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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향에서] 개각에 거는 기대 - 김성진

4개월도 안된 정부의 청와대 비서진과 내각이 총사퇴하여, 청와대 수석은 전면 교체되었고 국회의 개원 상황과 맞추어 일부 개각이 예정되어 있다.본래 개각은 의원내각제하에서 수상이하 전 각료가 교체되는 것으로, 우리나라와 같이 대통령제를 택하고 있는 나라에서 개각이라는 말은 엄격히 말하면 적합치 않다. 그러나 정국이 경색되거나 사회적 혼란이 있을 경우 민심을 수습한다는 명분으로 개각은 자주 애용되어 왔다.그러나 이번 개각은 위와 같은 의례적 행사가 아닌, 앞으로 5년 동안의 국정을 안정적으로 끌어가기 위한 실질적 체제정비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첫째, 각료의 선임 시에는 대통령과 국정철학을 공유하여 확신을 갖고 국정 아젠다를 추진할 수 있는 사람을 우선해야 한다. 그래야 효율적인 국정운영이 가능하다. 그러나 선거과정에서 공헌한 사람과 국정철학을 공유하는 사람이 일치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에 유의해야 한다. 국민들은 대통령 주변에서 힘쓰는 사람들 중 일부는 대통령과 국정철학을 공유해서라기보다는 개인적 이해관계로 대통령 만들기에 나섰던 것이 아닌지 하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또 한 가지, 제왕학에서 가르치는대로 창업(創業)에 필요한 사람과 수성(守成)에 적합한 사람과는 다르다는 것을 깊이 성찰할 필요가 있다. 역사적으로 업적을 남긴 성공한 제왕들이 창업공신을 어떻게 대했나 하는 것을 반추해 보면 지혜를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둘째, 철저한 능력 중심이어야 한다. 쇠고기 수입개방 이슈가 이렇게까지 꼬이게 된 것은 그 결정 과정과 방식, 문제의 인지 및 사후 대처 등 많은 구석에서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었음을 보여 준다. 정부내부의 시스템은 물론 당사자의 개인적 능력에도 중대한 부족함이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셋째, 도덕적 측면에서도 상당히 높은 수준을 요구하는 것이 국민 정서다. 각료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가혹한 면이 없지 않으나, 선진국의 사회지도층이 일반 국민들에 모범을 보여주는 소위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전통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 국민들이 각료에게 거는 기대는 이해해야 할 것이다.넷째, 또 하나의 중요한 고려요소는 '균형'이다. 각료의 전체적 구성이 특정집단이나 계층에 치우쳐 있다면 국민적 화합을 기대할 수는 없다.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 동쪽과 서쪽, 보수와 진보 등을 고루 아우를 수 있는 구성이어야 한다. 빈부격차가 심화되고 사회의 안정세력이어야 할 중산층이 줄어들고 있는 우리의 상황을 감안하면 균형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소위 고소영, S라인, 강부자 등등의 신조어의 밑바닥에는 저들만의 '끼리끼리 클럽'이라는 서민들의 비아냥과 소외의식이 깔려 있는 게 아니겠는가?이것저것 다 따지면 어디 쓸만한 사람이 있느냐고 항변할 수 있다. 그러나 예로부터 천하에 숨어있는 인재를 널리 찾아 적소에 배치하는 것은 치자(治者)의 중요한 덕목이다. 그것은 바로 대통령의 5년 통치의 성패를 결정하는 것이기도 하다. 내편이냐 니편이냐 하는 편가르기식 사고는 철저히 척결되어야 한다. 인사운영의 폐쇄성을 과감히 혁파해야 한다. 추천 및 선발 과정과 방식이 보다 개방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그렇게 할 때 지금보다 훨씬 넓은 인재의 풀에서 감추워진 보화를 찾아낼 수도 있지 않겠는가?/김성진(前 조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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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6.26 23:02

[타향에서] 형님의 매실 - 이광연

저번 토요일, 내 고향 남원에서 농원을 하는 아는 형님한테 전화가 왔는데 "아따 이원장 왜 그리 전화를 안 받는 당가. 지금 남원 읍내 나와서 자네한테 보낼라고 매실하고 밭에서 난 것들을 준비했응께, 한의원에서 쓰든가 사람들과 나눠먹든가 하게." 하면서 전화를 끊으시는 거다.그 형님은 어렸을 적에 공부도 잘하시고 똑똑한 형이었는데, 가정형편이 어렵고 동생들이 많아서 스스로 공부를 포기한 분이셨고 성격이 더 없이 좋으셔서 평소에 친구들이 무척 많고 아무런 혈연관계도 없는 나에게까지 철철이 나오는 시절음식을 보내주시곤 한다.터미널에 나가서 보내준 것을 받아와서 풀어보니 매실 큰 세 뭉치와 상추, 복분자, 돼지고기 고추 등등 이것저것 많이 들어있었는데. 그것들을 여기 저기 나눠서 먹으면서 다시 한 번 시골에 계시는 형님과 형수님께 감사하는 마음이 든다.그 많은 과일 중에서도 매실은 정말 좋은 과실인데 매실은 매화나무의 열매로, 주로 5~6월에 청색이나 황색이 되었을 때 따서 이용을 한다.식중독을 예방해주고 ,소화기와 장을 튼튼하게 해 줄 뿐만 아니라, 피로도 풀어주고, 술로 인한 주독도 풀어준다. 거기에 여성들 피부미용에도 좋으니 과연 과일의 팔방미인이라 할 만 하다.1953년 영국의 크레브스 박사는 매실이 식중독을 유발하는 균의 성장을 막는 항균작용이 있다는 것을 증명해서 노벨의학상까지 받았다. 일본은 섬나라기 때문에 생선요리가 많아서 식중독의 위험도 큰데 우메보시라는 매실장아찌를 이용하여 식중독의 위험을 줄일 수 있었다또 매실에는 구연산과, 사과산, 주석산 같은 유기산이 풍부하여 위장의 운동을 활발하게 하고, 위산분비를 촉진시켜서 식욕을 돋우고, 소화불량에도 효과가 아주 좋다.또 이런 유기산은 우리 몸의 피로물질인 젖산을 분해하는 데에도 뛰어나 피로회복에도 좋다. 젖산이 몸에 쌓이면 피로를 많이 느끼면서 어깨가 결리거나, 두통이나 요통 등의 증상이 생기게 된다. 그런데 매실에 풍부한 유기산은 이 젖산을 분해시켜서 몸 밖으로 배출하는데, 그 효과가 포도당의 10배에 달하기 때문에, 피로회복에 효과가 뛰어나다.한편 동의보감을 보면 매실은, "갈증과 흉부의 열기를 없애고, 구토와 이질을 멎게 하며 술독을 풀어 준다."라고 기록되어있다.매실에 관한 고사 중에 '망매지갈'이란 말이 있는데, 삼국지의 조조가 병사들의 갈증으로 사기가 떨어지자 "저 산 너머에 매실나무가 있다."라고 거짓말을 하여 병사들의 갈증을 해결했다는 이야기이다.매실의 신맛을 생각만 해도 갈증이 풀릴 정도로 매실은 갈증을 풀어주는 능력이 뛰어나다. 여름철에 땀 흘리고 갈증을 해소해 주는 데에는 매실만한 게 없는 거 같다.또 매실은 간장의 기능을 활성화 시켜서 숙취나 멀미에도 효과적이고 장의 연동운동을 활발하게 하기 때문에 변비에도 효과를 볼 수 있다.더군다나 매실에는 유기산과 비타민이 풍부해서 묵은 각질과 피지를 효율적으로 조절해 주고, 거칠고 칙칙한 피부를 투명하고 매끄럽게 해 주는 효능이 있다. 그래서 옛 속담에 매화나무집 딸은 얼굴도 안보고 데려간다는 말이 생겨난 것 같다.고향에 계신 형님의 고마움을 생각하고, 매실로 좋은 술을 담아 놨다. 8월초 고향으로 의료봉사 갈 때 한 병 가지고 가서 형님이 주신 매실로 담가놓은 술을 하면서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려니까 벌써부터 소풍가기 전날처럼 기대가 된다./이광연(한의사경희대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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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6.19 23:02

[타향에서] 호국 보훈의 달을 의미 있게 - 유희태

6월은 호국, 영령을 추모하는 현충일과 우리민족의 아픈 역사인 6.25가 있는 호국, 보훈의 달로서 국가적인 큰 행사가 진행되고 온 국민이 경건한 생활을 하고자 노력하는데 의미가 있는 달이다.세월이 지날수록 나라의 존립을 위해 공헌한 국가유공자를 예우하며 애국정신을 함양한다는 취지에서 제정 된 "호국 보훈의 달"은 우리 과거의 역사를 떠올리며 무한 경쟁에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에 대한 물음을 던져 준다.그러나 한편으로는 현충일 행사 등이 너무도 형식적이고 의미보다는 행사에 치중이 되어가는 것은 아닌지 생각 해 본다. 하루의 휴일 정도로 생각하고 험난했던 우리나라 과거의 역사와 선조들의 희생정신이 점점 퇴색되어 가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우리는 국가를 위해 한 목숨을 기꺼이 바치고 희생하고 그로 인해 유족들의 집안이 몰락하기도 하고 자손이 단절되기도 하였으며 고통스런 참상 등이 후대까지 승계되어지는 내용 등을 언론을 통하여 보게 된다.2008년 6월 6일 현충일, 전북 완주군 비봉면 내월리에서는 뜻 깊은 행사가 조촐히 진행되었는데, 지역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 속에 200여명의 이웃들이 모여 진행한 역사의 현장에 필자도 광복회의 한 가족으로서 참석하였다.광무(光武)9년 을사조약이 체결되자 일문 9명의 어른들이 의병 활동을 활발히 전개하였으며 일제의 의병토벌이 심해지자 이들은 지하로 잠적하였다가 체포되어 한 분은 금마 헌병대에서 총살형으로 즉결처분되었고 나머지 8명도 옥고를 치루었고 출옥 뒤 얼마 되지 않아 형독(刑毒)으로 사망하게 되었다. 이들이 가정을 돌보지 못하게 되자 자손들의 삶은 참상에 이르게 되었으며 3명은 아예 절손이 되었다.지난 82년 고산 향교의 유림을 주축으로 유(柳)씨 한 문중(門中)에서 9명의 의거활동 내용 등을 알리며 9의사 사적비건립운동이 일어났고 주민들의 추앙운동이 거세지자 정부에서는 오랜 시일에 걸쳐 이들의 자료와 재판 판결문등을 조사하고 파악하여 그 공적을 인정하기에 이르렀고 9명 가족에게 건국훈장을 주어 독립투사들의 명예 회복과 유족들의 한을 조금이나마 달래 주었다. 그 뒤 먹고 살기에 어려운 생활고로 감히 함께 모여 선조님들에 대한 추모를 생각하지 못하다가 유족끼리 의견 등을 나누고 서로 소식을 알고 지낼 수 있는 유가족이 5가정이 한 마음이 되어 작년부터 그 뜻을 후손들에게 알리고 정신을 계승하자는 뜻을 모아 정부에 의지하지 않고 자발적인 행사를 열었다. 너무도 뜻 깊은 행사에 참석한 많은 어르신들이 감동하며 눈시울을 적시기도 하였으며 젊은 청년들에게는 선조들의 얼을 이어받자고 다지는 중요한 자리가 되었다.한 국가를 뛰어넘어 무한 경쟁의 글로벌 시대에서 세계는 하나라는 인식이 확산되는 추세이다. 이러한 시기일수록 과거의 역사를 재인식하고 그 정신을 이어받을 수 있도록 사회적 지원과 배려를 뒷받침하는 것이 유가족에게 큰 위로가 되고 힘이 됨과 동시에 더욱 투철한 국가관을 바탕으로 한 굳건한 나라를 후손들에게 남겨줄 수 있는 중요한 자산이라 본다./유희태(기업은행 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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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6.12 23:02

[타향에서] 북핵문제와 남북관계의 함수 - 김근식

북핵문제가 중대 국면을 맞고 있다. 핵신고와 차기 6자회담 개최문제를 놓고 힐 차관보와 김계관 부상이 북경에서 막바지 의견조율을 벌였다. 북한과 미국 사이에 마지막 힘겨루기도 감지된다. 3단계 핵폐기 협상 대상에 핵무기가 포함되지 않는다는 북한의 입장 여부를 놓고 논란이 벌어지기도 한다. 어찌됐든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2단계 작업이 최종국면에 다다른 것으로 보인다.우여곡절 끝에 6자회담이 재개되면 지금까지의 북미협상을 토대로 향후 검증방식을 논의하고 최종단계인 핵폐기 협상을 시작할 것이다. 그런데 북핵문제가 북미 양자간의 협상과 이를 공식화하는 6자회담의 진전만으로 진행될 경우 이 과정에서 한국의 입지는 매우 축소될 수밖에 없다.지금껏 한국 정부는 6자회담의 구조 말고도 남북관계라는 독자적 지렛대를 확보하고 이를 통해 대북 영향력을 행사함으로써 북핵문제에서 일정한 개입력을 가질 수 있었다. 6자회담이 정체되는 상황에서 한국이 북한과 미국을 설득해서 합의가능한 접점을 찾도록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일 수 있었던 것도 바로 남북관계가 유지되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2005년 6자회담이 장기공전되는 상황에서 한국은 대북특사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한 정동영 통일부장관과 김정일 위원장의 이른바 6.17 면담을 성사시킴으로써 북한의 회담복귀를 이끌어냈다. 9.19 공동성명을 합의하고 기쁨의 악수를 나누는 그 날 한국 대표가 양 손에 미국 대표와 북한 대표의 손을 잡고 환히 웃는 모습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그동안 남북관계는 6자회담에서 우리의 입지를 마련하고 대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유용한 통로였던 셈이다. 6자회담이 대결국면을 지속할 때에는 그로 인한 한반도 긴장고조를 그나마 완화시키고 안전판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것이 바로 남북관계였고, 6자회담이 협상국면에 진입할 때에는 북한과 미국의 타협을 더욱 가능하게 하고 북한의 건설적 행동을 유도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남북관계였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경색국면을 지속하고 있는 지금, 북핵 국면에서 한국의 역할은 찾아보기 힘들다.이제 6자회담 재개를 앞두고 중단된 남북관계를 복원하는 일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이다. 남북관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해야만 북핵문제와 6자회담에서 우리의 건설적이고 적극적인 역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북미협상은 진전되는데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엇박자를 낼 경우 6자회담에서 주연은 북한과 미국이 될 것이다. 우리의 직접적 이해관계가 달려 있는 핵문제에서 우리의 역할과 발언권이 없음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이명박 정부가 일관되게 강조하는 북핵문제 우선해결을 위해서라도 남북관계는 시급히 복원되어야 한다. 한미동맹을 강조하는 것만으로는 우리가 북핵문제 해결과정에서 할 역할은 없다. 이명박 정부는 남북관계 복원을 위해 보다 적극적이고 전향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더 이상 눈치 볼 필요가 없다./김근식(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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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6.05 23:02

[타향에서] 불신의 늪을 건너서 - 김성진

취임한 지 100일도 안 되어 대통령이 국민들 앞에 머리를 숙이면서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였지만 촛불 시위가 계속되는 등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로 나라가 시끄럽다.왜 이렇게 되었을까? 필자는 두 가지만 지적하고자 한다.첫째는, 협상의 결과도 결과지만 그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왜 농림부가 그 동안 줄기차게 버티어오던 것을 어느 날 갑자기 미국 측의 요구대로 양보했느냐 하는 것이다.민주사회에서는 결과에 못지않게 그 과정도 중요하다. 같은 결과를 내 놓더라도 정부가 최선을 다하였다고 인식되었다면 이렇게까지 문제가 커지지는 않았을 것이다.밀고 당기는 길고도 지루한 협상과정을 거치면서 예를 들면 미국과의 의견차이로 우리 협상대표가 회의장을 박차고 나오고 하는 모습이 언론에 비쳤었더라면 국민들이 그렇게까지 못마땅해 하지는 않았을지도 모른다.둘째는, 불신의 문제다. 여기에는 우리국민들의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불신과 미국의 한국 정부에 대한 불신이 있다.2003년 12월 광우병 발생으로 중단되었던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2006년 9월부터 다시 재개하면서 30개월 미만 소의 뼈 없는 살코기를 도입하도록 하였다. 그런데 문제는 뼈 없는 쇠고기(deboned beef) 규정을 적용하면서 우리 검역당국이 이해할 수 없을 정도의 편협한 잣대를 들이댔었다. 쇠고기 9백여 상자를 하나하나 모두 조사해 보니 그 중 상자 하나에서 종이장 같이 얇은 두께의 3-4 센티의 뼛조각이 두세 개 발견되었다는 이유만으로 9백여 상자 모두를 반송해 버렸던 것이다. 이후에도 이러한 일은 몇 번이나 반복되었다.우리 농림당국의 이러한 행위는 소비자들로 하여금 미국산 쇠고기가 문제가 많다는 인식을 갖게 만들었다. 그러던 정부가 이제는 갑자기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고 하니 일반 소비자들이 의아해하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다른 하나는 미국이 우리 정부에 대하여 엄청난 불신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종전에 미국이 수입위생조건에 뼈 없는 살코기라고 합의했었던 것은 한국정부가 소위 LA갈비의 수입을 막음으로써 한국의 축산농가를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짐작하고 합의 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그 규정을 이용하여 미국 쇠고기의 수입을 전면적으로 막는 것에 대하여 미국 업계는 물론 의회와 행정부도 분개하였고, 쇠고기 문제 해결 없이는 한미FTA도 없다는 분위기가 광범하게 퍼지게 되었다.이러한 배경에서 미국은 이번 한국과의 수입위생조건 개정 협상에서 철저히 자국의 의사를 관철하여 논란의 불씨를 애초부터 근본적으로 없애고자 하였을 지도 모른다.이렇게 국내적인 불신과 미국으로부터의 불신에서 오늘의 쇠고기문제가 꼬여진 것으로 보인다.우리는 보다 냉철해야 한다. 미국산 쇠고기는 정말로 문제가 많은 것인지, 이에 비하여 우리 한우는 과연 안전한 것인지, 우리가 너무 지나치게 반응하는 것은 아닌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또 정부는 우리 국민들로부터의 신뢰 회복을 위한 다각적인 방안과 함께 미국과의 신뢰 구축을 위한 노력을 배가해야 할 것이다.이제는 우리나라 소비자, 그리고 한미 양국 모두 불신의 늪을 건너 드넓은 신뢰의 평원으로 나가야 할 때다./김성진(前 조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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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5.29 23:02

[타향에서] 장모님의 사랑과 장어 - 이광연

전주에 사시던 처가가 세달 전 우리 아파트 옆 동으로 이사를 했는데 장모님만 오시고 장인어른은 아직도 전주에 일들이 남아서 서울로 합류를 하시지 못했다장인어른과 장모님의 성격은 완전히 대조적인데 장인어른은 내성적이시고 술을 한잔도 안 드시며 평소에 독서를 좋아하시는 분이라 술을 좋아하는 나의 생활을 약간은 못마땅하게 생각하시는 것 같다.반면에 장모님은 장인어른과는 성격이 정반대신데 자주 사위들과 어울려 맥주도 한잔씩 하시고 나름대로 사회활동을 하시면서 인생을 비교적 재미있게 사시는 분이다.그런데 요즘 내가 병원을 이전하려고 여러 가지 신경 쓰는 모습을 보시고 사위가 안쓰러우셨는지, 고창에 알고계신 집에다가 장어를 부탁해서 사위 몸보신하라고 주셨다.사실 내가 먼저 어르신들을 챙겨 드려야 하는데 어떻게 거꾸로 된 것같아 미안하기도 했고 장모님의 사랑이 고맙기도 했다.장모님이 주신 장어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예로부터 보양식으로 각광받아 왔다. 역사적으로 보면 수많은 후궁을 거느렸던 이집트의 파라오들도 민물장어를 정력제로 썼다는 기록이 있고, 조선시대 연산군도 장어를 특히 좋아했었다고 한다.이렇게 장어가 각광을 받는 이유를 살펴보면, 장어의 강인한 힘과 활동력 때문인 것 같다. 장어는 힘이 좋아 낚싯대를 망치기 일쑤일 뿐만 아니라 산란을 위해서 장장 6~7개월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은 채로, 무려 3천 킬로미터를 헤엄친다고 하니, 장어의 생명력과 힘은 따로 이야기 하지 않아도 되리라.동의보감에서는 장어를 '만려어'라고 기록을 하고 있는데, "오장의 허약함을 보강하고, 무절제한 생활로 인해서 생긴 폐결핵을 다스리며, 허리와 다리를 따뜻하고 강하게 한다."고 하였다. 몸의 기운이 극도로 떨어졌을 때 원기를 보강해 줄 뿐만 아니라, 하초를 튼튼하게 해 준다는 의미이다.스테미너 식으로 잘 알려져 있는 장어는 고단백 고칼로리 식품으로 특히 에너지 소모가 심할 때, 영양 공급을 원활하게 해줄 수 있다. 또한 비타민과 무기질이 골고루 들어 있어서, 과로해서 체력이 떨어져 있을 때 효과가 좋고, 특히 장어에 들어 있는 단백질은, 콜라겐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서 여성들의 피부미용에도 좋다. 그래서 박지성이나 이승엽 같은 운동선수들이 애용하는가 하면 탤런트들도 많이 이용한다고 한다.장어는 그 자체로도 훌륭한 보양식이지만 과실주와 잘 어울린다. 르네상스시대 미켈란젤로가 건강을 위해서 와인과 장어를 함께 즐겼다는 일화가 있는데 와인과 장어는 맛뿐만 아니라 영양적인 면에서도 잘 어울린다.하지만 와인보다는 복분자와 더욱 잘 어울린다고 하겠는데, 복분자는 맛이 달고 성질이 따뜻하기 때문에 장어가 복분자를 만나면 자양강장하는 효과가 훨씬 증가될 뿐만 아니라 , 복분자의 장어에 부족한 비타민C 등을 보충 시켜주고, 복분자의 항산화작용이 노화를 억제해 주는 효과까지 있어 그만큼 장어와 복분자는 좋은 궁합이라 할 수 있다.장모님이 해주신 장어 덕분으로 힘들었던 무사히 이사도 마치고, 원기도 회복한 지금, 한쪽귀가 잘 들리지 않아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계시는 우리 장모님께 감사드리며 만수무강하시길 빌어본다./이광연(한의사경희대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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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5.22 23:02

[타향에서] 우리 음식문화 개선을 위한 短想 - 유희태

우리의 먹거리 문화는 풍요롭다. 음식점, 예식장, 행사장에는 늘 음식이 넘쳐나고, 음식부족 현상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를 대하다보면 무엇인가 먹거리 문화에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앞선다.음식이 버려지는 양은 과연 얼마나 될까?10여 년 전에 신문에 게재된 내용 중에 버려지는 음식물쓰레기가 금액으로 환산한다면 약 8조원이 넘으리라는 기사를 본 일이 있어, 현재는 얼마나 될지 궁금하여 환경재단 최열 대표에게 질문을 하였더니 과거 "10여 년 전에 음식물 찌꺼기를 추정하여 신문에 기고한 사람이 본인이라고 하며 아마도 현재는 15조원이상은 되리라고 추정한다고 하며 낭비가 너무 심하고 버려진 음식물 쓰레기는 환경오염의 주범"이라고 한다.가정에서부터 음식의 소중함을 가지고 생활화하고 직장에서 그리고 어느 장소에서라도 음식물을 버리지 않고 먹을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즐기는 문화는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필자는 금융기관에 근무하는 관계로 많은 기업의 현장을 방문하여 깊은 관심을 가지고 기업을 관찰한다.13년 전 평촌지점장으로 근무 당시 방문했던 중소기업인 송암시스콤(주) 대표이사 이해규님의 공장을 둘러보고 업무 협의를 하던 중 점심시간이 되어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함께 하게 되었는데, 자율배식으로 이루어진 식당은 매우 청결하였고, 주방 아주머니가 준비된 음식을 지켜보는 가운데 직원 80여명이 각자가 소화할 수 있는 적당량을 직접 배식하여 즐거운 담소를 나누며 즐겁게 식사를 마치고, 버려지는 음식물은 전혀 없이 식판을 바로 씽크대로 보내서 세척이 되는 것이다.음식물찌꺼기가 전혀 없으니 놀라서 유심히 보면서 이사장님께 어떻게 저렇게 음식물찌꺼기가 하나도 없단 말입니까 하고 질문을 하였더니 웃으면서 "우리 공장은 음식물찌꺼기를 하나도 버리지 않도록 교육이 되어있고 음식물을 남겨서 버리면 인사고과에 반영 할 정도로 철저히 관리하고 있으며 음식물로 인한 환경오염은 전혀 없습니다." 라고 말씀 하셨다.이 회사는 사장님을 비롯한 전 직원들이 한 마음으로 모든 업무에 절약정신이 배어 있어 아무리 어려운 큰일이 닥치더라도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을 것 이라는 직감과 함께 반드시 잘 성장 발전이 될 것이라고 확신하였으며, 실제로 13년이 지난 현재까지 지속 성장하는 모습을 볼 때 그 당시 직감이 들어맞았다는 느낌과 함께 기업의 문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느끼게 한다.그 뒤에 나는 이를 널리 알리고자하여 주위 이업종 교류기업인들에게 홍보를 하였고, 이사장님께 부탁하여 20여 업체의 기업인을 초청하여 함께 식사도하고 견학을 하는 등 홍보를 통하여 다른 회원사들에게 밴치마킹을 권하여 확산시켰으며 당시 우리 평촌지점에서는 "우리는 밥 한 알 반찬 하나도 남기지 않는다 만일 남기면 환경 오염세 벌금 3,000원" 이라는 문구를 부착하여 음식물찌꺼기를 남기지 않도록 하여 많은 호응을 받았고 지금도 가정에서 생활화하고 있는 것은 이 사장님 덕분이다.우리나라에서 연간 버려지는 음식쓰레기 양으로 북한 동포를 전부 먹일 수 있을 정도라고 하는 분들도 있다.경제가 어렵다고 하지만 나의 주변부터 깊이 있게 생각하여 낭비의 요소를 줄여 더욱 향상 된 삶의 질을 지향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사회 각층에서 관심을 가지고 새로운 먹거리 문화에 새로운 변화와 환경오염 방지 마인드가 각자의 가정에서부터 일어났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다./유희태(기업은행 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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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5.15 23:02

[타향에서] 한미동맹 우선론의 함정 - 김근식

한미정상회담이 있던 날, 한 방송사 토론에 패널로 참여했다. 한미정상회담의 공과를 진지하게 논의하는 자리에서 필자는 순간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한미정상회담의 성과를 적극 옹호하는 한 교수님의 발언 때문이었다.북핵문제가 호전되고 있는데 우리 남북관계가 경색국면이라 안타깝다는 필자의 말에 대해 걱정할 게 없다면서 '사실 남북관계가 지금 안 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이 순순히 미국말을 듣는 것이다'는 기상천외한 평가를 내놓은 것이었다. 즉 당국간 대화가 중단되어 북이 남쪽으로부터 얻을 것을 얻지 못하게 되니 어쩔 수 없이 미국에게 순순히 굴게 되었다는 '흥미로운' 분석이었다. 이 논리에 따르면 사실 북미 핵협상에서 북한이 미국말을 잘 듣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오히려 한국은 대북압박을 강화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북이 남쪽에게 도저히 얻을 게 없으니 울며 겨자먹기로 미국에 순응하게 될 것이다. 참 편한 분석이긴 하다.그러면서 그 교수님은 더 재미있는 분석을 내놓았다. 북핵문제를 제대로 풀기 위해선 남북관계라는 역할이 따로 할 게 없고 오히려 남북관계는 대북압박을 흐트러트리는 잘못된 신호를 북에게 준다는 주장이었다. 그 사례로 지난 해 2.13 합의 이후 6자회담에서 북핵문제가 진전되고 있는 상황에 남북정상회담의 개최가 북한으로 하여금 미국말을 잘 안 듣게 했다는 것이었다. 이 논리에 따르면 6자회담이 북핵해결의 방향으로 호전되면 될수록 남북관계는 더더욱 북을 압박해서 강경으로 일관해야 한다. 그래야만 북이 딴생각을 않고 6자회담에서 미국의 요구를 충실히 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그날 심야토론에서 필자는 이명박 정부의 한미동맹 우선론의 실상을 극명하게 깨달을 수 있었다. 남북관계의 독자성과 고유한 역할은 애초부터 생각하지 않은 채 미국과 공조해 미국이 하는 데로만 열심히 도와주면 결국 북이 핵을 포기하게 된다는 주관적 낙관론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난 현실은 어떤가? 오히려 한국 정부의 설득에 귀 기울이지 않던 부시 행정부의 대북압박에 대항해 북한은 2006년 결국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하고 말았고 한국 정부의 방침대로 부시행정부가 북미양자협상에 의한 해결방향으로 선회하면서 이후 핵문제의 진전이 가능할 수 있었다.결국 한미동맹 우선론을 내세워 남북관계 역할론을 무시하는 사고방식에는 어떤 경우에도 남북관계는 경색되어야 하는 것이 된다. 6자회담이 잘되게 하기 위해 남북관계는 중단되어야 하고, 북이 미국 말을 잘 듣기 위해서도 남북관계는 중단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해하기 힘든 것은 이렇게 주장하는 분들이 대부분 6자회담이 잘 안되고 북이 미국에 대결적으로 나올 경우에도 남북관계는 진전이 아니라 북핵과 연계된 중단을 또 주장한다는 점이다. 정말 이분들에게 남북관계는 항상 멈춰있어야 하는 것이다. 참 이해하기 힘들다./김근식(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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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5.08 23:02

[타향에서] 삼성사건을 보면서 - 김성진

최근의 삼성사건 즉 특검수사 그리고 자체경영쇄신안 발표를 두고 두 가지 서로 다른 견해가 대립하고 있다.한편에서는 우리 경제에서 삼성이 차지하는 막중한 위상에 주목한다. 삼성의 문제를 지나치게 파헤치면 자칫 경제전체의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재벌기업 쳐놓고 그 정도의 위법 위규는 다반사인데 왜 유독 삼성에 대해서만 가혹하게 하는가? 가뜩이나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이때에 남의 나라 경쟁기업만 도와주는 꼴이 아닌가? 경제단체와 일부 보수단체의 주장이기도 하고, 여기에 동조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다른 한편에서는 전혀 다른 시각을 보인다. 우선 특검수사 자체가 부실 투성이라고 공격한다. 특별검사가 시민단체 등이 제보한 자료를 제대로 확인하고자 하는 의지조차 없었다고 몰아친다. 다른 기업이나 일반 국민들에 대한 사건 수사에 비하여 지나치게 관대하게 처리했고, 결과적으로 경영권의 불법승계에 대하여 면죄부만 주는 등 삼성측만 속으로 웃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삼성이 발표한 경영쇄신안도 문제의 본질은 덮어놓고 여론의 따가운 비판을 면해 보고자 한데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하고 있다.그런데 여기서 따져보아야 할 것이 있다. 삼성이라는 기업(군)과 '李씨 일가'를 동일시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많은 문제는 이 둘을 동일시하는 데서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일반 국민들 중에서도 이에 대한 구분을 혼동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 어느 그룹은 누구 것이고 다른 어느 그룹은 누구 것이라는 사고 말이다. 이런 전근대적인 사고로는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주식회사의 경영자는 주주들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행동해야 하고, 주주들의 권리는 그 주식비율에 따라서 행사되어야 한다. 삼성의 경영권 승계를 둘러싸고 일어난 많은 논란은 바로 이러한 기본적인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주장에서부터 출발한다.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업지배구조를 선진화하고 투명화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긴요하다. 전체 지분의 극히 일부 밖에 갖고 있지 않은 특정 대주주의 이익을 위해서 다른 주주들의 이익을 해치는 행위는 철저히 견제되도록 제도가 마련되어야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행위가 발생하면 철저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또 법령과 제도에 따라서 의사결정이 투명하게 이루어지고 이에 대해 책임을 지는 체제가 정착되어야 한다. 공식적인 직책과 권한 없이 실질적인 힘으로 의사결정을 하는데서 문제발생시 책임 규명이 어려워지게 되는 것이다.물론 이번 경영쇄신안을 만들면서 삼성이 나름대로 고심한 흔적도 보인다. 그러나 지배구조개선 의지가 충분치 못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것은 소위 '반(反)삼성정서'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세상이 엄청나게 변하고 있다는 사실은 글로벌 일류기업인 삼성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삼성의 경영도 글로벌일류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진정한 화해는 진솔한 반성과 자세 전환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바로 그럴 때 우리 국민 모두가 삼성을 우리 모두의 자랑으로 알고 마음속으로부터 뜨거운 격려의 박수를 보낼 것이다./김성진(조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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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5.01 23:02

[타향에서] 두릅의 효능 - 이광연

오늘 오후에 운동을 하려고 아파트를 나서는데 아파트 입구에 70은 족히 넘었을 할머니 한분이 좌판은 깔고 두릅새순을 팔고 계셨다할머니 이거 어디서 따가지고 오신 두릅이에요 라고 여쭤 보았더니 양평의 용문산에서 따가지고 오신 두릅이라고 하시면서 내가 한의사란 것을 알 턱이 없는 그 할머니는 '두릅을 먹으면 피로회복에도 좋고 당뇨에도 좋으며 남자들의 정력에도 좋다고 하시면서 두릅의 효능에 대해서 말씀을 하시면서 팔려고 하셨다.못 이기는 체 하고 만원어치를 사서 다시 경비실에다가 맡겨놓고 산책을 하는데 10년 전에 돌아가신 할아버지 생각이 많이 났다 수염이 하얗고 법이 없어도 살아가실 수 있다는 우리 할아버지께서는 어렸을 때 막내인 나를 무척이나 예뻐해 주셨는데 우리 집 뒤 안에는 봉화산(남원시 아영면에 위치한 유명한 철죽 군락지가 있는 산)에서 캐다가 심어놓은 두릅나무가 많이 있어서 봄 이맘때면 두릅나물을 많이 먹었었다. 아마도 내가 지금까지 열정적으로 살아 올 수 있었던 것이 그때의 효과를 많이 보는 가 보다.우리 민족의 큰 스승이셨던 김구선생님께서도 유난히 두릅을 좋아 하셨다고 한다. 선생님께서 독립운동을 하시다가 탈옥을 하셨을 때 충남공주에 있는 마곡사에 피신해있으시면서 유독 공양시간을 기다리셨는데 그것은 두릅의 맛과 향 때문이었다고 한다.선생님께서 임시정부에 계실 때도 봄이 되면 임정요원들에게 마곡사 두릅이야기를 많이 하셨다고 한다. "두릅은 가시가 있고 못생겼지만 그 연한 맛과 향은 얼마나 좋은지 모르오." 가시 돋친 두릅과 험난했던 선생님의 삶이 서로 닮음 꼴이라서 유난히도 좋아했던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봄 두릅은 금이고 가을 두릅은 은이라는 말처럼 두릅의 제철은 봄인데 두릅을 봄나물의 황제라고도 한다.일반적인 봄나물과는 달리 봄 두릅에는 우수한 단백질이 많고지방, 당질, 섬유질, 무기질, 인, 칼슘, 철분과 비타민 C 등이 풍부.사실 두릅은 새순부터 뿌리까지 버릴게 하나도 없다동의보감에 두릅나무의 껍질과 뿌리를 '총목피'라고 하여 치료 목적으로 사용해 왔고.특히 두릅나무의 껍질은 혈당치를 낮춰주고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물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당뇨병에 탁월한 효능이 있고 위장병, 심장병을 치료하는 데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잎과 뿌리 및 두릅 열매는 간질환의 치료제로 사용되기도 한다.두릅은 사상체질인 모두에게도 좋고 정신적으로 긴장이 지속되는 직장인이나 학생들이 먹으면 머리가 맑아지고 잠도 잘 오는 두릅은 우선 맛이 쌉싸레 한데 이는 인삼에 많이 들어있는 사포닌 때문이다그래서 두릅과 인삼이 한 형제라고 하는 거다.몸에 활력을 공급해주고 피로를 풀어 주기 때문에 아침에 잘 일어나지 못하는 봄 타는 춘곤증에 최고 나물이 두릅이다./이광연(한의사경희대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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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4.24 23:02

[타향에서] 장애인에게 사랑과 관심을 - 유희태

네 손가락의 피아니스트 '희아'가 피아노를 치는 모습을 보면서 충격이자 퍽 감동적이었다. 한 손에 손가락이 두개 밖에 없다. 또 무릎 아래로는 다리가 없는 사지(四肢)가 선천적으로 기형인 1급 장애인이었다.주변을 살펴보면 의외로 장애인을 많이 발견하게 된다.태어날 때부터 선천적으로 장애가 있는 경우도 있지만 후천적으로 불의의 사고를 당하여 장애인이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한 순간이다. 우리 중 어느 누구도 장애로부터 자유스럽지 못한 게 현실이다.이처럼 우리 모두는 언제, 어떠한 사고에 의하여 장애인이 될 가능성이 상존한다는 아찔한 생각을 하면서 선천적이든 후천적이든 장애인에 대하여 각별한 관심과 사랑을 강조하게 된다.그녀 역시 척추장애였던 육군소위 출신 아버지가 통증을 잊기 위해 모르핀을 상용하는 와중에 임신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부모로부터 받은 평생의 장애를 어디에 하소연 할 수 있겠는가? 그런 '희아'가 장애를 극복하고 훌륭한 피아니스트가 되어 많은 사람에게 큰 감동과 도전정신을 심어준 것은 물론이다.얼마 전 신문보도를 통하여 알게 된 장애인이 중심이 되어 운영하고 있는 중소제조업체인 '씨피엘'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대표이사 김 정록 사장님은 한쪽 다리가 교통사고로 장애를 입어 의족에 의지하고 있다. 그는 장애인의 고통을 잘 알고 있기에 장애인에게 '할 수 있다'는 꿈과 희망을 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현재 그는 장애인 중심의 제조업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종업원 45명 중 37명이 장애인으로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장애인 특수학교와 연계하여 어느 정도 교육훈련과 실습을 거쳐 현장에 배치하고 있다. 장애인 종업원들은 기대이상으로 제품을 불량 없이 생산하는 모습은 실제 현장에 가서 보면 놀랍다.더욱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자부심과 일에 몰두함으로써 시간을 유용하게 활용하는 모습은 반성하게까지 한다. 더욱이 자녀가 일에 전념하는 모습을 볼 때 '이러한 일도 감당 할 수 있구나'하는 자부심을 느끼며 회사에 감사한 마음을 전하는 모습은 감동적이다. 또한 틈틈이 회사에 나와 식당에서 식사준비 등 자원봉사까지 기꺼이 하는 장애인 근로자 보호자들에게는 큰 축복과 행복을 엿볼 수 있다.간혹 그들의 장애를 보며 우리의 완전함에 감사하는 경박한 확인으로만 끝난다면 그건 장애인과 나 스스로에 대한 모욕이다.장애인도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사회에서는 더욱 더 장애인들과 불우한 이웃에게 관심과 사랑을 보여야 한다. 씨피엘과 같이 장애인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회사는 점차 늘어나야 할 것이고, 장애인을 고용하는 사업장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더욱 확대 되어야 할 것이다.현재 우리 기업은행에서도 사회공헌사업의 일환으로 심장병 어린이(희귀. 난치병환자 포함) 300여명에게 수술비를 지원하고 있다. 또 중소기업 근로자 자녀의 장학금 지원, 학술, 연구 활동 지원하는 등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이밖에도 「기은복지재단」을 설립하여 10,000여명의 전 직원들이 체계적으로 불우한 이웃들에게 사랑과 지원의 손길을 보내는 시회공헌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다.이제 장애인에게 단순한 보호나 도움을 주는 차원을 넘어서 무엇보다 장애인이 당당한 사회의 한 일원이라는 자부심을 갖도록 장애인을 위한 특수학교를 활성화해야 한다. 또 교육훈련을 통한 기술 습득기회 부여, 일할 수 있는 자신감과 일자리 제공 등 장애인에게 따스한 보살핌이 필요하다.장애인에게 가장 큰 선물은 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일을 하는 경우 주어진 일에 집중하고 열정을 가짐으로써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되고 가족 등 이웃에게 희망을 주어 밝은 사회를 만들고 살기 좋은 국가를 만들게 되는 것이다./유희태(기업은행 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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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4.17 23:02

[타향에서] 남북관계의 진정한 실용 - 김근식

이미 북한은 이명박 정부에 각을 세웠다. 예상되긴 했지만 신정부 출범 한 달여 만에 이처럼 긴장이 고조된 것은 분명 당혹스러운 일이다. 최근의 사태에 대해 일부에선 북한책임론을 지적한다. 물론 맞는 이야기다. 이명박 정부가 대화중단을 선언한 것도 아니고 쌀 비료를 안주겠다는 것도 아닌데 북이 지레 짐작으로 대남 압박에 나서고 있으니 분명 북한이 쓸데없는 짓을 한 게 맞다. 그러나 문제는 북한책임론과 원칙대응론만으로 지금의 사태를 해결하지 못한다는 점이다.본시 대북정책은 상대가 있고 그 상대는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북한이라는 존재다. 북한에 대해 원칙과 의연함만 강조해서는 말만 앞설 뿐 실제 남북관계를 풀 수 있는 해법은 마땅치 않다. 북을 굴복시키기 위한 전쟁불사의 대북강경은 국민이 용납하기 힘들다. 무시정책과 봉쇄정책으로 김정일 위원장을 굴복시키는 방법도 장기간이 아니면 별 효과가 없다. 남북관계에서 북한의 의미 있는 변화를 결과하지 못한 채 긴장고조만을 떠안는다면 북한책임론은 우리만의 외로운 메아리에 불과하다.더욱이 남북미 3자간 고차 방정식을 감안할 때, 북미가 대화 모멘텀을 유지하고 긍정적 진전을 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명박 정부가 홀로 대북 원칙론에 매몰되는 것은 한미공조의 실익도 없이 한반도 정세의 왕따가 될 가능성마저 존재한다.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남북관계와 달리 우여곡절 끝에 북미간 핵신고 문제가 타결될 경우 향후 한미정상회담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대북 강경원칙과 한미동맹 강조는 뻘쭘할 수밖에 없다. 북미가 핵문제 진전에 공감하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의 신 대북정책이 미국의 발목을 잡는 또 하나의 네오콘으로 거론되기도 한다.물론 10년 만에 정권을 교체시킨 신정부의 정치적 입지를 이해 못할 바도 아니다. 햇볕정책과 평화번영정책을 비판하면서 출범한 만큼 전임 정부와 차별화된 대북정책 방향을 제시해야 하는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래서 북핵우선, 한미동맹, 상호주의 등 과거 야당 시절 주장들이 현 정부의 대북정책 골간이 되고 있다.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은 그 시절 구호에만 머물고 있는 게 문제다. 야당은 비판만으로 반사이익을 챙기면 되지만 여당은 비판을 넘어 구체적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 북핵우선이라는 주장만으로 북핵해결을 이루진 못한다. 북핵우선 원칙만 내세울 게 아니라 그로 인해 경색되는 남북관계 해법도 고민해야 한다. 북핵해결에 기여하는 구체적인 남북관계 접근법이 무엇인지도 제시해야 한다. 비핵개방3000 구상도 북한을 비핵화시키고 개방시킨다는 슬로건에 모두가 동의하지만 구체적 현실방법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지금 이명박 정부에게 필요한 것은 강경한 슬로건이 아니라 그 슬로건을 실현해 낼 현실적 솔루션이다. 전임 정부의 성과와 합의를 부인하는 데 힘을 쓸게 아니라 대북포용기조의 연속성을 전제하면서 정책변화를 추구하는 진정한 실용적 입장이 필요한 때다./김근식(경남대 정치외교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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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4.10 23:02

[타향에서] 어린이 유괴사건을 보면서 - 김성진

몇 년 전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었던 연쇄살인범 유영철의 살인 사건을 모티브로 만든 영화 '추격자'가 극장가에서 많은 관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필자도 얼마 전 이 영화를 보면서 잠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게 만드는 짜임새 있는 구성에 적잖게 놀랐다.그런데 우연일까? 흉악사건이 계속 터지고 있다. 젊은 시절 유명했었던 어느 야구 선수에 의한 모녀 일가족의 살해암매장 사건으로 떠들썩하더니, 지난 해 말경 실종되었던 경기도 안양의 두 여자 어린이 납치살해사건이 지면을 장식했다.또 바로 며칠 전에는 경기도 일산에서 초등여학생 납치미수사건이 있었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사람이 비명소리를 듣고 뛰쳐나오자 용의자가 도주함으로써 다행히 더 이상의 피해는 없었다. 그런데 엘리베이터에서 나이 어린 초등학교 여학생이 성인 남자에게 마구 폭행을 당하는 광경이 아파트의 폐쇄회로에 찍혔고, 이 장면이 공중파 방송을 통해 생생히 방영됐다. 그런데도 경찰이 이 사건을 단순폭행사건으로 처리하려 했다고 시끄럽다.큰 사건이 터질 때마다 거의 빠짐없이 지적되곤 하는 것이 있다. 바로 경찰에 대한 비난이다. '초동수사 미흡, 늑장 대처, 부실수사, 수사망에 들어온 범인 풀어줘' 등 많은 비난이 가해진다. 그러다가 시간이 흐르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잠잠해졌다가 다시 사건이 터지면 또 야단법석이다.'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격언은 이미 지나버린 어쩔 수 없는 것에 투자하는 어리석음을 경계하기 위한 것이지만, 만에 하나 외양간이 잘못되어 있다면 다시 소를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외양간을 고쳐야 하는 법이다.경찰의 대응에 문제가 있다면 그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가능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희생양을 만드는 것이 한 때의 위안이 될 수는 있으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보다 냉철한 자세가 요구된다.날로 지능화해가는 범죄에 맞추어 경찰 장비나 시스템은 과학화되고 있는가? 개인의 프라이버시 보호에 대하여 경찰의 전화감청 및 위치추적시스템의 접근과 같은 범인 추적기능은 적정하게 허용되어 있는가? 아동범죄 예방을 위한 경찰과 민간의 역할 분담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이러한 것들에 대한 사회적 컨센서스를 이루어내야 할 것이다.특히 경찰과 사회의 적정한 역할 분담은 매우 중요하다. 일산 납치미수사건이 터진 바로 그 날 경찰청이 발표했던 '아동부녀자 실종사건 종합치안대책'을 보더라도 경찰의 힘으로는 하기 어려운 것들이 적지 않다.어린이 유괴사건을 줄이려면 경찰은 물론 가정 학교 사회 모두가 주체적으로 각각 제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런 인식을 가질 때만이 보다 실효성 있는 방안의 마련이 가능할 것이다.낮은 보수와 열악한 근무환경에 시달리는 경찰에만 모든 책임을 돌리지 말고 우리 모두 책임을 같이 하려는 자세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것이 아닐까?/김성진(前 조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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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4.03 23:02

[타향에서] 술과 쑥국 - 이광연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흔히들 말하는 것처럼 속을 차려야 되는데 나는 불혹이 반 정도 지났는데도 여전히 속을 못 차리고 지내는 것 같다.그 이유는 술 때문인데 진료를 하면서 쌓이는 스트레스를 풀기위해서 마신다는 알량한 이유를 대보지만 사실은 자제력과 통제력이 부족한 나의 변명일 뿐이다.나의 첫 음주경험은 고등학교 일학년 여름 방학 때였다. 완산칠봉 정자에서 불량하지 않은 친구들과 우연하게도 마셨던 샴페인이 나의 첫 취함이었는데, 요즈음은 그런 기분을 너무 자주 느끼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문제는 그것이 너무 연속적이라는 거다.불쌍해 보이는 날 위해 집사람은 해장에 좋다는 북어국, 배추국 콩나물국 등을 자주 끓여주는 편인데 오늘은 평소의 메뉴와 다르게 쑥국을 끓여 주는 게 아닌가,아니 서당귀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한의사와 살면서 술국도 동의보감에 입각해서 끓이는 것 같아 쑥이 술해독에 좋은 줄 알고 끓였냐고 물어 보았더니 얼마 전 라디오 방송에서 어떤 한의사가 봄나물을 이야기 하면서 쑥이 영양가도 많지만 주독을 풀어주는 아주 좋은 야채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거다 .참 고마운 생각이 들면서 앞으로 집사람에게 해장국을 덜 끓이게 해야겠다고 생각을 했지만, 앞으로 얼마나 오래갈지 ,,,,어렸을 적에 봄이 되면 할머니와 함께 양지바른 정자울이라는 우리 밭이 있는 곳으로 쑥을 자주 캐러 다녔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이때쯤이었던 것 같다. 봄철에 많이 캐는 쑥은 식용과 약용으로 함께 쓰이는데 아마도 최고로 많이 쓰이는 약재일거다.세계 최초로 마취수술을 성공시킨 명의이자, 조조의 편두통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뇌수술을 해야 한다고 조조에게 제의를 했다가 조조의 오해로 죽임을 당한 최고의 명의 화타에게 어느 날 간장병 환자가 찾아왔다.진찰결과 화타도 고칠 수 없어서 그냥 돌려보냈는데 반년이 지나 우연히 만난 그 사람이 죽기는커녕 건강하고 쌩쌩하게 살아 있는 것이 아닌가? 화타가 그것을 보고 하도 신기해서 어떻게 해서 병이 나았느냐고 반문하자 "먹을 것이 없어서 그냥 쑥만 먹었더니 그냥 신기하게 낳았어요."라고 했다고 한다.이렇게 쑥은 정말로 대단한 약이다 그래서 예로부터 의초( :?)라고 불리는데 단군신화에도 등장하고, 이차대전 때 원자폭탄 투하로 잿더미가 된 히로시마에 가장 먼저 돋아난 식물이 바로 쑥이라고 한다.그만큼 강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는 식물로 봄철에 식욕이 없을 때 입맛을 돌게 하고 간기능을 활성화시키는 영양소들이 많아서 특히 간 건강에 특히 좋다.또 쑥은 해로운 음식과 오염된 환경으로 인해서 알게 모르게 쌓이는 독성 노폐물을 몸 밖으로 배출해주고, 정화시켜주며 술로 인해서 손상된 간기능을 회복시켜주는데 최고다.영양학자들은 쑥에는 우유보다 칼슘2배 철분은 육류보다 4배 비타민 C는 오이보다 3배 이상이 들어있어서 봄철 최고음식으로 꼽기도 한다.동의보감에도 "쑥은 성질이 따뜻하기 때문에 여성들의 수족냉증과 하복부냉증에 탁월한 효능이 있으며 부인병중 생리불순 임신 중 하혈 태반이 조기박리 될 때 또 남성들의 정력이 현저히 감퇴될 때도 효과가 뛰어나다."라고 기록되어있다.그래서 옛날 우리 어른들은 봄 삼월의 애쑥은 산촌 처자를 쌀찌우게 한다고 했나보다./이광연(한의사경희대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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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3.27 23:02

[타향에서] 장수 기업의 비결 - 유희태

기업을 경영하는 것도 어렵지만 성공하기는 더욱 힘들다. 성공한 기업인의 경우 한 평생을 기업발전과 운명을 함께하였지만 2세에게 사업을 승계하라고 하기가 쉽지 않다. "오랜 세월동안 갈고 닦아 경쟁력을 갖춘 전통 산업기술을 물려주고 싶어도 배우려는 사람은 외국인이 대다수이니 걱정입니다"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국가의 장래가 걱정되고, 앞으로 새로운 사회적인 문화 형성이 필요 한 것 같다. 인간의 수명은 점점 길어지고 있지만 급여 생활자의 경우 직장에서 능력에 관계없이 일정한 나이가 되면 퇴직을 할 수 밖에 없다. 반면 연속성 있고 경쟁력 있는 기업을 영위하는 기업인은 건강이 허락하는 한 기업에 관여하면서 사회활동을 계속할 수 있어 부러움의 대상이 되곤 한다.산업변화 능동적으로 대응해야필자가 다니는 직장은 금융업인 만큼 많은 기업인을 만나게 된다. 급변하는 기업 환경 속에서 처절하리만큼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성공하기 위하여 불철주야 노력하는 기업인의 모습을 자주 대하게 된다.인간의 수명은 점점 길어지고 있는 반면 기업의 수명은 점점 짧아져 가슴이 아프다. 대한상공회의소 발표에 따르면 유럽과 일본기업의 평균수명은 12~13년에 달하는데 비하여 우리나라 신설기업의 40%는 5년을 버티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한다. 필자가 7년 전에 만난 명화금속(주) 임 정환 대표는 벌써 칠순을 훌쩍 넘겼다.20세에 기업을 창업하여 현재는 종업원 250여명의 종업원으로부터 존경과 신망을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대외적으로 이업종교류회와 봉사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나사제품 하나로 전문화함으로써 세계일류화 상품에 선정 되는 등 후배 기업인으로부터도 부러움을 받고 있다.이 기업이 50여 년 동안 꾸준한 발전을 기할 수 있었던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답은 간단하다. 한 가지 업종으로 세계 1등 제품을 만들겠다는 각오와 열정으로 산업변화에 대한 능동적 대응이다. 또 적극적인 기술개발 투자를 통해 시장에서 필요한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고, 투명경영과 윤리경영의 귀결이라고 본다.회사를 방문하면 나란히 진열된 200여개의 특허품과 자료들은 그간의 노력과 땀의 집합체다.임 대표는 슬하에 4명의 딸을 두고 있다. 그는 전통산업의 대표라 할 수 있는 철강재를 원재료로 하는 기업을 경영하지만 2명의 딸에게 경영수업을 시키고 있다. 두 딸은 부친을 닮아서 그런지 기업주 자녀들의 모임인 차세대 이업종 교류회 모임에 참석해 정보교환과 적극적인 토론에 참여하는 등 대견스러운 모습니다. 대체로 오랜 전통을 이어오면서 작지만 강한 기업이 많은 나라 하면 일본을 생각한다. 일본에서는 기업의 장수에 대한 오랜 연구 과제중 하나로 '기업의 가족 승계'를 중요한 요소로 꼽고 있다. 직계가족이 경영을 이어 받는 것이 어려울 때나 자녀가 없을 시에는 입양을 시켜서라도 가족에 의해 기업의 연속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만큼 기업 환경의 많은 변화 속에서 경쟁에서 살아남기가 어렵기 때문에 오랫동안 연구한 결과라고 하니 '가족승계에 의한 장수기업'을 심사숙고 해 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된다.'일본기업의 가족승계' 연구 눈길인간의 수명이 길어지듯이 국내 기업의 수명도 길어져야 한다. 임대표의 경우 기업의 변함없는 발전과 존속을 위해 딸 자녀에게 경영승계를 추진하고 있다. 세계 일류제품을 생산하는 이 기업을 자녀가 승계하여 환경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기술개발과 꾸준한 투자로 우수한 제품을 생산하고, 투명한 경영과 윤리경영으로 기업경영을 꾸려간다면 장수할 기업이라고 확신한다. 우리도 이제 장수기업의 비결에 대해 다양한 방면으로 분석하고 연구해야 한다. 일본에 천년의 역사를 지닌 떡꼬치 집이 있듯이 50년을 훌쩍 지나 100년이 넘도록 장수하는 중소기업이 많아질 때 많은 사람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고 사회의 경제적 향상을 꾀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가장 중요한 사회의 안전판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한다./유희태(기업은행 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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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3.20 23:02

[타향에서] 대북포용의 기조 포기해선 안 된다 - 김근식

이명박 정부가 정식으로 출범했다. 10년만의 정권교체라는 정치적 의미를 반영하듯 대북정책에서도 적지 않은 정책의 변화가 예상된다. 그러나 초당적인 민족문제를 다루는 대북정책은 정권이 교체되더라도 일정한 연속성을 보장해야 한다. 예전의 강경정책과 강압정책이 소기의 성과를 이루지 못하고 오히려 한반도의 긴장과 북한의 고슴도치식 대응만을 유발했음을 인식한다면 지금 대북정책의 시대정신은 큰 틀에서 대북 '포용정책'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미 대북포용 기조는 노태우 정부 이후 지금까지 나름의 성과를 가지고 꾸준히 진화해왔고 따라서 이명박 정부도 대북정책의 일정한 변화를 추구한다 하더라도 대북포용이라는 정책기조는 원칙적으로 계승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그런데 새롭게 출범한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은 기대보다 우려를 낳게 한다. 이명박 정부의 거의 유일한 대북정책인 '비핵개방3000'은 북한의 비핵화와 개방을 전제로 10년 내에 북한의 일인당 국민소득을 3천불로 만들어 주겠다는 구상이다. 신정부가 북한의 개혁개방과 북핵폐기를 강조하는 것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포용을 전제로 한 북핵해결과 북한변화가 아니라 거꾸로 북핵해결과 북한변화를 전제로 한 포용의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대북 포용의 목표인 비핵화와 개방을 오히려 포용의 전제로 돌려놓고 있는 것이다. 장기적인 대북 포용을 통해서 북핵의 평화적 해결과 북한의 변화를 얻는 것이 현실임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부는 대북 포용의 목표를 당장 북한에 요구하는 '결과' 중심의 조급한 대북 정책에 나서고 있다.북한의 변화는 엄격한 상호주의나 개혁개방 유도를 위한 대북 압박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북한을 화해협력의 상대로 인정하고 신뢰에 기반하여 북한 스스로의 변화를 촉진해야 한다. 개혁개방을 이끌기 위해 북한에 정치적 압력을 가하거나 혹은 북한의 변화 정도와 연계하여 대북지원과 경협을 추진하는 상호주의는 사실상 강압을 통해 북한의 변화를 강요하는 것이 된다. 따라서 북핵폐기와 북한변화를 先(선)조건으로 강조하는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은 결과적으로 지금까지의 포용 기조를 크게 훼손할 가능성이 높다.이미 북한은 이명박 정부와 기싸움을 준비하고 있다. 핵문제는 미국과 담판 짓고 중국과는 정치경제적 연대를 강화하면서 한국과의 샅바싸움에서 결코 밀리지 않겠다는 단호함을 보이고 있다. 신정부의 북핵우선 정책과 상호주의 강조는 북을 굴복시키는 게 아니라 남북관계의 경색을 야기하게 될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속으로 포용의 포기도 감수할 준비를 하고 있는지 모른다. 지금껏 한번도 이명박 대통령이 '대북포용정책을 계승하겠다'는 언급을 하지 않은 저간의 사정이 바로 그것을 증명한다. 그러나 북핵폐기 우선으로 북을 굴복시키려는 입장은 이미 2001년부터 2006년까지 세계 최강의 부시 행정부가 6년 동안 시도했음에도 실패로 끝났던 정책이었다. 정권교체라는 정치적 입지에 포박되어 전임 정부의 대북 포용을 포기한다면 이명박 정부는 굳이 돌아가지 않아도 될 길을 험하게 돌아가는 결과가 될 것이다. 지금의 시대정신으로서 대북포용의 유용성과 불가피성을 이명박 정부는 속히 인식해야 한다./김근식(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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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3.13 23:02

[타향에서] 노블레스 오블리주 - 김성진

새 정부의 장관 후보 중에 재산문제 등으로 청문회에 서지도 못하고 사퇴하는 모습을 보면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 생각해 본다.고위공직자의 재산에 대하여 위법이나 탈법에 관계없이 재산이 많다는 것 자체가 문제인가? 공직도 직업의 하나로서, 정당하게 모은 재산이라면 왜 문제가 되는가? 공직은 성직이 아니지 않는가?고위공직은 물론 성직은 아니다. 그렇다고 하여 일반 직업과 똑같은 수준으로 보아서도 안 될 것이다. 공직이라는 업무는 부자나 가난한 자 모든 국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다. 따라서 가지지 못한 자의 서글픔과 억눌린 자의 억울함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사람이란 자기 입장을 떠나서 생각하기가 쉽지가 않다. 따라서 고위공직이 거액의 재산가들로만 구성되어 있다면 이들이 세우는 정책이 국민들을 고루 대변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국민들은 고위공직자에 대해서 일반 시민들보다는 한 단계 높은 수준의 도덕적 기준을 기대한다. 그들이 모범을 보일 때 일반 사람들이 본받아 행동하려고 노력하고 이로써 사회가 안정성을 가지고 발전할 수 있는 것이다. 높은 사회적 신분에는 이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가 따른다는 소위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가 고위공직자에게 요구되는 이유다. 선진국의 경우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예는 쉽게 볼 수 있다. 며칠 전 언론에 영국의 찰스 왕세자의 셋째 아들인 해리왕자가 아프가니스탄 교전지에서 군복무 중인 것이 보도되었다. 이것은 이상한 것이 아니다. 영국에서는 전쟁이 발발하면 왕실이나 귀족이 제일 먼저 전장에 나가는 것이 오히려 전통이라고 할 수 있다.또 부호들이 막대한 재산을 사회에 헌납한 사례는 수없이 많다. 철강왕 카네기, 석유왕 록펠러, 마이크로 소프트사의 빌 게이츠, 투자왕 워렌 버펫 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이와 같은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실천은 현대 사회의 계층간 갈등을 해소해 주는 효과적인 길이기도 하다.우리의 사정은 어떤가? 우리나라에서는 단기간의 경제의 압축성장 과정에서 부를 증식한 기업이나 개인들의 경우 일부는 정당하지 못한 방법에 의한 경우도 없지 않을 것이다. 또 축적한 부를 사용하는 것도 일반 사람들을 감동시켜 주는 좋은 일에 쓰는 경우가 드문 것 같다. 그래서 사람들이 가진 자를 질시하기는 하나 존경하지는 않는 경우가 많다고 본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돈 있는 사람들과 권력 가진 사람들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것이 일반화된다면, 이들에 대한 존경도 뒤따를 것이다. 그렇게 되면 고위공직자가 재산의 축적과정에 문제가 없는 한 많다는 이유만으로 흠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또 하나, 고위공직자에 대한 검증은 도덕성 등도 필요하지만, 국정수행에 대한 비젼, 업무 수행능력, 전문성 등 자질에 대한 평가도 못지 않게 중요하다. 그리고 일반 국민들도 자기에 대해서는 관대하면서 남에 대해서만은 훨씬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고쳐져야 할 것이다. 이제 우리사회도 시대의 변화에 맞추어 청빈(淸貧)만을 내세우는 것보다는 재산형성 과정에 흠이 없는 청부(淸富)라면 정당하게 평가받아야 하지 않을까?/김성진(조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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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3.06 23:02

[타향에서] 전주 콩나물국밥과 모주 - 이광연

심리학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남자가 바람을 피워도 본처에게 돌아오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본처의 음식 맛을 잊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한의사인 내 관점에서 보면 상당히 일리가 있는 이야기 같다. 의학적으로 보면 사람의 입맛은 상당부분 어렸을 때(5세 미만) 집에서 먹던 음식에 의해서 결정이 되는데 어렸을 때 집안의 음식 문화가 짜고 맵고 싱겁냐에 따라서 그 사람의 평생 음식의 취향이 결정이 된다. 지리산 산골 남원에서 짜게 먹고 자란 나는 지금도 보통 사람들보다도 짜게 먹는 편이다. 어렸을 때 나는 막내여서 귀여움을 많이 받고 자라서 버릇이 조금 없는 편이었다. 어머니가 밥을 형들하고 같은 상에 차려 주셔도 반찬이 좋은 할아버지 상에 밥그릇을 가지고 가서 밥을 먹는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 할아버지는 진지를 드시기 전에 먼저 간장을 두 세 수갈 드실 정도로 엄청 짜게 드시는 분이셨다. 그때부터 나도 식성이 짜게 먹는 습관이 들었던 것 같다. 사실 우리나라 음식문화는 다른 나라 음식문화에 비해서 소금섭취가 많은 편이다. 세계보건기구에서 권장하는 소금섭취량의 2-3배가 넘으니 말이다. 그 이유 중 가장 중요한 이유가 발효음식과 국물 음식 때문일 것이다. 한의사인 나는 진료를 하고 나서 환자들에게 짜게 먹지 말라고 주의사항을 당부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때면 사실 나도 한구석으로는 찔리는 느낌이 있다. 내가 짜게 먹는데 남보고 싱겁게 먹으라고 하는 것이니 말이다. 그래서 우리가 우스갯소리로 하는 말이 신부님이 하라는 대로 살아가면 천당을 갈수 있으나 신부처럼 살면 천당에 못가고, 의사가 하라는 대로 살면 오래 살 수 있지만 의사처럼 살면 일찍 죽는다.라고 한다.어제는 전주 처가에 행사가 있어서 몇 개월 만에 전주에 다녀왔다. 토요일 오후 4에 진료를 마치고 대충정리 하고 서울을 출발해 전주에 도착하면 보통 저녁8시 정도 되는데 그때까지 휴게소에서 가급적 뭘 먹지 않고 내려간다. 그렇게 최대한 배고픔을 유지한 채로 내려간다.왜냐면 전주에 콩나물 해장국과 모주를 맛있게 먹기 위해서다.술을 좋아하는 나는 내 고향 전주콩나물국밥과 모주를 서울에서도 자주 먹기는 하지만 왠지 모르게 서울에서 먹는 콩나물국밥은 2%가 부족한 느낌이 들 때가 많아서 나는 전주에 가면 꼭 콩나물 국밥을 먹고 오는데 그것도 한 끼에 두 그릇에 가깝게 먹는다. 얼마 전 어떤 외식업체 설문조사에서 조사를 한 것을 보면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해장국은 전주콩나물국밥이란 기사를 본적이 있다. 내가 생각해도 해장국엔 콩나물 해장국 만한게 없는 것 같다. 동의보감에 대두황권으로 소개되어 있는 콩나물은 온몸이 무겁고 저리거나 근육과 뼈가 아픈 것을 치료하고 염증을 억제하며 수분대사를 촉진해서 술로 지친 속을 달래고, 땀을 내는 발한작용과 피로를 풀어준다.라고 기록되어있다.현대 의학적으로 보더라도 콩나물에는 단백질과 비타민, 각종 무기질이 많은데 특히 콩에서 싹이 나 콩나물이 되면 콩 자체에 없던 비타민C가 많이 생성되며 아스파라긴산은 알코올의 자연분해를 촉진시켜 숙취해소에 도움을 준다.또한 막걸리에, 흑설탕, 감초, 생강, 계피, 대추, 찹쌀가루 등의 한약재를 넣고 끓여서 알코올 성분이 거의 없는 게 특징인 '어머니 술'의 의미를 지니고 있는 모주는 해장술로 불리는데 피로회복과 감기몸살에도 좋다고 알려져 있다.그래서 가금씩 서울에서 모주가 생각이 날 때면 전주에서 택배로 받아먹곤 한다.이제 콩나물국밥과 모주 고향음식을 먹고 왔으니 내 몸과 맘은 한두 달 정도는 안정이 되고 고향을 그리워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이광연(한의사경희대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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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2.28 23:02

[타향에서] '새벽형 인간' - 유희태

언젠가 우리나라 전체 술 소비량이 OECD국 중 가장 높다는 수치를 본적이 있다.한국에서 남자로 살아간다는 건 어찌 보면 술 문화와 무관할 수 없다는 걸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어제 오늘의 문제는 아니지만 사실 우리의 술 문화는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이제 나라 전체적인 경쟁력 제고를 위해 나쁜 문화는 과감히 버리고, 바람직한 문화를 적극 받아들여야 할 때가 되지 않았을까? 나 역시 지난 수십 년간 서비스업에 종사하기 때문에 고객과 저녁 늦게까지 술자리를 함께 하기도 하고, 상대방의 태도에 따라 내 생활을 맞추는 생활이 계속돼 왔다. 하지만 오래 전부터 지나친 술자리와 스트레스로 건강을 잃어버리는 직장 동료들과 지인들을 보며 나름대로 새로운 삶의 방법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건강은 모든 일에 기본이다. 건강과 시간의 활용은 장기적인 경쟁력인 것이다.좋은 습관은 운명을 바꾼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스스로 생활을 재조명해 활력이 넘치는 삶을 살고 싶다는 차원에서 나는 1995년부터 새벽 시간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매주 아침 7시에 CBMC , 로타리, 바른경제동인회, 인간개발연구원 조찬 모임 등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거의 참석하고 있다. 그리고 이제는 주위 동료들에게도 자신 있게 권한다. 내 변화의 확신을 주고 도전의 계기가 된 분은 지금으로부터 20년 전 알게 된 (주) 신흥 콘크리트에 이 교성 회장님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20여년이 지난 최근에 뵙고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과거의 20년 전 모습과 거의 변하지 않아 건강의 비결을 물었더니 일찍 자고 새벽 일찍 일어나 활동하는 것이라고 웃으면서 말씀하셨다. 60대 후반임에도 건강을 유지하면서 왕성한 기업 활동과 이업종 교류를 통한 지도활동과 정보교환을 하고 있으며 로타리 활동으로 봉사 활동과 아직도 창의와 도전 정신으로 사업에 열중하고 계신다.열정적으로 삶을 유지하는 그 분의 비결은 무엇일까?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생활, 일찍 자고 기상하는 규칙적인 생활 , 무리하지 않는 생활 습관, 항상 범사에 감사하는 생활, 주위일상을 왕성한 호기심으로 대하는 것이다.그 결과 이 교성회장님은 얼마 전에는 신지식인등 수많은 표창장과 산업포장을 수상하였고 부인께서도 국민훈장(목련장)을 받았으며 아들인 이 근호사장도 아버지를 닮아서 그런지 열정적인 기업 활동으로 산업포장을 수상하였다.그 분의 아들 역시 아버지의 생활규범을 본보기로 삼아 겸손한 자세와 항상 배우는 자세로 사업을 더욱 발전시켜가고 있다. 그 자녀는 많은 가르침 중에는 새벽 형 인간이 가장 기본이 됐다고 하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새벽기상을 일컬어 인생을 두 배로 사는 것, 성공의 비법인 양 성공과 관련지어서 말하기도 한다. 하루의 일과를 어떻게 계획적으로 활용하느냐에 따라 시간의 나이테는 다른 삶을 만들어 낸다. 그중에서도 새벽 일찍 기상하여 새벽 시간을 활용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결론이다. 이미 학원가의 아침 새벽 강의에 학생들과 직장인들은 물론 기업인들의 조찬 모임 역시 모두 새벽 형 인간들이다. 최근 더 많은 사람들이 새벽 형 인간으로 삶의 질을 위한 시간활용에 애쓰고 있다.새벽 일찍 활동하고 일찍 귀가해 내일을 위한 준비를 한다면 더 큰 경쟁력을 가지고 성공의 확률이 높아지리라 기대한다. 성공한 기업인이나 법조인, 정치인 중에 많은 이들이 새벽 형 인간 이라는 점에 유의한다면 우연은 아닐 것이다./유희태(기업은행 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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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2.21 23:02

[타향에서] 고향의 미학 - 김근식

이번 설에도 어김없이 귀성길과 귀경길은 북새통이었다. 다소 긴 연휴라 차량이 분산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오고 가는 길이 힘겨운 것은 여전하다. 대학 때 서울로 올라와 이제는 고향에 산 날보다 타향에 산 날이 훨씬 많게 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게 고향은 언제나 편안하고 다정하다. 필자 뿐 아니라 고향을 가진 모든 이들이 힘들고 고단하지만 마다 않고 고향을 찾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우리에게 고향은 부모님이 계시고 친지가 있고 추억이 있는 과거의 집합체다. 고향이 우리에게 다정한 것은 태어난 곳, 자란 곳이라는 고정된 공간적 장소가 아니라 항상 살아 움직이는 아름다운 추억이 있기 때문이다. 인간에게 추억은 좋은 기억만을 떠올리게 한다. 오래될수록 즐거운 기억이 남게 되고 어려웠던 기억도 점점 좋은 추억으로 되살려지는 게 법칙이다. 부모님께 사랑받고 친구들과 재밌게 어울리고 선생님께 소중한 배움을 사사받던 과거의 좋은 추억들만 고향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태어나고 자라고 놀고 배우던 그리고 사랑받던 기억은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삶의 활력소가 되고 충전소가 된다. 고향을 그리는 우리네 마음엔 항상 좋은 추억으로 꽉 찬 과거가 있다. 고향은 바로 과거이기 때문에 즐겁고 편안한 것이다. 현대인에게 지금은 항상 답답하다. 숨막히는 경쟁사회에서 정신없이 돌아가는 초고속 변화에 적응해야 하는 우리들에게 현재는 늘 힘들고 버겁다.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이겨내야 하는 우리에게 현재는 항상 피곤하고 고달프다. 또 우리에게 미래는 더욱 불안하기만 하다. 21세기 신자유주의의 물결이 지구화의 파도와 함께 몰아치는 상황에서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 언제부터인지 우리에게 미래는 희망의 푯대가 아니라 불안의 연장선으로 여겨지고 있다.항상 답답한 현재를 살며 항상 불안하기만 한 미래를 앞에 두고 있는 우리에게 고향은 즐겁고 행복한 과거인 셈이다. 그땐 힘들고 어렵더라도 그것이 과거가 되면 달콤한 추억으로 변하기 마련이다. 고향은 현재의 고단함과 미래의 불안감에도 우리의 삶을 지탱하게 해주는 과거만의 독특한 힘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또한 고향은 좋은 사람들과 맺은 관계가 살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추억은 곧 사람들과의 기억이고 고향엔 좋은 사람들과의 관계만 남아 있다. 하염없이 우리에게 베풀기만 하는 부모님이 계신 곳, 그래서 고향은 내게 사랑의 관계를 알게 해준 최초의 곳이다. 어릴 때 해맑게 뛰어 놀던 친구들이 지금도 있는 곳, 그래서 고향은 내게 즐거움의 관계를 알게 해준 곳이기도 하다. 멀리 타향에서, 그것도 다 커서 어른이 되어 맺는 사람들의 관계는 고향의 그것과 질적으로 다르다. 일로 만나고 사업으로 엮이고 이해관계로 맺어지는 타향에서의 사람 관계는 고단하고 복잡할 뿐이다. 고향에 남아있는 사랑과 즐거움의 편안한 관계는 이제 타향에서 찾을 수 없다. 아름다운 과거와 좋은 사람들의 관계가 남아 있는 곳이기에 아직도 우리는 고향을 찾는다. /김근식(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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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2.14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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