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과 마음이 가는만큼 흙은 자신을 보여주는 것 같아요. 흙이 가진 보드라운 촉감이나 정직한 성품을 따르다보면 저절로 흙에 매료되고 빠져드는 것 같아요.”
이순(耳順)이 다 된 나이에 그는 사랑에 빠졌다. 21일부터 27일까지 전북예술회관에서 열리는 '김경자 도예전'.
10여년이 넘도록 흙의 원형과 성질을 탐구해 온 도예가 김경자씨(59)의 첫 개인전이다.
소박하면서도 단아한 색과 단정하고 간결하게 떨어지는 자기의 선은 작가의 진솔한 삶의 모습이다. 야무진 손끝은 정형을 떠난 코일링 기법으로 흙과 만난 자연을 섬세하게 담아냈다. 개구리가 앉아있고 꽃이 피어나는 자기에서는 꿈결같은 동화가 들려온다.
이번 전시에 내놓은 작품은 모두 31점. 여성적이고 부드러운 작가의 성격을 닮아 넉넉하고 포근한 느낌의 작품들이다.
"첫 개인전을 준비하면서 밤잠도 못 이룰 정도로 많이 설레였습니다. 걱정도 많이 됐구요. 하지만 자꾸 도태되어가는 나이에 무언가 새로운 것을 내보일 수 있다는 생각에 기쁨이 앞서요.”
세월은 흙 속에 숨겨진 비밀을 발견하고 생명을 불어넣는 작업 속으로 녹아들어갔다. 세월의 무게가 차곡차곡 쌓여진 작품들이다.
그가 작업을 할 때면 네살배기 손주가 든든하게 옆을 지켜준다. 흙에 대한 연구를 멈추지 않을 작가는 다음 전시에서 손주가 만든 작품도 함께 내놓고 싶다고 했다.
1994년 한벽도예에 입문해 도예가 최태근씨를 사사한 김씨는 전북미술대전에서 입선과 특선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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