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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향에서] 프로정신·주인의식으로 문화 인프라를… - 전수천

전수천(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귀향이랄까! 얼마 전 임실군 운암면 옥정호 가까이에 소재한 조그마한 폐교에 작업공간을 마련하고 서울을 오가면서 작업을 하고 있다. 작업실 마련을 계기로 옥정 호반에 자리한 오스 갤러리에서 작은 전시도 하고 작업실을 보고 싶다는 50여명의 지인들과 관광을 겸한 전시장, 작업실, 옥정호 답사에 나섰다. 그런데 버스를 탄 답사객들은 전시장이나 작업실보다 눈앞에 펼쳐지는 옥정호의 아름다운 경관에 매료되어 감탄의 소리 소리를 토해 냈고 다시 와야겠다는 말을 몇 번씩 되풀이 했는지 모른다.

 

사실 옥정호는 전국 어느 호수들과도 비교 할 수 없는 매력적인 모습을 지닌 아름다운 곳이다. 구비구비 산의 구릉 속으로 파고든 호수는 여성스러운 섬세함과 여성의 모습을 닮은 아름다운 조형미을 갖추고 있는 곳이다. 현재는 상수원 보호 지역이고 한국의 100경에 들어있는 경승지라고 하는데 나는 단연코 한국 최고의 절경이라 말하고 싶다.

 

옥정호는 자연을 바탕으로 문화산업 인프라를 육성할 수 있는 보고이다. 우리나라 호수 중에서는 국립공원을 능가하는 천혜의 자원을 전라북도가 소유하고 있는 셈이다.

 

앞으로 충남 연기군에 신행정 중심도시가 들어서고, 새만금 사업을 10년 앞당겨 추진하겠다는 정부의 계획도 발표된 이 시점에서 옥정호의 천혜자원을 신행정 중심도시 그리고 새만금 사업과 연계하여 활용하는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추진한다면 엄청난 인프라를 구축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개발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면 모든 것을 돈과 연결 시키는 일을 추진 함으로써 환경을 파괴하고 자연을 황폐화시키는 우를 범해왔다. 그로 인해 정작 중요한 것을 잃고 살아온 과거를 뼈저리게 경험했음에도 여전히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해 오고 있다.

 

1995년 베니스 비엔날레가 열리는 베니스의 자르디니(공원)에 세계 26번째로 한국 전시관이 들어섰다. 세계의 많은 나라들이 공원 안에 자국의 전시관을 지어 비엔날레에 참여하고 싶어도 공원을 훼손하기 때문에 이태리 정부는 정책적으로 건물을 지을 수 없게 규제하고 있다. 다행히 당시 한국은 문화부의 외교 노력으로 자르디니에 한국관을 지을 수 있었다. 그러나 한국관을 지을 때 공원 경관을 해치는 어떠한 행위도 할 수 없었음은 물론 나무 한가지도 자를 수가 없었다. 이태리 뿐만 아니라 전 유럽의 나라들이 역사와 환경에 관한 한 규제가 엄격하고 자연 환경 보호의 마인드가 생활화 되어있기 때문이다.

 

옥정호는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남아서 무분별한 개발이 규제 되어야 한다. 우리도 이태리

 

정부의 정책과 같이 자연을 보호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즐기고 향유 할 수 있는 전북의 보물

 

로 존재하도록 해야 한다. 자연생태를 포함한 호수 주변을 아름답고 자연스럽게 정리하고,

 

꼭 필요한 곳에만 도로를 정비하며, 산책로를 조성하여 자연과 사람과 문화가 조화롭게 살

 

아 기능하는 산실이 될 수 있도록 설계 디자인했으면 한다.

 

산책로 곳곳에는 엄선된 조각작품을 설치하여 호숫가를 걷다가 예술작품과 조우 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는 한편 호수 기슭의 10여 개소에는 작은(10평 내외) 미술관을 만들어 흥미로운 전시를 하고 미술관은 무동력 보트 등의 이동수단을 이용하면 옥정호는 특별한 문화를 체험하는 명소가 될 것임에 틀림이 없다.

 

시골 작업실에서 꿈꾸어 본 나의 옥정호 프로젝트이다.

 

물론 이와 같은 옥정호 프로젝트를 조성하려면 많은 연구와 노력이 있어야 하고 명확한 방향이 설정되어야 할 것이지만….

 

/전수천(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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