 연다. 전통 명절의 의미를 되새기고, 한지를 활용한 다양한 체험과 놀이를 통해 시민과 관광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한마당으로 기획됐다. 이번 프로그램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체험형과 상시 참여형으로 나뉘어 운영되며, 참가비는 무료다. ‘전통한지 제조체험’과 ‘내가 만든 한지공예’는 사전 예약이 필요하며 초등학생 이상 참여가 가능하다. 이밖에 ‘천년한지 소원빌기’, ‘랜덤선물 뽑기뽑기’, ‘전통놀이 체험’ 등은 현장에서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 참가자들은 직접 한지를 만들고 활용하는 과정을 통해 전통문화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배우는 기회를 얻게 된다. △국립전주박물관 국립전주박물관(관장 박경도)은 3일부터 7일까지 ‘한가위 민속놀이마당’을 박물관 옥외뜨락에서 진행한다. 올해 전주박물관은 추석절기와 어울리는 민속놀이와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박물관을 체험할 수 있도록 명절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구성했다. 상시프로그램으로 △옛 생활도구 및 사물놀이 체험 △쌍륙, 고무신 던지기, 공주머니 받기, 장치기 등의 전래놀이 등이 행사기간 내내 운영된다. 공연프로그램으로 3일 오후 3시 박물관 강당에서 국악실내악단 초화의 국악아동극 ‘나는야 바다청소부’가 진행된다. 5일에는 우리의 춤과 문화가 담겨진 한국국악협회 전주시지부가 준비한 ‘진도북춤&부채춤’이 7일에는 연희컴퍼니 유희의 전통연희놀이 ‘조선유랑연희’가 각각 오후 3시부터 박물관 옥외뜨락에서 펼쳐진다. 체험프로그램으로 따로 마련한 페이스페인팅과 떡메치기 체험 행사도 즐길 수 있다. 5일과 7일에는 한복을 입고 박물관을 방문하는 관람객에게 박물관 캐릭터 USB 기념품 증정 이벤트도 진행할 예정이다. 추석 당일(6일)은 휴관. △전북도립미술관 전북도립미술관(관장 이애선)에서 11월 2일까지 열리는 기획전 ‘진격하는 B급들’은 급을 나누는 규범들의 경직성과 위계질서에 대항하는 이야기를 실천적 예술로 표현한 전시이다. 전시형 교육 프로그램 ‘아이스크림 똥’도 26일까지 이어진다. 아이스크림과 똥이라는 두 대상을 통해 혐오와 추앙, 좋고 나쁨, 깨끗함과 더러움 같은 감정의 경계를 살펴볼 수 있다. 완주군 동상면 대아수목원 내 위치한 JMA 대아스페이스에서는 소장품전‘올림픽 축제는 우리도 즐길 줄 알지’를 만날 수 있다. 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 축제에 동참했던 전북 미술작가 중 10명의 예술작품을 선보인다. 미술관은 추석 당일(6일)을 제외하고 정상 개관한다. △전주대사습청 전주대사습청(관장 유영수)은 3일부터 8일까지 매일 오후 7시, 전주대사습청 대청마루와 돌출무대, 연못 위 팔각정 등 전통미가 살아 있는 공간에서 야외창극 ‘굿night~ 뺑파!!!’를 무대에 올린다. 작품은 판소리 다섯 바탕 중 심청전을 새롭게 각색한 공연으로, 전통 판소리와 창극의 원형을 살리면서도 시대적 감각과 감성을 더했다. 극은 여는 마당을 시작으로 굿판, 타루비, 궁궐, 심봉사 집, 주막, 방아타령 등 다양한 장면으로 이어지며, 마지막에는 대합창과 군무가 화려하게 펼쳐진다. 특히 황봉사와 뺑파가 여는 굿판 장면은 공연의 흥을 돋우며 관객을 몰입시킨다. 연휴 기간 전주대사습청의 고즈넉한 공간에서 진행되는 이번 공연은 관객과 함께 호흡하는 열린 예술의 장으로, 가족 단위 관람객은 물론 전통창극에 익숙지 않은 젊은 세대에게도 색다른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국립민속국악원 국립민속국악원(원장 김중현)은 6일 오후 3시 예원당에서 추석맞이 기획초청공연 ‘연희집단 The 광대’의 무대 ‘도는 놈, 뛰는 놈, 나는 놈’을 선보인다. 풍요와 화합을 기원하는 민족 대명절에 맞춰 준비된 이번 공연은 판굿, 땅줄놀이, 상쇠놀이, 설장구놀이, 사자놀이, 소고놀이, 버나놀이, 죽방울놀이, 열두발 상모놀이 등 전통연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프로그램으로 꾸려졌다. 특히 개별 연희가 어우러지는 판굿 장면은 추석 한마당의 신명을 극대화할 예정이다. 공연에 앞서 오후 1시부터는 예원당 로비와 야외 공간에서 윷놀이, 투호놀이, 버나놀이, 제기차기 등 민속놀이 체험이 마련되고, 캘리그라피 체험과 타로점, 인생네컷 촬영 등 다양한 즐길 거리가 준비된다. 관람객 참여형 SNS 이벤트도 진행돼 선착순 100명에게 기념품이 증정된다. 공연은 전석 무료이며, 국악원 누리집에서 사전 예약할 수 있다. △사회적기업 합굿마을 사회적기업 합굿마을은 추석 연휴를 맞아 특별 거리공연 ‘한옥마을 전통연희퍼레이드’를 준비했다. 공연은 3일과 4일, 8일에 열리며, 올해 주제는 ‘한옥마을 두레올림픽’이다. 농경사회의 협동정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전통 두레놀이와 풍물가락, 신명나는 길놀이 행렬을 결합한 흥겨운 무대로 꾸며진다. 이번 퍼레이드의 특징은 관객이 주인공이 되는 ‘참여형 무대’다. 관객들은 즉석에서 팀을 나눠 가마니 던지기, 버나 돌리기 대결 등에 함께하며 전통의 신명을 몸으로 체험할 수 있다. 언어의 장벽 없이 몸짓과 리듬으로 소통할 수 있어 외국인 관광객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아이들과 어르신, 가족 단위 관람객까지 어우러져 명절 분위기를 한층 돋울 전망이다. 한옥마을 전체가 축제의 장으로 변신해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특별한 시간을 선사할 예정이다.

  • 전시·공연
  • 전현아외(1)
  • 2025.10.05 06:00

[리뷰] 신과 인간의 산, 무용으로 되살아난 마이산

신과 인간이 함께 빚어낸 산, 마이산이 무대 위에서 생명력을 얻었다. 전북도립국악원 무용단은 지난 2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제34회 정기공연 창작무용극 ‘작(作)-신과 사람이 빚은 걸작, 마이산’을 선보였다. 농부, 어부, 강의 이야기에 이어 이번에는 진안 마이산을 소재로 한 네 번째 ‘이 땅을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 시리즈의 대미다. 마이산은 보는 방향에 따라 모양이 달라지고, 벌집 모양의 암벽을 품은 독특한 산세로 잘 알려져 있다. 무대는 이 신비로운 자연을 단순한 풍광이 아니라, 시간과 설화, 인간의 삶을 품은 ‘걸작’으로 그려냈다. 작품은 총 여덟 개 장면으로 나뉘어, 하늘과 땅, 신과 인간을 잇는 매개로서의 마이산을 무용적 언어로 풀어냈다. 서곡 ‘하늘이 빚다’는 영상으로 웅장한 산세를 펼쳐 보이며 시작된다. 이어 은수사의 청실배나무와 산신제를 교차시킨 1장에서는 청실배나무의 고결함과 생명력이 무대에 드리워졌다. 제천 신앙을 표현한 몸짓은 인간의 기원을 떠올리게 했다. 2장에서는 전주대학교 싸울아비 태권도 시범단이 참여해 이성계의 ‘몽금척’ 설화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태권무를 선보였다. 국악 리듬과 전자음향이 교차하며 전통과 현대가 부딪히는 긴장감을 만들어냈다. 공연의 중반부는 마이산의 유래와 전설을 풀어냈다. 이갑용 처사가 돌탑을 쌓아 올린 이야기는 인고의 몸짓으로 표현됐고, 호수에서 솟아올라 산이 되었다는 전설은 빛과 음악으로 형상화됐다. 4장에서는 수마이봉과 암마이봉의 이야기를 두 무용수의 호흡으로 담아 봉우리의 신비를 인간의 서사로 옮겼다. 특히 5장 ‘그렇게 땅을 달리다’는 공연의 백미였다. 마이산이 말의 귀를 닮았다는 데서 착안한 장면으로, 무용수들은 발굽 장단에 맞춰 역동적으로 달렸다. ‘박’이라는 전통 타악기가 더해져 산이 달리는 듯한 울림을 만들었고, 관객은 대지가 흔들리는 듯한 진동을 체험했다. 음악적 구성은 전통과 현대의 절묘한 융합이었다. 국악기와 서양악기를 혼합해 현대적 감각을 불어넣었고, 장구 연주단을 통한 ‘비’의 상징화는 전통적 의미를 살렸다. 성악과 보이스를 통해 설화를 직접적으로 전달한 부분은 다소 서사적 과잉의 위험이 있었으나 몰입도와 극적 효과에서는 성취를 거뒀다. 안무 또한 돋보였다. 태권도의 직선적인 동작과 금척무의 곡선이 교차하며 산세의 흐름과 기운을 표현했고, 움직임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설화와 역사를 전하는 서사적 몸짓으로 확장됐다. 영상·조명·소품은 한국적 상징성을 강화하며 무대를 하나의 거대한 이야기 공간으로 완성했다. 이번 공연은 무엇보다 이혜경 예술감독의 마지막 정기 무대라는 점에서 뜻깊다. 그는 지난 4년간 무용단을 이끌며 전통의 뿌리를 지키면서도 실험적 시도를 이어왔다. 농부에서 어부, 강을 거쳐 산으로 이어진 서사 구조는 곧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성찰하는 궤적이었다. 마지막 에필로그에서 무용수들이 산과 인간의 공존을 노래하며 퇴장하자, 객석에서는 긴 박수가 이어졌다. ‘작’은 단순히 지역 설화를 무대화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수억 년의 시간이 빚은 산세와 그 안에 살아온 인간의 이야기를 예술로 전환해냈다는 점에서 성과가 크다. 김제의 호남평야 농부의 이야기를 담은 진경, 부안의 어부와 푸어제를 다룬 고섬섬, 금강과 만경강의 서사를 담아낸 강, 그리고 이번 마이산 설화까지 이어진 시리즈는 이혜경 단장이 4년간 애향의 시선으로 전북 곳곳의 이야기와 역사를 무용극으로 풀어낸 여정이었다. 조주현 연출가, 장석진 작곡가와 함께한 이 시도는 훌륭한 스토리텔링 능력으로 지역의 삶과 신화를 문화콘텐츠로 재탄생시킨 사례로, 전통예술의 미래를 여는 발판이자 전북 무용계가 남긴 중요한 성취로 평가된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5.10.03 09:58

제2회 청목수묵대상 11월 2일까지 작품 접수

청목미술관에서 수묵화의 회복과 발전을 위해 제2회 청목수묵대상을 연다. 이번 공모전은 미술상 부문과 공모전 부문(성인·학생)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수묵화 작가를 양성하고 미래를 이끌 인재를 발굴·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공모 분야는 수묵으로 '묵'을 위주로 하되 약간의 담채를 허용하며 주제는 '자유'이다. 미술상 부문은 추천제를 통해 접수하며 대한민국 국적의 만 19세 이상 성인이 참여할 수 있다. 공모전 부문은 성인과 학생으로 나뉜다. 성인 부문은 만 19세 이상 대한민국 국적자, 학생 부문은 도내 초·중·고 재학생이 응모할 수 있다. 미술상 부문에서는 청목수묵대상 1명을 선정해 상금 500만 원과 상장, 개인전 개최 기회를 제공한다. 성인 부문 대상에게는 상금 300만 원과 상장을 수여한다. 우수상은 상금 100만 원과 상장을 시상한다. 학생 부문에서는 대상 1명(상금 50만 원), 최우수상 1명(상금 30만 원), 우수상 2명(각 상금 10만 원) 등을 선정한다. 접수는 11월 2일까지이며 심사 결과는 청목미술관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된다. 시상식은 12월 16일 열린다. 수상작 전시는 2026년 1월 4일까지 청목미술관 전시실에서 진행된다. 박형식 청목미술관 이사장은 “이번 수묵 대상은 점차 사라져가는 수묵화의 전통을 잇고 발전시키기 위해 마련됐다”라며 “수묵화 인재를 발굴·양성하고 후세대가 수묵화를 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자세한 사항은 청목미술관 홈페이지 공지사항에서 확인하면 된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5.10.02 11:12

아트컴퍼니 두루, 2025 문예위 지원작 뮤지컬 '24' 온라인 예매 시작

뮤지컬 창작 집단 아트컴퍼니 두루(이하 두루)가 뮤지컬 ‘24’의 오라인 티켓 오픈 및 예매를 시작했다고 1일 밝혔다. 뮤지컬 ‘24’는 2025 한국문화예술문화위원회 공연예술 창작 주체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공연으로, 다음 달 20일부터 22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번 공연은 핵무기 개발과 관련된 노란봉투, 기억을 지우는 심리적 조작 방식인 브레인워시 등의 소재와 역사적 사실을 모티브로 풍부한 상상력을 가미한 작품이다. 국가를 위해 이름도 없이 살아간 블랙 요원들의 삶을 재조명하며, 그들의 헌신과 사랑 등 기록되지 않은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이번 작품은 두루의 대표인 오창현 씨를 중심으로 김소라 작가, 최종윤 작곡가(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승운 연출, 송광일 제작감독, 서진영 음악감독 등이 참여해 예술성과 대중성이 어우러진 작품을 선보이고자 한다. 또 서울을 기반으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며 각자의 개성과 매력을 보여주는 뮤지컬 배우 박가은·이주순·강인대·김의환이 캐스팅돼 작품 속의 각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줄 예정이다. 공연 관람료는 R석 5만 원, S석 3만 원이며, NOL 인터파크 티켓에서 예매 및 공연 정보 확인이 가능하다. 티켓 관련 문의는 전화(1544-1555)로 하면 된다. 티켓 오픈기념으로 오는 20일까지 50% 조기예매할인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 외에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유료회원 할인(50%), 두루 SNS 팔로우 할인(20%) 등 다양한 할인 혜택이 준비돼 있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5.10.01 14:24

재즈 팬들 설레게 할 무대⋯피아니스트 강재훈, 첫 앨범 들고 전주 찾는다

국내 재즈계의 젊은 피아니스트 강재훈이 첫 리더작 앨범 ‘Mean What You Say’를 발표하며 전국 투어에 나선다. 데뷔 이후 다양한 무대에서 가능성을 증명해 온 그는 이번 투어를 통해 비로소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집약한 결과물을 선보인다. 전주 공연은 오는 11일 오후 7시 30분 더바인홀에서 열리며, 신예 피아니스트의 섬세하고 단단한 사운드를 가까이서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자리가 될 전망이다. 강재훈 트리오는 이번 무대에서 새 앨범 전곡을 중심으로 담백하면서도 밀도 높은 연주를 펼친다. 공연의 주축이 될 앨범에는 총 10곡이 실려 있으며, ‘It’s De Lovely’, ‘Shadow of Your Smile’ 등 재즈 팬들에게 친숙한 스탠더드 넘버와 함께 강재훈의 자작곡 4곡이 포함됐다. 특히 그의 곡들은 전통 재즈의 뿌리를 충실히 따르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을 입혀, 스트레이트 어헤드 재즈의 정수를 고스란히 담아냈다. 스윙과 즉흥연주의 매력, 발라드의 서정과 업템포 곡의 에너지까지 아우르는 이번 공연은 재즈의 전통성과 새로움이 공존하는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강재훈은 줄리아드 음대와 버클리 음대에서 수학하며 이론과 실기를 두루 갖춘 연주자다. 파리 몽트뢰 재즈 피아노 콩쿠르 준결승에 올랐으며,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과 서울재즈페스티벌 무대에 서며 국제적 주목을 받아왔다. 또 유상 밴드, 김주환 밴드, 수수칸 콜렉티브 트리오 등 다양한 그룹에서 리더와 세션을 오가며 활동하며 경험을 쌓았다. 이번 전주 무대에는 베이시스트 박진교와 드럼연주자 김성수가 함께한다. 뉴욕대학교 재즈학 석사 출신의 박진교는 안정된 톤과 유연한 연주로 팀의 중심을 잡으며, 김성수는 20대 초반의 패기 있는 드럼연주자로 현 재즈 신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연주자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힌다. 세 사람은 이미 서울과 해외 공연을 통해 호흡을 맞춘 만큼, 더바인홀 무대에서도 완성도 높은 사운드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강 씨는 “전주는 재즈 팬들의 열정이 특별한 도시라고 들었다”며 “첫 앨범을 관객과 나눌 수 있는 무대를 전주에서 맞게 돼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이번 앨범 발매 기념 투어는 △ 10일 용인 카페 마이너스잉 △11일 전주 더바인홀 △12일 서울 재즈인강남 △25일 대구 베리어스 재즈클럽 △26일 서울 CJ아지트 광흥창 등에서 10월 한달간 이어진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5.09.30 17:21

꽃과 원으로 그리는 희망⋯최지영 작가 전북경찰청 기획초대전 ‘희망합니다'

최지영 작가가 1일부터 31일까지 전북경찰청 1층 전시 공간에서 기획초대전 ‘희망합니다 전’을 연다. 이번 전시는 ‘꽃과 어우러지는 공(空)과 원(圓)’을 주제로, 예술을 통해 시민들에게 희망과 치유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마련됐다. 작가는 오랫동안 ‘공과 원’을 화두로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원은 생명의 순환이자 기도의 흔적이고, 공은 비움 속에서 피어나는 가능성을 뜻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꽃’을 더해 삶의 회복과 내일을 향한 긍정을 표현한다. 작가는 꽃을 단순한 장식적 요소가 아니라, 상실과 치유를 넘어 희망으로 향하는 매개로 해석했다. 그는 개인적 경험을 작품에 투영해왔다. 최 씨는 “아들이 군에 입대하던 해, 깊은 상실감 속에서 기도의 마음으로 동그라미를 그리기 시작했다”며 “작은 원 하나가 하나의 세계가 돼 나를 치유했고, 다시 세상과 연결시켰다”고 회상한다. 이어 “이번 전시가 시민들에게 고요한 울림과 명상의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전북경찰청이 시민을 위한 열린 문화공간으로 기능하기 위해 기획된 자리이기도 하다. 전시는 누구나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어, 일상 속에서 예술과 만나는 계기를 제공한다. 최 작가는 원광대학교 미술대학 한국화과를 졸업하고, 예원예술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한지미술 전공을 마쳤다. 현재 전북대학교 대학원 예술대학 한국화과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지금까지 개인전 18회, 단체전 200여 회에 참여했으며, 지난달 국회 아트갤러리에서 제18회 개인전 ‘공(空)과 원(圓)’을 개최한 바 있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5.09.30 17:15

젊은 작가들이 남원 도보책방으로 모인 까닭은

여성 독립 큐레이터 최하얀과 연구자 강나해가 힘을 합쳐 결성한 팀 ‘키마이라’가 남원 도보책방에서 2일부터 기획전 ‘경계지’를 선보인다. 도보책방의 제안에서 시작된 이번 기획전은 강효정, 권려원, 판영석 등 지역의 젊은 작가 3인이 키마이라와 협업한 첫 전시다. 이들은 문화적, 지리적 경계에 주목했다. 광주에서 활동하는 키마이라는 남원이라는 지리적 거리감과 문화적 차이를 ‘경계지’로 설정하고 현장답사와 문헌 연구를 바탕으로 내용을 심화했다. 실제 광주 북구에 위치한 평화맨션을 방문하거나 재개발이 한창 진행 중인 전남방직공장 옛 터를 답사했다. ‘경계지’라는 주제를 단순히 물리적이거나 피상적인 한계로 가둬두지 않기 위해서였다. 자신들이 광주에서 선별한 경계지의 피상성을 강효정, 권려원, 판영석 작가가 24점의 예술작품으로 풀어냈다. 강효정 작가는 ‘경계지’를 그루터기에 비유해 은유적으로 드러낸다. 개발구역으로 지정된 지점에 우후죽순 생겨버린 그루터기를 ‘변화’의 이미지로서 표현해낸다. 풀이나 나무 따위를 베어버리고 남은 뿌리는 땅에 깊게 남아 한 몸이 되는 밑바탕을 보인다. 작가는 많은 그루터기의 상징은 변화이며 장소가 바뀌는 지점을 명확히 나타내는 만큼 ‘그루터기’를 도자기로 옮겨와 주제를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권려원 작가의‘Not at home’ 시리즈는 ‘집’이라는 공간을 단순히 정착의 장소로 보지 않고 떠남과 머묾 사이의 문지방으로 경험하는 감각을 시각화했다. 사진영상 학부를 졸업한 작가는 이 시리즈를 통해 집의 안과 밖과 경계를 포착해 보여준다. 광주대학교 사진학과를 졸업한 판영석 작가는 담양과 광주 사이에 위치한 조선시대 학당인 환벽당과 식영정이 조선시대 다리와 강 하나를 두고 마주보고 교류했다는 사실에 착안한 작업물을 선보인다. 둘 사이의 비가시적인 ‘경계’를 포착해 이를 흑백 사진으로 담아낸 작업물은 경계를 불분명하게 하는 지점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그는 경계라는 것이 단절이 아니라 교차와 중첩이 동시에 일어나는 지점으로 보고 이미지로 발전시켰다. 도보책방 채민희 대표는 “다름과 차이의 논쟁이 끝이 없는 현실이다. 산업자본주의가 빚어낸 경계들로 크고 작은 전쟁들도 진행중”이라며 “경계지로 선별된 광주의 장소들은 함의가 크다고 본다. 지리적‧심리적 경계를 지나 이곳에 도착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전시는 11월 24일까지 이어진다. 책방 운영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책방은 화요일과 수요일은 휴관한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5.09.30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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