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E] 5월 가정의 달, 고전으로 가정을 디자인하다
1. 주제 다가서기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이 함께 식탁에 둘러앉아 고전으로 가정을 디자인해 보는 것이 어떨까? 쉽게 읽히는 책도 좋지만, 한 문장 한 문장 읽으면서 그 뜻을 곱씹어 생각하는 시간이 우리에게 필요하다. 이번 호에서 나왔던 방법과 사례를 보면서 도전해 보자. 아마도 고전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될 것이다. 필자가 생각하는 고전의 가장 큰 매력은 생각에 생각이 거듭되면서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게 해주고 ‘삶’에 관해 깨달을 준다는 점이다. 1주일에 한 번 30분이라도 고전을 읽는 시간을 고정해서 우리 가정을 디자인해 보자. 2. 생각열기 [읽기 자료 1] 청소년시절 읽는 고전은 보약인데 얼마 전, 서울에서 여러 명의 손님이 왔다. 교과서를 만드는 출판사 팀장들이었다. 그들과 대체 교과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깜짝 놀랐다. 어느 시점부터 우리나라 초중등교과서에서 외국 문학이 다 빠지고, 그 자리를 한국문학부터 알아야 한다며 우리나라 작가들의 작품만 수록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도 괜찮을까? 가장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 시절에 읽은 ‘고전’이라고 불리는 좋은 책들은 인생의 길을 제시하기도 하고, 평생에 걸쳐 동반자가 되기도 하는데…‘가장 지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라고 말하던 시절이 있었다. 바꿔서 말한다면 ‘가장 세계적인 것이 가장 지역적인 것이다.’일 수도 있지 않은가? 출판사 사람들의 말이 사실이라면 멀지 않은 미래에 엄청난 문화손실을 초래할 것이다. 진시황 시대에 분서갱유도 아니고, 그렇다고 대원군 시대에 쇄국주의도 아니고, 어쩌면 문화 쇄국주의에 다름 아닌 일일 것인데, 이를 어쩐다? 한참 동안 가슴이 먹먹했다. (중략) 책은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인간의 한평생으로는 다 경험할 수 없는 세상의 이치를 수천 년의 세월 속에 먼저 살았던 위대한 사람들이 겪고 본 것들을 기록한 인류의 금자탑이다. 그래서 허만 멜빌은 <백경> 에서 다음과 같이 술회하지 않았던가.“나에게 있어서 고래잡이 4년은 하버드 대학이자 예일대학이었다.” 우리나라 문학과 작가들을 도외시하며 서양 문학만을 읽어야 한다는 말이 아니고, 연암 박지원이나 다산 정약용, 그리고 백석 이청준 최인훈 김수영 신동엽 박경리를 비롯한 우리나라 이름난 작가들의 글과 함께 서양 고전을 골고루 읽을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상상력은 자유롭게 노닐어야 하는 법, 제가 원하는 대로 실들을 엮어서 짜야 하네.” 노발리스의 충고와 같이 인류의 혼과 우리의 삶에 필요한 자양분이 담겨 있는 고전인 한국문학과 세계문학을, 6대 4나 아니면 7대 3 정도로 배분해서 교과서에 수록해야 하지 않을까? 교육부 담당자들이나 도서관의 사서들, 그리고 서점을 운영하는 모든 사람들 그리고 무엇보다 문학에 몸담고 있는 작가들이 이 제안에 귀 기울여 주었으면 한다. 거듭 말하지만 고전 속에 길이 있다! <출처 : 전북일보, 2021.08.26> (1) [읽기 자료 1]을 읽고 신문 기사나 내용에서 핵심낱말과 핵심문장을 찾아 색깔 펜으로 줄을 그어 봅시다. 그런 다음 내가 기억해두고 싶은 곳에 표시하고 2~3줄로 정리해 봅시다. (2) [읽기 자료 1]을 읽고 글쓴이가 왜 고전 속에 길이 있다고 한 이유를 찾아 정리해 봅시다. 3. 생각 키우기 [읽기 자료 2] 땅속 보물 캐내는 듯한 ‘고전 읽기’ 재미 알려주려면? “그냥 어려워 보였어요. 두껍기도 하고 글자도 너무 많고…. 솔직히 유튜브에 내용 다 나와 있는데 ‘어려운 책’을 왜 봐야 해요?”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 다니는 4학년 김규연 학생의 말이다. 규연이가 말한 어려운 책이란 ‘고전’을 말한다. 고전은 ‘오랫동안 많은 사람에게 널리 읽혀 모범이 될 만한 문학이나 예술 작품’을 이른다. 오래된 책이라는 뜻도 되니 영상에 익숙한 아이들이 꺼릴 법도 하다. ‘어려운 책’ 왜 읽어야 할까? 손끝 터치 한 번이면 이 세상 모든 ‘이야기’를 접할 수 있는 시대다. 아이들에게 고전은 숙제처럼 귀찮은 존재일 뿐이다. <10대를 위한 나의 첫 고전 읽기 수업>을 쓴 박균호 교사는 “어린이·청소년들이 영상 플랫폼에 열광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영상을 보면 굳이 생각이나 상상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라며 “고전을 읽으면 자신이 본 글을 본인 상상력으로 머릿속에 구체화 시켜야 하는데 그게 힘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에 지나치게 빠진 요즘 학생들은 상상 자체를 하기 어려워한다. ‘거북선’을 떠올려보라고 하면, 거북선의 모양이 아니라 거북선이라는 글자를 떠올리는 학생도 종종 있을 정도다.” 고전은 기승전결이 완벽하다는 점에서 어린이·청소년 시기에 반드시 접해봐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박 교사는 “영화나 드라마 또는 웹 소설을 보면 앞뒤 전개가 부자연스럽거나 현실에서 일어나기 힘든 우연의 연속으로 사건이 전개되는 경우가 많다”며 “엿듣기나 혼잣말로 줄거리가 이어지는 경우도 상당하다. 한데 시대를 초월해 많은 사람이 검증한 고전은 플롯이 억지스럽지 않고 오류가 적다. 그만큼 고전 읽기를 통해 논리력을 키울 수 있고 정교한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추게 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출판계 어린이책 편집자들도 “고전을 간추린 책은 읽어도 원문은 잘 찾지 않는다”고들 말한다. 한데 의외로 이유를 살펴보면 어린이 독자들이 고전을 읽기 싫어서가 아니라,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몰라서’라고 답한다고 한다. 방학을 맞아 어린이들이 고전 읽기를 어떻게 시작해보면 좋을지 알아봤다. 밑줄 긋고 질문 만들고 <초등 인문독서의 기적>을 쓴 임성미 작가(독서교육전문가)는 고전 읽는 방법으로 ‘내용 이해하기-인물에 공감하기-상상 질문 만들기’ 과정을 추천한다. 내용 이해하기 단계는 죽 읽어나가는 게 핵심이다. <홍길동전> 등 고전을 읽다가 ‘낙락장송’과 같은 어려운 말이 나오면 일단 밑줄을 그어두고 계속 읽어나가는 게 좋다. 책의 한 챕터가 끝난 뒤 어려운 말의 뜻을 찾아보고, 주인공이 그 장면에서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생각해본 뒤 독서 노트에 간략히 내용을 요약해보자. 요약이 어렵다면 발췌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임 작가는 “‘홍길동이 이런 일을 겪었을 때는 이런 심정이었겠다’ ‘심청이가 이래서 그랬나 보다’라는 식으로 행동의 동기를 이해하면서 읽기를 권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1, 2단계를 마치면 ‘상상 질문 만들기’로 마무리한다. <돈키호테>나 <홍길동전>을 읽은 뒤에는 ‘의적 홍길동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뒤늦은 나이에 모험의 길을 떠난 돈키호테의 심정은 어땠을까?’ 이런 식으로 아이의 관점에서 다양한 상상 질문을 만들어 보는 것이다. 임 작가는 “이 단계에서는 아이 혼자 하기 힘들 수 있으니 보호자가 질문을 건네주고 함께 만들어 보는 게 좋다”며 “특별히 마음에 든 문구나 대사 등을 공책에 적게 한 뒤 이를 추려서 가족끼리 질문 만들기를 해봐도 좋다”고 말했다. “중학교 입학 뒤부터는 고전 읽기 단계에 하나가 더 추가된다. ‘비판 및 성찰 단계’다. 이를테면 의적 홍길동의 활동과 존 롤스의 시민 불복종 개념을 연계해 자기 생각을 펼치고 토론까지 해보는 단계다. 초등 시절의 고전 읽기 경험이 본격적인 ‘논리적 말하기’로 연결되는 때다.” 고전 읽기는 올바른 가치관을 만드는 데 도움을 주고 아이들의 지적 자존감도 높여준다. 그렇기에 부모도 함께 읽어야 한다. 독서 전문가들은 “원래 아빠, 엄마가 읽고 아이에게 추천해줘야 하는 책이 고전”이라고 입을 모은다. 고전의 재미를 찾도록 부모가 읽는 과정에 동참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임 작가는 “책은 장난감과 다르다. 장난감은 그 자체로 재미있지만 책 중에서도 고전은 특히 자발적으로 아이가 책 속으로 걸어 들어가야 한다”며 “땅속에서 직접 보물을 캐듯이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읽기를 할 수 있으려면 부모가 행동으로 먼저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중략) 쉽게 접해보는 고전들 최근에는 ‘만화형 고전’이나 유명 캐릭터를 고전 속 주인공으로 재해석한 책들도 반응이 좋다. 〈디즈니 뉴 클래식〉 시리즈는 미키마우스와 도널드 덕 등 친근한 캐릭터들이 <햄릿> <해저 2만리> 등 고전 속 주인공으로 활약한다. 재미와 지적 호기심을 채워준다는 점에서 ‘우리 아이 고전 읽기 프로젝트’ 시작을 가뿐하게 만들어준다. 박균호 교사는 “만화는 무언가 ‘진짜 책’이 아니라는 고리타분한 생각에서 벗어나면 어린이·청소년들의 선택지는 넓어진다. 만화로 접하는 고전이 아이들을 독서의 세계로 초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작가 ‘키두니스트’의 <유머와 드립이 난무하는 고전 리뷰툰>도 박 교사의 추천 도서다. <만화로 독파하는 파우스트> 같은 시리즈도 잘 알려져 있다. 동서양의 고전을 만화로 먼저 접할 수 있어 ‘어려운 책’ 읽기에 관한 부담감을 덜어준다. 보호자들은 흔히 아이들이 만화를 보고 있으면 놀고 있다는 생각에 탐탁지 않아 하지만, 어려운 지식이나 사상에 입문하는 첫걸음으로 ‘만화형 고전’도 괜찮은 선택지라는 이야기다. 박 교사는 “학교현장에서 오래 일하면서 가장 안타까운 것 중의 하나가 학생들이 고전을 고리타분하고 어려운 것이라 생각한다는 것”이라며 “사실 고전은 출간 당시 베스트셀러이며 통속문학인 경우가 많다. 그때에도 재미있었고 지금도 빠져들 수밖에 없는 게 고전”이라고 말했다. “<오만과 편견>만 해도 오늘날 ‘막장 드라마’의 출발점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부자지간이 한 여자를 두고 다투는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은 또 어떤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부터 <1984>까지, 사실은 우리 아이가 세상을 살아내는 문제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는 게 고전이다. 방학 때 부모와 아이가 머리를 맞대고 함께 읽을 만한 재미와 이유가 충분하다는 이야기다.”<출처 : 한겨레, 2023-01-09> (1) [읽기 자료 2]를 읽고 신문 기사나 내용에서 핵심낱말과 핵심문장을 찾아 색깔 펜으로 줄을 그어 봅시다. 그런 다음 내가 기억해두고 싶은 곳에 표시하고 2~3줄로 정리해 봅시다. (2) [읽기 자료 2]를 읽고 어떤 방법을 통해 고전 읽기 활동을 진행했고, 가족과 함께 고전 읽기 활동을 했을 때 좋은 점이 무엇인지 찾아 정리해 봅시다. (3) 가족과 함께 고전 읽기를 한다면 이후에 어떤 다양한 활동들이 있는지 친구 혹은 가족과 함께 이야기를 나눠봅시다. (예) 가족과 함께 역할극 하기, 세계지도를 보면서 주인공이 살았던 나라와 지역을 찾아보기, 가족과 함께 관련 영화나 애니메이션 시청하기, 명대사를 이용하여 책갈피 만들기, 미래의 나의 모습을 상상하여 이야기 만들기 등. 4. 생각 넓히기 (1) 우리 가족이 함께 읽을 수 있는 고전에 무엇이 있는지 찾아보고 그 중 한 권의 책을 정하고 함께 읽은 후 다양한 독서 활동을 연계한 가족 독서 토론을 실천해 봅시다. [독서 활동을 연계한 가족 독서 토론하는 방법] ① 자녀와 함께 오랜 시간 천천히 읽을 수 있는 고전을 함께 고르고 읽습니다. ② 줄거리 나눔을 한마디씩 합니다.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의 경우 부모가 먼저 발언하면 좋습니다. ③ 부모와 자녀가 각각 질문을 만들어 봅니다. ④ 전체 질문을 부모와 자녀가 공유하며 대표 질문을 골라 생각을 나눕니다. ⑤ 생각을 나누는 과정에서 의견이 같다면 왜 같은지 이야기를 나눠보고, 의견이 다르다면 어떤 점이 다른지 토론해 봅니다. ⑥ 토론의 순서와 방법으로는 자녀가 먼저 발언을 하고, 부모가 그 발언에 대해 자녀의 경험과 가족의 일상생활과 연관 지어 반론하거나 질문을 합니다. ⑦ 토론을 마친 후 느낀 점을 생각해 보고 이야기를 나눠봅니다. ⑧ 토론을 함께한 가족들과 감사의 악수 또는 포옹을 나눠봅니다. ⑨ 토론 활동에 대한 내용을 가지고 다양한 활동을 진행해 봅니다. [고전 읽기 팁] ① 한권의 책을 골랐다면 적어도 3번을 읽습니다. ② 처음에는 내용을 중심으로 읽고 모르는 낱말도 찾아가며 읽습니다. ③ 다음에는 책 내용에 대해 질문을 만들어 보거나, 토론할 주제도 찾아보면서 읽습니다. ④ 마지막에는 내 삶에 어떻게 적용하면 좋을지를 생각해 보며 읽으면 됩니다. (2) 우리 가족이 추천하고 싶은 고전과 그 이유는? 그리고 가장 인상 깊었던 대목이나 기억에 남는 글귀가 있다면 정리한 후에 친구 혹은 가족과 함께 이야기를 나눠봅시다. 원작 : 루시 모드 몽고메리 편역 : 무라오카 에리 번역 : 고향옥 출판 : 은하수미디어 발행일 : 2017년 03월 15일 내용 “상상하는 걸 멈출 수 없어!” 엉뚱하지만 귀엽고 발랄한 고아 소녀의 성장 이야기. 고아원에 살던 소녀 앤은 실수로 남자아이를 원하던 초록 지붕 집에 입양됩니다. 앤은 숲, 길, 나무 등 주의의 모든 것에 이름을 붙이고, 언제 어디서나 상상하는 걸 즐기는 긍정적인 소녀입니다. 특유의 상상력과 호기심 때문에 여기저기에서 사고도 많이 일으키지만, 밝고 사랑스러운 성격 덕분에 어른들과 친구들의 마음까지 따뜻하게 만듭니다. (출처 : YES24) [사례] 내 친구 빨간머리 앤을 소개할게 주근깨 빼빼 마른 빨간머리 앤, 예쁘지는 않지만 사랑스러운 내 친구 빨간머리 앤을 소개할게. 앤은 겉모습은 예쁘지 않지만 마음이 예쁜 아이야. 슬픈 일이 있어도 꿋꿋하게 견뎌내고, 나쁜 일은 좋은 일로 바꿔서 생각하는 마음이 예쁜 아이란다. 나의 친구 앤의 상상력은 놀라울 정도로 멋지고 깊어. 모든 동식물에게 다른 이름을 붙여 주거든. 앤이 슬픈 일을 기쁘게 바꿔 생각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앤이 모든 것들을 풍부한 상상력으로 바라보고, 모든 것들을 기쁘게 받아들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앤은 비록 쉽게 발끈하는 성격을 가졌지만 사과를 할 때는 아주 진심으로 해. 또 고집은 세지만 다르게 말하면 자기주장이 강해서 앤과 놀 때는 아주 재미있을 것 같아. 이런 나의 친구 앤과 여러분도 친구가 되고 싶지 않니? 너희도 한 번 앤을 만나 봐. 나는 이렇게 사랑스러운 나의 친구 앤에게 편지를 썼어. 5. 독서 토론 사례 <독서 전> 하율: 아빠, 지금 읽고 있는 책 빨간머리앤 아니야? 아빠: 어, 맞아. 아빠가 무척 좋아하는 책이야. 하율: 나도 빨간머리앤 읽어봤어. 엄마가 사주셨어. 엄마: 엄마도 학창시절에 읽었는데 큰 힘이 되어준 책이야. 이번 기회에 엄마도 다시 한 번 읽어봐야겠어. 아빠: 그러면, 우리 이번 주말엔 다같이 빨간머리앤 읽어보고 이야기 나눠볼까? 하율: 좋아. <독서 후> 아빠: 어릴 때 만화로만 보았던 빨간머리앤을 책으로 보니 앤 셜리가 무척 사랑스럽고 재미난 아이 같아. 하율: 아빠, 빨간머리앤은 왠지 나랑 많이 닮은 것 같아. 앤도 나처럼 특이하고 재밌는 상상을 해. 엄마: 그러네. 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자유로운 상상력이 하율이랑 비슷하구나. 아빠: 앤은 평범함을 싫어하지. 아름다운 자연에 ‘빛나는 물의 호수’, ‘연인의 오솔길’, ‘유령의 숲’, ’하얀 숙녀’와 같은 이름을 지어주는 걸 좋아해. 아빠는 그런 앤이 순수해서 사랑스러워보여. 엄마: 하율이도 새로운 인형을 선물 받으면 꼭 이름을 지어주잖아. 하율이: 맞아. 고양이 인형은 ‘피트’, 곰돌이 인형은 ‘브레드’, 토끼 인형은 ‘베리’라는 이름을 지어주었어. 아빠: 하율이는 앤이 했던 말 중에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니? 하율: 어. 많아. “길모퉁이를 돌았을 때 뭐가 있을지는 미리 알 수 없어요. 하지만 저는 틀림없이 좋은 일이 있을 거라고 믿어요. 그 길이 어떤 길인지는 알 수 없지만, 힘차고 기분 좋게 헤쳐 나갈 수 있을 거 같아요.” 엄마: 하율이는 이 말이 왜 기억에 남아? 하율: 어. 나한테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지만 걱정을 안해도 좋은 일이 기다리고 있을 거란 생각을 하게 해줘. 뭔가 재미난 일이 나에게도 일어날 것 같은 느낌이 들거든. 아빠: 하율아. 이제 우리 세계지도를 보면서 빨간머리 앤이 살았던 나라와 지역을 찾아볼까? 그리고 책 속의 명대사를 이용하여 책갈피도 만들어 보고, 미래의 나의 모습을 상상하며 이야기도 만들어 보자. 하율: 응. 아빠. 재밌겠다. 6. 학생의 글 나의 친구 빨간머리 앤에게 앤! 나는 너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하율이야. 마릴라 아주머니는 잘 지내시니? 건강은 어떠시니? 그리고 너도 행복하게 지내니? 너는 네가 빨간 머리여도 어떻게 그렇게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지 궁금해. 나라면 염색을 해 달라고 아주 길길이 날뛰었을 거야. 너의 이야기는 정말 재미있어. 너와 떨어져 있지만 너의 모습과 마음을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아. 나는 열 살이야. 내가 너보다 나이가 조금 더 적을 거야. 그래도 우리는 친구가 될 수 있을 거야. 왜냐하면 나도 상상하고 이름을 지어주는 것을 무척 좋아하거든. 아직도 다이애나와 잘 지내? 나도 너에게 다이애나처럼 너를 믿어주고 사랑해 주는 좋은 친구가 되고 싶어. 너는 슬픈 걸 기쁘게 바꿔 보는 게 좋은 것 같아. 나는 슬픈 상황에서도 잘 이겨내는 그런 네가 마음에 들어. 나도 슬픈 상황에서도 너처럼 잘 이겨내는 능력이 있으면 좋겠어. 너는 지금 길모퉁이에서 무언가를 발견해 가고 있니? 나도 무언가를 발견해 가고 있어. 그것이 무엇인지 다음에 만나면 함께 이야기해 보자. 너와 나는 지구 반대편에 살고 있지만, 다음에 네가 사는 에이번리 마을에 꼭 놀러 갈게. 그럼 안녕. / 밀알두레학교 정진우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