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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기사

되살아나는 소하천

 

22일은 유엔이 정한 제12회 '세계 물의 날(World Water Day)'. 물의 소중함을 일깨워 갈수록 심각해지는 물부족 사태와 수질오염을 막기 위해 제정된 날이다.

 

최근 서울 청계천 복원사업을 비롯, 전국 각지에서 자연형하천 조성사업이 추진되면서 생활주변 작은 하천의 생태·환경문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생태하천 가꾸기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만경강등 대규모 하천의 수질및 생태환경도 결국 강으로 유입되는 소하천의 수질에 영향을 받기 마련이다.

 

그간 홍수에 대비한 치수(治水)기능에 치중, 콘크리트 블록과 보(洑)등 인공구조물로 뒤덮였던 하천이 점차 친수(親水)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하수배출과 홍수 방지용으로 이용되면서 썩어 들어가던 주변 소하천이 생명력을 되찾고 있는 것.

 

 

봄 기운이 완연해지면서 전주천을 찾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부쩍 늘었다. 자연형하천 조성사업이 시행된후 쉬리가 찾아올 정도로 수질이 좋아진데다 둔치도 계절별 화초로 단장돼 산책로로 제격이기 때문. 한여름에는 미역감는 아이들의 모습을 찾아보는 것도 어렵지 않다.

 

전주천은 자치단체가 적극 나서 도심하천을 자연형으로 탈바꿈시킨 모범적 사례로 꼽힌다. 이와함께 생활주변 소하천을 살리기 위한 시민단체의 노력과 그 성과도 눈에 띈다. 민·관·기업등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공동으로 참여하고 실천하는 '하천 살리기 네트워크'도 속속 구성되고 있다.

 

푸른약속전북21 추진협의회는 지난해 전북도의 후원으로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소하천 살리기 공모사업'을 실시했다. 하천 생태계 복원사업은 주변의 작은 물줄기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는게 소하천 살리기 운동의 취지다.

 

공모사업에는 푸른남원21추진협의회가 실천해 온 '사랑의 광치천 만들기'가 선정됐다.

 

광치천은 도시주변을 돌아 요천으로 흘러드는 남원지역의 작은 개천. 공모사업에 선정된 '푸른남원21 추진협의회'는 광치천을 휴식및 자연학습 공간으로 조성, 시민들의 품에 돌려준다는 계획으로 우선 수질·생태등 하천 기초조사를 진행했다.

 

또 주민들과 함께 하천 정화작업을 꾸준히 전개하고 기초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리플렛과 생태지도·홍보간판등을 제작, 소하천 가꾸기 사업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유도했다.

 

치수(治水)목적의 하천 정비공사가 잇따라 진행된 김제 원평천에서도 시민단체가 생태하천 가꾸기에 의욕적으로 나서 관심을 모았다. 지역 환경단체인 '21환경운동연합'이 수질 정화작용이 탁월한 것으로 알려진 노랑꽃 창포와 갯버들을 하천에 식재, 생태계 복원 사업을 펼친 것.

 

이와함께 정읍지역 시민단체에서는 내장산 저수지 주변 정읍천 상류구간에 대한 생태계 보존에 나서고 있으며, 장수지역에서도 용담댐 상류인 장계천 주변 축산폐수 규제와 하천 생태탐사 활동을 펼치고 있다.

 

도시하천을 자연형으로 변모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일상 생활속에서 수질오염을 예방하려는 시민들의 관심과 실천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 하천의 물이 수생식물 군락을 거쳐 서서히 흘러갈 수 있도록 소규모 유수지나 습지를 조성하는 방안도 고려돼야 한다.

 

 

'세계 물의 날' 물절약운동 대대적 전개

 

수도꼭지만 틀면 물이 콸콸 쏟아지는 도시의 삶터에서 지구촌의 심각한 물부족현상을 실감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예로부터 물 좋기로 널리 알려진 우리 나라는 유엔이 분류한 26개 물부족 국가군에 포함돼 수자원확보난을 눈앞에 두고 있다. 특히 봄·가을엔 가뭄, 여름철에는 홍수로 이중의 물난리를 겪고 있는 현실이다. 한방울의 비가 아쉬워 기우제를 지낼 정도의 가뭄이 해소되고 나면 비가 너무 많이 쏟아져 막대한 수해를 입기 일쑤다.

 

더욱이 수자원확보를 위해 그간 정부에서 추진해왔던 대형댐 건설 정책도 한계에 도달, 이제 '물 쓰듯'하던 물소비 습관을 개선하는 물절약운동을 대대적으로 전개할 수밖에 없게됐다.

 

22일은 열두번째로 맞는 '세계 물의날(World Water Day)'이다.

 

유엔은 갈수록 심각해지는 지구촌 물 부족과 수질오염을 막고 물의 소중함을 일깨우기 위해 지난 1992년 총회에서 브라질 리우환경회의 의제를 받아들여 매년 3월22일을 세계 물의날로 선포, 이듬해인 1993년부터 기념해오고 있다.

 

올해는 '물과 재해'라는 주제로 국민건강과 생활환경 개선·재해예방을 위한 물의 중요성을 되새기는 다양한 행사가 전국적으로 전개된다.

 

도내에서도 물의 날을 기념하는 다채로운 행사가 곳곳에서 열린다.

 

전주지방환경청은 물사랑·물절약 체험기회 제공을 위해 전주환경운동연합과 공동으로 섬진강 상류지역을 탐방하는 생태기행을 마련했다.

 

또 도내 초·중학생들을 대상으로 '물절약 글짓기 공모전'을 개최, 이달말까지 참가작품을 모집한다.

 

만경강생태하천가꾸기 민·관·학협의회가 20일 주최한 만경강 수중정화활동에는 해병대전우회 전북연합회 회원 40여명이 참석, 삼례교 일대에서 수중 폐그물과 오물·폐비닐등을 수거했다.

 

전북지역환경기술개발센터는 23일오후 전북대 자동차산학협동관에서 '제12회 세계 물의날 기념 세미나'를 개최, 금강유역의 수질관리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보이지 않는 하천 복개천 복원 논란

 

최근 청계천 복원공사를 둘러싸고 서울시와 문화재관련 시민단체 사이에 갑론을박이 계속돼 관심을 모았다. 하천 복원계획에 역사성이 전혀 담기지 않았다는 게 시민단체의 불만이다.

 

어쨌든 급속한 산업화·도시화의 과정속에서 거대도시 한복판 콘크리트 더미에 묻혀 이름만 남았던 우리나라 대표적 복개하천 청계천이 이제 다시 숨을 쉬는 일은 시간문제다.

 

청계천뿐 아니다. 도심 하수구로 전락한 복개하천에 생명력을 불어넣자는 논의가 전국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전주의 아스팔트 도로밑에도 보이지 않는 작은 하천이 흐른다. 모래내로 불렸던 건산천과 노송천이다.

 

전주 인후동과 금암동·진북동 일대를 곡류, 백제교 인근에서 전주천으로 흘러드는 건산천은 지난 1988년부터 2000년까지 12∼13차례에 걸쳐 구간별로 복개공사가 진행돼 현재는 연장 5km중 하류 1km정도만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또 전주시청 부근에서 중앙시장과 도교육청 앞쪽으로 물길을 내 금암동에서 건산천과 만나는 복개하천 노송천은 하천현황에서도 그 이름을 찾을 수 없다. 건산천에 앞서 복개공사가 마무리된 노송천은 이제 하천의 기능을 완전히 상실, 도심 하수구로 전락하고 말았다.

 

하천 복개와 함께 생명력을 잃어버린 건산천에는 도시의 생활오수가 흐른다. 건산천의 오수는 차집관로를 통해 하수종말처리장으로 이동된다고는 하지만 환경문제는 심각하다.

 

특히 집중호우때는 여과장치 없이 복개하천의 생활오수가 전주천으로 그대로 흘러든다. 자연형하천 조성사업을 추진, 한층 맑아진 전주천의 수질이 백제교 인근에서 악화되는 것도 건산천의 영향이다.

 

도시환경 문제가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건산천을 비롯한 도심 복개하천 복원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김종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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